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모범답안, ‘유 퀴즈 온 더 블럭’ [이슈&톡]
2019. 10.24(목) 14:47
유 퀴즈 온 더 블럭
유 퀴즈 온 더 블럭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자기를 드러내는 게 익숙하고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은 시대, 그러나 할 공간도 묻는 이도 들어줄 대상도 없는 시대, 가까운 가족 혹은 지인은 또 너무 가까워서, 서로의 바쁘고 고된 사정을 알고 있으니까 대화란 게 더더욱 어려운 시대다. 고작해야 sns를 통해 소통의 결핍을 채우는 것이 다이나 눈을 마주보지 않고 하는 대화는 온전하지 못하여 대안이 될 수가 없다.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의 작가들, 상담가들, 그러니까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이야기들을 하고 해주는 이들이 온라인 상에 존재하지만, 거기서 잠시나마 위로와 힘을 얻긴 하지만, 삶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할 소통의 통로는 되지 못한다. 좋은 말이 가진 힘을 빌어 순간의 생각을 정화시킬 수 있을진 몰라도, 불특정 다수를 향한 말이며 그들이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아닌 까닭이다.

소통과 대화의 가치는 질문에 있다. 우리 스스로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게끔 하는 질문, 누구나 한번쯤 해본 경험처럼 어떤 이가 직접적으로 던진 질문에 답을 하다 보니 복잡했던 생각과 고민들이 단순명료하게 정리되고, 심지어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던 우리의 사고가 근본적인 방향을 바꾸는, 올바른 쪽으로 시선을 던지는 기적을 체험하기까지 한다.

이 때의 ‘직접적’이라 할 만한 질문은 경우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상대방을 향한 관심을 기반으로 둔다. 즉, 소통의 힘은 좋은 말이나 지혜로운 조언보다 관심을 기반으로 한 제대로 된 질문 하나에서 발휘되는 것이란 의미. 대표적인 예를 하나 들자면, 시즌2를 진행 중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유재석과 조세호의 진행방식을 들 수 있겠다.

특별할 건 없다. ’사람 여행’이란 콘텐츠를 가지고 매 회 정해진 곳을 찾아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퀴즈를 푼다. 하지만 이 특별할 것 없는 구성이 특별해지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유재석과 조세호가 던지는 질문에 인터뷰의 대상자가 된 사람들의 진실하고 성실한 대답을 들을 때다. 그들이 일터에서, 삶을 살면서 평소에 하던 고민과 생각들을, 뭐 그렇게 진지하게 사냐는 쓴소리 걱정 없이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또한 우리 내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 누군가와의 소통을 원하게 된다 할까.

유재석과 조세호는 가장 기본적인 수준의 관심을 가지고, 어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질문이지만 요즘의 누구나는 그런 질문을 할 여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꿍꿍이속 없이 상대방이 지루해할 염려 없이 그저 마음 터놓고 대화를 해본 적이 얼마나 있던가. 이는 ‘나’ 스스로에게도 해당되어, ‘나’ 또한 누군가의 삶 이야기를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관심이 간다고, 궁금하다고 물은 적이, 또 그 답을 들은 적이 얼마나 있냐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소통에 있어서 모범답안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어디까지나 모범답안이어서, 예능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한다고 우리에게 결핍된 부분이 채워지진 않는다. 하지만 모범답안이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걸 따라하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거다. 우리 또한 ‘유 퀴즈 온 더 블럭’처럼 마치 '사람 여행’을 하는 듯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물음으로써, 성실히 그 답을 들음으로써 대화의 물꼬를 터 보자. 결핍을 해결하는 동시에 우리 안에 갇혀 있던 시선을 확장시키는 소통의 기쁨을 만끽하게 되리라.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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