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로코-녹두전’에서 ‘나의 나라’, 사극을 차지한 연기 유망주들 [이슈&톡]
2019. 10.30(수) 14:31
조선로코 - 녹두전 나의 나라
조선로코 - 녹두전 나의 나라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사극 볼 맛이 나는 요즘이다. 퓨전 사극이라 해도 연기에 있어서 현대극보다 어려운 건 동일하여, 웬만한 배우들의 배치가 아니고서야 볼 맛이 나기 쉽지 않았다. 최근 등장한 두 드라마는 이야기의 소재나 구성면에서의 훌륭함도 훌륭함이지만 주연에서 조연까지 모자라지 않는 연기를 펼쳐냄으로써 보는 이들마다 두둑한 만족감을 얻고 있는 중이다.

KBS 2TV ‘조선로코 - 녹두전’과 JTBC ‘나의 나라’ 이야기다. 더 놀라운 건 이 중심에는 예상치 못하게 젊은 배우들이 존재하는데, ‘조선로코 - 녹두전’에서는 장동윤과 김소현이, ‘나의 나라’에서는 양세종과 우도환, 김설현이 있다. 이들 모두, 사극이란 장르가 주는 중압감과 중견배우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부담감이 있을 법 함에도 표면적으로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본인이 지닌 연기력을 물 만난 고기처럼 자유자재로 뿜어내고 있다 하겠다.

두 작품의 주인공 모두 권력 다툼이 일으킨 운명의 바람에 휘말린 인물이라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지니고 있으나, 어느 흐름에서도 늘어지는 일 없이 생동감만 가득하니 덕분에 보는 이들은 이야기의 흥미진진함에 시선을 돌릴 틈이 없다. 특히 장동윤과 우도환을 주목해 볼만하다. 김소현과 양세종이야 이미 여러 작품에서 뛰어난 기량을 인증받은 상태이고, 설현의 연기력은 아이돌 출신으로서 기대 이상의 것이긴 하나 아직은 성장과정에 놓여 있는 정도로 제쳐 둔다.

‘조선로코 - 녹두전’에서 여자보다 더 예쁜 여장남자로 화제를 먼저 일으켰던 장동윤, 초반에는 단순히 조선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코미디인 줄 알았으나, 최근 그가 맡은 역할인 ‘전녹두’가 광해군의 잃어버린 아들(이야기 상에서)임이 밝혀지면서 단순한 퓨전이 아닌, 견고한 배경을 지닌 사극임을 깨닫게 했다. 즉, 장동윤이 연기하는 녹두는 사실상 결이 아주 섬세한 인물이 되어야 하는 셈인데, 비교적 연기경력이 길지 않은 데 비해 로맨틱 코미디와 사극 양 쪽의 특성이 잘 배합된 균형 잡힌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도환은 여기에 압도적인 카리스마까지 더한다. 그는 현재 ‘나의 나라’에서 서얼로 태어나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일평생 몸부림치는 ‘남선호’를 담당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야망으로 가득차 보이지만 속내는 아버지와 벗, 여인에 대한 사랑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하는 서글픈 인물로 구현하기 쉽지 않았을 터. 이를 우도환은 사연이 묻어나는 얼굴과 그래서 더욱 서슬퍼런 눈빛으로 담아내는데 잘 만들어진 비극으로써 너무나 매혹적이다.

양세종의 ‘서휘’와 대비했을 때 나름의 악역이지만 온 몸에서 묻어나는 주어진 살의 비운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응원하는 마음을 먹게 한다고 할까. 게다가 거대한 연기의 역사를 지닌 중견배우들, 장혁과 안내상, 김영철 등과의 합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어온 것인양 모든 장면이 자연스럽고 조화롭다. ‘나의 나라’의 이야기가 탄탄한 구도를 지닐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사극은 낯선 설정들이 대거 주어지는 세계로 본인의 연기력이 남김 없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장르다. 그만큼 제대로 맞닥뜨리면 대중에게 배우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장르로, 장동윤과 우도환은 꽤나 영리한 선택을 해낸 격이며 실제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시청자들로서도 만족스럽다. 상상으로 접해보기만 하던 과거의 세계를(물론 허구가 섞여 있지만 뚜렷한 관점만 갖춘다면 끌어온 자체로 의미가 있다), 유망주들 덕분에 즐거이 몰입하며 간접 경험 한 번 제대로 해보고 있으니까.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몬스터유니온,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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