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세탁소, 지금도 ‘내가 사랑하는 시간’ [인터뷰]
2019. 10.13(일) 06:00
스웨덴세탁소 인터뷰
스웨덴세탁소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스웨덴세탁소의 최인영(30), 왕세윤(30)은 한껏 다정해 보이는 새 앨범의 재킷 사진을 가리키며 손사레를 쳤다. 평소에는 전혀 하지 않는 행동들이라며, 촬영이 “정말 힘들었다”는 투정 아닌 투정도 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음악에서만큼은 떼어놓을 수 없는 ‘최고의 짝꿍’이었다. 음악 동지이자 절친이라 가능한 티키타카로 지난달 26일 낸 새 미니앨범 ‘내가 사랑하는 시간’을 제대로 파헤쳐 줬다.

‘내가 사랑하는 시간’은 타이틀곡 ‘긴 긴 인사’를 포함해 총 5곡이 담긴 앨범이다. 지난해 연말, 소속사 식구들과 함께한 캐럴 앨범을 발매한 이후 싱글 위주로 활동해 온 두 사람이 10개월여 만에 들고 나올 규모 있는 앨범이다.

앨범명은 ‘문득’ 떠오른 문구라고 했다. 최인영은 “곡을 작업할 때 느낀 감정이 주제가 된다. 곡을 쓰면서 문득, ‘내가 이 시간을 사랑하는구나’라고 느꼈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이런 제목을 쓰게 됐다”라고 했다.

왕세윤은 “내가 사랑하는 시간이 언제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앨범”이라며 “거창한 시간들이 아니다. 집안에서 조용히 있는 그런 시간들도 다 내가 사랑하는 시간이고, 커피를 마시면서 앉아있는 시간들도 내가 사랑하는 시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인영은 “작은 일이지만 의미를 담으면 의미 있는 일이 되니까”라고 거들었다.

앨범명처럼, 작업 과정 역시 사랑스러웠다고 했다. 최인영은 “이번 앨범은 유난히 재미있었던 것 같다.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었고,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왕세윤은 “노래를 만드는 시간까지 사랑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서 만들었다”며 웃었다.

앨범 수록곡들에는 다양한 ‘비화’들이 숨어 있었다. 우선 ‘긴 긴 인사’와 첫 번째 트랙 ‘그만할게’는 다른 가수에게 주고 싶어서 작업한 곡이었다고 했다.

특히 ‘긴 긴 인사’는 “솔직히 우리가 안 부르고 싶다고 어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꼭 넣어야 한다고 하셨다. 올해 초에 만든 곡인데 회사 대표님이 아끼고 아끼며 미루다 이번 앨범에 넣게 된 곡”이라고 했다.

이 곡에는 인디신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민혁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최인영은 “이민혁씨의 노래를 내 사촌 동생이 즐겨 듣는다고 하더라. 음색이 좋았다. 남자가 부르기에도 낮은 음정인데 소화를 잘 해주셨다. 흔쾌히 수락해 주셨고, 영상도 두 개나 같이 찍어주셨다”고 했다.

왕세윤의 “정말 고맙다”라는 말에 최인영은 “고맙다고 너무 말하고 싶은데 그런 살가운 성격이 아니라 표현이 부족했을 수 있다”라며 “우리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응할 준비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트랙에 담긴, 앨범명과 같은 제목의 ‘내가 사랑하는 시간’은 이번 앨범에서 두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했다. 최인영은 “우리가 좋아하는 곡은 늘 하트수가 제일 적더라”며 웃은 후 “이 앨범을 만들면서 앨범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가장 많이 들어간 곡”이라고 했다.

왕세윤은 “사실 우리한테 타이틀곡을 정하라고 했으면 이 곡을 골랐을 것”이라며 “그런데 역대로 우리가 찍은 곡이 반응이 없긴 했다. 이런 것은 객관적일 수 없어서 회사나 주변의 말을 따르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묵직한 발라드 속, 비교적 발랄한 수록곡 ‘시무룩’은 스웨덴세탁소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다. 두 사람 역시 “의외로 이 곡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좋다”며 웃었다.

