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덤’에서 '나의 나라’까지, ‘김설현’의 반란 [이슈&톡]
2019. 10.29(화) 15:16
AOA 설현
AOA 설현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설현’이 반란 중에 있다. 무엇을 향한 것이냐면 실력보다 매끄러운 외모로 인기를 얻었을 뿐이라는 대중의 편견, 인지도 높은 아이돌 가수 출신이란 이유로 기존 배우들이 활약하는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는 우리의 왜곡된 시선이라 하겠다.

여자 아이돌 가수들이 실력으로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 ‘퀸덤’에서 ‘AOA’는 마마무의 ‘너나 해’를 커버한 무대로 대중에게 재평가를 받는다. 짧은 치마나 몸의 일부분을 드러낸 의상이 아닌 슈트 차림에 정장 구두, 교태 어린 표정과 몸짓이 아닌 좌중을 압도하는 강렬한 눈빛과 퍼포먼스, 여기에 여장을 한 남성 댄서들까지, 으레 걸그룹 무대라면 연상되기 마련인 모든 공식을 깬 모습으로 등장한 결과다.

물론 가장 시선을 끈 멤버는 설현이다. 설현은 여자 아이돌 가수가 어떻게 스타가 되어가는지, 가장 기본 적인 공식을 따르고 있는,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가수로서의 능력, 가창력이나 퍼포먼스 등의 것보다 매혹적인 외모의 덕을 많이 누린 경우라는 것이다. 각종 광고는 물론이고 영화와 드라마의 세계에까지 입성했으니 말 다 한 셈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대중은 설현에게 이런 편견을 갖는다. 외모만 예쁘게 가꿀 뿐, 무대를 좀 더 잘 서기 위해, 맡은 배역의 완성도를 좀 더 높이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을 거라고. 솔직히 가창력이나 춤 등이 출중하다 볼 수 없고, 연기력은 더더욱 그러하다. ‘퀸덤’을 비롯하여 그녀가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 ‘나의 나라’를 향한 보통 사람들의 기대치는 낮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항상 같은 자리에 있으란 법은 없다. 설현은 ‘퀸덤’에서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눈빛과 모습으로 다른 멤버들과 함께 ‘너나 해’를 독보적인 무대로 선보이는데 성공한다. 뿐만 아니다. 현대극도 아닌 사극인 ‘나의 나라’에서 ‘한희재' 역을 맡아 발성과 감정 연기 등, 이전 작품에선 부족하다 평가받았던 요소들에서 탄탄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한 마디로 그사이 가수로서, 갓 연기를 시작한 배우로서 성장을 이루어낸 것이다. 심혈을 기울인 노력이 수반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성과다. 특히 연기의 세계는, 배우로 전업한 아이돌 가수들의 수많은 전례를 보았듯이 이미지가 좋아 첫 시작은 순탄했을지 몰라도 웬만한 열심이 있지 않고서는 자리잡기 쉽지 않은 곳이다. 운 좋으면 제자리에 있다가 아니면 퇴보하다 사라지기 일쑤라 할까.

혹자는 이야기할 수 있다. 연기란 재능이 있고 없고의 문제여서 열심을 낸다고 모두 다 배우로서의 입지를 얻을 수 있진 않다고. 어느 정도 맞고 어느 정도 틀리다. 어느 분야이든 얼마나 절박한 마음을 가지며 얼마나 간절하게 기본기를 쌓느냐에 따라 발전의 정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고, 심지어 없던 재능까지 발견되기도 하는 까닭이다.

‘나의 나라’에서 비추어지는 설현은 배우로서의 재능을 논하기에 앞서, 적어도 배우에게 요구되는 기본기에 최선을 다한 결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 작품보다 발음도 정확하고 발성 또한 듣기 좋으며 맡은 배역의 감정을 담아내는 모습 또한 어느 하나 어긋나거나 들뜸 없이 바람직하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아무 거슬림 없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그동안 설현을 그저 예쁜 외모를 소유한 아이돌 가수로만 여겨 왔던 보통의 대중에게 있어 새삼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자신이 속한 영역에 진지하게 맞닥뜨리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에 어떤 진정성을 느끼게 되면서 그동안 가졌던 편견이나 선입견에 도리어 미안한 마음까지 드는 것이다. 한 마디로 그녀가 우리 모두의 시선을 전복시켰다 하겠다. 그러니 대중의 왈가왈부에 흔들릴 필요 없다. 결국 승리는 제 몫에, 제 삶에 집중하며 가는 이의 것이다. ‘김설현’의 반란이 유독 인상적인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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