김도완, 낯선 세상에서 만난 ‘열여덟의 순간’ [인터뷰]
2019. 10.10(목) 12:30
김도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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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배우 김도완의 공간엔 책이 가득하다. 촬영장을 갈 때, 혹은 비는 시간엔 꼭 책을 챙긴다는 김도완은 읽고 싶을 때,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 책을 통해 새로움을 배우고, 그 새로움을 바탕으로 낯설게 세상을 보는 법을 탐구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넓힌 김도완의 공간에서 저장해둔 것들을 꺼내 보는 것. 이는 김도완이 작품과 캐릭터를 폭넓게 이해하고 표현하는 밑거름이 됐다.

김도완은 오래전 읽은 철학, 인문학 서적에 인용돼 나오는 책 제목들을 메모해뒀다. 적어놓은 것들을 하나씩 읽고, 좋은 구절들은 메모해 두고 꺼내 읽는다. 김도완의 SNS에도 책의 흔적이 묻어난다. 되새김할 수 있도록 SNS에 메모해뒀던 구절을 종종 올리기도 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쓴 ‘그리스인 조르바’ 속 ‘인생의 신비를 사는 사람들에겐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살 줄을 모르고’라는 문장도 그가 SNS에 인용한 인상 깊은 구절 중 하나다. 김도완은 “저한테는 그 말이 모든 걸 낯설게 볼 줄 아는 사람들에겐 이 세상이 너무 재밌는 공간이지만, 프레임에 갇혀 똑같은 걸 새롭게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지루한 공간이라는 말처럼 느껴졌다”며 자신이 찾은 인생의 신비에 대해 털어놨다.

조금 더 낯선 세상을 살기 위해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냥 지나칠 것도 사진으로 자세히 보면 신기하다”는 김도완은 스냅사진을 올리는 SNS 계정을 활용 중이다. “사실 별 거 아닌 것들이다. 테이블 사이에 꽃 하나 껴 있는 모습들 올리고 그런다. 낯설게 보이는 느낌이 좋았다. 자세히 보면 신기하고 예쁜 것들이 있더라”며 SNS에 스냅사진을 올리기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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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세상을 살다 만난 작품에서는 김도완이 찾은 인생의 신비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에서 공부 천재 조상훈 역을 맡아 활약한 그는 얄미운 면은 귀엽게, 능청스러운 면은 매력적으로 그려내며 더 보고 싶은 캐릭터를 만들었다.

조상훈은 지나치게 깐족거리다 밀쳐지면 땅에 주저앉아버리고, 싱가포르에서 오리 배를 타고 왔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김도완의 애드리브로 탄생한 해당 장면들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진지한 무드에 전염되는 대신 유쾌함을 찾고, 언제든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능청스러움과 영리함을 부각한 김도완만의 조상훈은 시청자들이 캐릭터에 더욱 빠져들 수 있게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김도완은 “어떻게 하면 얄밉게 웃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상훈이는 예리하고 똑똑하면서도 여리고 아이 같은 면이 있는 친구”라고 자신이 이해한 조상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자신의 최선을 다 했지만, 결과물엔 늘 아쉬움이 남는다고. 김도완은 “연기적으로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보이더라. 말을 하는 이유와 목적이 불분명하게 보인 부분, ‘이 대사는 너무 흘려버렸네’ 싶은 부분도 있다. 매번 제 연기를 볼 때마다 기분이 안 좋다. 주위에서 좋다고 해도 단점들이 만족이 절대 안 된다”며 자신에게 엄격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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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적인 만족감을 채우진 못했지만, “잘 해왔다”는 느낌을 받으며 현재를 살고 있다. 23살 때부터 활동을 시작한 김도완은 작년까지만 해도 자신의 활동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에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잘 되고 있다. 또 운도 잘 따라줬고, 도전도 계속하고 있다”며 현재의 속도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김도완은 지난 2017년 웹드라마로 데뷔해 TV드라마로 영역을 넓혔다. 그냥 단역에서 이름이 생긴 단역이 됐고, 조연도 됐다. 극에서의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는 현재, 자신이 꿈꾸는 “스펙트럼 넓은 배우”의 방향에도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다양하게 했던 것 같다”는 그는 “‘나이가 들어도 계속해서 다른 결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안 버렸으면 좋겠다. 10년, 20년 후에도 계속 도전하고 깨질 준비를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김도완은 “감기 잘 안 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 김도완에게는 작품이나 연기를 통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생각할 거리를 줄 수 있는가가 작품 선택의 기준이 됐고,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역할을 충실히 행하는 것이 목표가 됐다.

승부욕이 강해 자신에게 엄격하다는 점을 배우로서의 강점으로 꼽은 그다. 김도완은 “저를 편하게 놔두지 못한다. 책도 안 보고. 아무 공부도 안 했을 때 자괴감을 많이 느낀다. 책 한 권이라도, 영화 한 편이라도 보려 하고, 노는 것에 시간을 많이 쏟으면 저한테 집중하는 시간을 꼭 가지려 한다”며 “그렇게 하루하루 충실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바로 지금, 현재를 꽉 채워나가고 싶고, 그 바람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사람. 충실하게 모일 그의 하루하루는 건강한 사람이자 배우이고 싶은 김도완의 내일을 더욱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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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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