최인영은 “누군가가 사랑에 빠진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할 때, 질투가 나고 싫지만 좋아서 또 보게 되는 그런 감정을 담았다“라고 설명했고, 왕세윤은 “녹음할 때 이런 귀여운 목소리를 끌어 내려고 노력했다. 보컬 디렉팅을 하면서 계속 ‘귀엽게’를 주문했다. 그런데 귀여우면서도 씁쓸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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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등 일상생활에서 앨범의 소재를 찾고, 곡을 작업하는 것으로 유명한 두 사람이니만큼 이번 앨범 작업기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

최인영은 “둘이서 휴양지를 가본 적은 없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사이판을 다녀왔다. 그 때 곡을 쓰긴 했지만 이번 앨범에는 담지 못했다”라고 운을 뗀 후 미술관과 고양이 등이 이번 앨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미술관에서 영감을 얻은 곡은 네 번째 트랙에 담긴 ‘너, 나’였다. 왕세윤에 따르면 정해진 일 없이 돌아다니다가 시간을 때우러 들어간 곳이었다.

최인영은 “그림을 보고 만든 노래다. 구슬모아 당구장이라는 미술관에 갔을 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림을 봤다. 동물 친구가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는데 친구들이 다 사람이라 사람 가면을 써야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사람 친구들도 다 가면을 쓴 것”이라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 그림이었다고 했다.

그는 “뭔가를 통해서든 나를 오롯이 마주했을 때 깊이 감춰뒀던 생각들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라며 “이 곡은, 우리가 직장 생활을 해보진 않았지만, 20대 초반에 주변에서 들은 것들을 많이 녹여냈다. 상하관계에 있을 때, 쉽게 내뱉고, 쉽게 하는 행동들을 떠올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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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곡들은 대체로 왕세윤의 반려묘 뿌뿌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앨범의 땡스투(Thanks to)에 ‘뮤즈’라고 적으며 반려묘에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왕세윤은 “내가 3개월 된 고양이를 분양 받았는데 갑자기 여행을 가게 됐다. 그래서 인영이한테 10박 11일 동안 집에 살면서 고양이를 봐달라고 부탁했었다. 그 10일 동안 정이 많이 들었는데 고양이가 인영이를 엄마로 생각할 때가 있다. 공동 육아를 하게 된 상황”이라며 웃었다.

최인영은 “고양이와 지내는 10일 동안 곡을 정말 많이 썼다”라며 “이번에는 정말 감정이 다양했다. 고양이 때문인지 몰라도 눈물도 많아지고 웃을 일도 많았다. 가만히 있다가 곡을 쓰기도 하고, 이야기 하다가 쓰기도 하고, 울다가 쓰기도 하고 했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 신기하게 마음고생 없이 곡 작업들을 했다. 앨범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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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앨범 이야기를 하는 내내 웃었다. 스트레스 없이, 전혀 힘들지 않게 만든 앨범이라는 말이 표정에서부터 드러났다. 이렇게 작업한 앨범이니만큼 리스너들도 같은 마음으로 앨범을 들어주길 바랐다.

최인영은 “이번 앨범을 통해 바라는 것은 없다. 무조건 편안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듣다 지겨우면 안 들으셔도 된다. 그러다 찾고 싶을 때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그게 우리의 활동 방향이고 목표이고 꿈”이라고 했다.

즐겁게 작업한 곡들을 이번 앨범에 다 담아내지는 못했다는 두 사람은 오는 11월 또 하나의 앨범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싱글이 될 수도 있지만 가능한 미니앨범을 꾸려 나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는 27일 여는 단독 콘서트에도 기대를 당부했다. 최인영은 “이번 공연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많은 관여를 했다. 직접 인터넷 쇼핑몰에서 소품을 찾아 아이디어를 내고 했다. 외부와 작업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나올지 우리도 궁금하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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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쇼파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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