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은 관객들 몫"…공유, '82년생 김지영' 이슈에 답하다 [인터뷰]
2019. 10.23(수)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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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그래서 공유는 왜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출연했을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머리 속을 스쳤던 질문이다.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여성으로서의 삶을 고민하는 이 작품에서 공유는 무엇에 끌렸을까. 문득 그의 가치관과 젠더 감수성이 궁금해졌다.

“동명의 소설을 처음 접한 건 뉴스에서 였어요. 연예인 한 분이 그 소설을 읽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는 내용이었죠. 소설 내용이 뭔지 전혀 몰랐지만, 책 한권을 읽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 건 제 상식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미 공유는 시나리오를 받기 전부터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둘러싼 외부적 이슈에 대해 인식하고 있던 것이다. 그럼에도 출연을 결심한 건, 시나리오 안에 녹아 든 따듯한 가족애 때문이었다. 대본을 읽는 과정에서 치유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여성이 아닌 사람들, 우리 주변의 이야기라고 느꼈다. 상처 받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느낌이 강렬하게 와 닿으며 치유감을 선사 받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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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상처 받은 사람들이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타인이 유난 떤다고 생각할까봐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이다가 상처 받은 사람들 있잖아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 그런 상처가 겹겹이 쌓인 사람들을 위로하는 영화에요.”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은 현재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 김지영(정유미)과 그 어머니와 가족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세대를 초월해 공유된 여성들의 상처와 연대를 다룬다. 이 안에서 공유는 지영의 든든한 지지자이자 남편인 대현 역을 맡았다. 경력이 단절된 아내 지영을 위로하는 남편이다. 공유는 대현을 '평범하지만 착하고 좋은 남편’이라고 표현했다.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대현이 정도면 좋은 남편 같아요. 그래도 전 미래의 아내에게 밥 좀 차려 달라고 투정 부리지는 않을 것 같아요. 아내가 일방적으로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지도 않을거구요. 저도 누나들 사이에서 자랐는데 남자라는 이유로 받았던 특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구체적으로 뭐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답할지 모르겠네요. 글쎄. 뭐랄까요. 저도 모르는 당연하게 생각한 그런 특혜 같은 게 있지 않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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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가 자신을 어떻게 키웠는지 궁금해졌다. 아들을 키우면서 어머니가 포기했던 꿈들을 무엇이었을까. 젊은 어머니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아쉽게도 특별하게 긴 얘기를 듣지는 못했다. 여느 모자처럼 평범하기 때문이다. 공유는 ‘82년생 김지영’을 선택한 이유를 ‘본능적 이끌림’이라고 표현했다. 지영이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 안에서 실제 자신의 어머니와 가족들의 닮음을 읽었다.

많은 이들이 공유가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에 출연한 것을 궁금해 한다. 공유는 자신의 필모를 본 사람들이 늘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신기하다고 한다. ‘도가니’도 그렇다. 의도적으로 문제작을 고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작품들에 마음이 끌린다.

“불의에 분노하고 들고 일어서는 그런 성격은 아닌데, 이상하게 그런 작품을 보면 마음이 흔들려요. 주인공이 특별한 사건 안에서 종횡무진하는 멋지기만한 그런 작품 보다 오히려 실제적인 이야기들에 끌려죠. ‘도가니’도 그렇지만 ‘82년생 김지영’ 역시 문제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문제에 접근하는 사람들의 일상성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평범한 남자인 대현을 통해서 ‘도깨비’를 지우고 싶었던 의도도 있죠. 물론 대중이 저에게 원하는 이미지를 완전히 버리고 싶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실제의 전 정말 평범해요. 대현처럼요. 그런 평범함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게 사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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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이슈가 어느 때 보다 민감한 요즘 ‘82년생 김지영’은 개봉 전부터 평점 테러에 시달렸다. 공유의 출연 결심이 더욱 회자된 이유다. 그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런 건 용기가 아니다”라며 “진짜 용기는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현답을 들려줬다.

“영화 말미에 지영이가 맘충이라고 수군거리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대사가 있는데 통쾌했어요. 저도 가끔은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은 말이죠. 왜 타인에게 상처를 주려고 애쓰는 걸까요. 그냥 상식적인 세상이었으면 좋겠어요. 타인에게 상처 주려고 노력하지 말고.”

치열하게 대립 중인 젠더 갈등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이러한 논쟁이 존재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비난은 상식이 아니라고 답했다. 젠더 이슈와 이를 둘러싼 논쟁 역시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용기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

왜 하필 ‘82년생 김지영’냐고 묻는 사람에게 공유는 답한다. 여성이 주인공이지만 결국 사람에 대한, 내 주변에 대한, 내 가족에 대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결국 해석은 관객들 몫이에요. 다만 출연한 배우이기에 제가 시나리오를 읽고 촬영하면서 느낀 힐링감이, 그 진실함이 전달되길 바라죠. 영화가 개봉되면 사람들이 이 작품을 어떻게 봤는지 저에게 다양한 해석들을 줬으면 좋겠어요. 이게 영화의 재미가 아닐까요?"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숲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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