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법 발의될 수 있을까 [이슈&톡]
2019. 10.19(토) 14:58
설리 발인식 사망 죽음 SM엔터테인먼트 가족 악플 빈소 유족 공식입장 에프엑스 빅토리아 루나 엠버 크리스탈
설리 발인식 사망 죽음 SM엔터테인먼트 가족 악플 빈소 유족 공식입장 에프엑스 빅토리아 루나 엠버 크리스탈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故최진실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 덧 11년이 흘렀다. 당시 여당은 이를 계기로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추진했다. 일명 최진실법이 제시된 그 시절이 악플(악성댓글)문화 심각성을 알리는 시초였다면, 근 11년 간 연예인들은 사실상 범대중의 무차별적인 언어공격으로부터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암묵적 형장 위에 있다.

지난 14일 가수 겸 배우 설리(25·본명 최진리)가 세상을 떠났다. 설리의 극단적 선택에 무게가 실린 가운데 고인을 제외하고 죽음의 근본 이유를 아는 이는 없다. 그러나 생전 설리가 얼굴을 모르는 타인들의 악성언어의 피해자임은 분명했고 이에 각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인다.

‘노브라’(속옷을 가슴에 착장하지 않는 것)를 제창했고 일상을 키치한 화보처럼 SNS에 전시했던 설리는, 한국의 보수문화와 그에 따른 강압을 시시각각 견뎌야 하는 대표적 인물이었다. JTBC2 예능프로그램 ‘악플의 밤’은 악플을 화두에 내세운 기획 안에서 설리를 주요 진행자로 섭외했다. 그가 최근 방송분에서 “악플러를 고소했는데 동갑내기 명문대 재학생이었다. 취업이 힘든 전과자가 될까봐 선처해 줬다”고 고백한 일화는 그가 세상을 떠난 지금, 많은 이들에게 처참하고 숙연한 자성을 안길 수밖에 없다.

폐단 근절의 명분도 분명해졌다. 정부에서 악플 금지를 위한 ‘설리법’을 추진할 전망이다. 이번 법안 제정 추진은 국회의원, 연예계, 노동단체 등의 합심 안에 진행된다.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설리법이 발의될 시 출범식은 설리 49제에 해당하는 12월 초에 진행된다.

현재 국회의 윤상현, 이주영, 조경태, 주호영, 장석춘, 이종걸, 이혜훈 의원 등이 현 법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후문이다. 악플문화의 본질은 악성댓글 자체가 내포한 악의도 그렇거니와 이것이 개인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집단성으로 드러난다는 점에 있다. 요컨대 사이버불링(Cyberbullying)(인터넷에서 특정인을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위)이 당사자에게 얼마나 큰 치명타를 입히는가를 증명하는 일이야말로 법안 발의의 주요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07년 포털 사이트 등에서 도입됐던 인터넷 실명제는 2012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폐지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조선일보 등 일부 미디어, 특정 기관,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미 댓글란에 실명제를 도입했다. 최근 모든 엔터테인먼트가 숱한 공식입장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아티스트들을 향한 악플 강경대응을 시사하는 것은 물론, 문화 근절을 위해 경찰 고소장을 반복 접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7일 엄수된 설리의 발인식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이들의 가슴에 상실감을 남겼다. 폭력적 평가와 줄 세우기, 무한경쟁, 몸매 커팅 등 유사 고통에 시달려온 가요계 아티스트들이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고, 이는 한류산업을 위시한 아이돌문화 병폐를 보여주는 지극히 한국적 풍경이기도 했다. 공교롭게 아이돌(idol)이란 신화적 꼭두각시를 뜻하는 영단어다.

무엇보다 누군가의 혀가 칼이 되고 그 칼이 뜻하지 않은 이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다는 사실이 적시됐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설리의 죽음이 사회적 타살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가 십 수 년 간 연예계에서 활동해왔고 대중들과 함께 성장해 온 젊은 스타였던 만큼 가요계와 방송계 너나 할 것 없이 재원을 잃었다는 침통함에 젖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이기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설리 발인 | 설리 사망 | 설리법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