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나이 먹는 일? 나쁘지 않아요" [인터뷰]
2019. 11.01(금) 14:48
신입사관 구해령, 신세경 인터뷰
신입사관 구해령, 신세경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풋풋하던 소녀 신세경이 어느덧 서른 살 여인이 됐다. 그간 켜켜이 쌓은 경험과 시간 속에서 보다 주체적인 사고를 하며, 자신의 행복을 위해 노를 저어 가는 법을 알게 됐다는 그를 만났다.

신세경은 최근 종영한 MBC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주인공 구해령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자랑스러운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소회를 전했다. "사관을 심도 있게 다룬 작품이 없었는데, 배역 연구를 위해 공부해 보니 사관이 정말 흥미롭고 멋진 직업이더라"며 "이런 직업을 연기할 수 있는 것도 영광이었고, 무엇보다도 조선시대 여성의 삶을 어떻게 고정관념을 깨며 표현해야 할지, 한계로부터 어떻게 자유로워져야 할지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는 소감도 이어졌다.

"구해령은 한계가 있다면 존재 자체가 불가능했던 캐릭터였어요. 조선시대 여성이 관복을 입고 출, 퇴근을 한다는 것 자체가 판타지 아닌가요? 유쾌한 상상을 가미한 이야기이니, 그 설정을 시청자 분들이 받아들여주시고 봐주셨으면 했어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저희의 호흡을 이해해주시고 따라와 주셔서 감사했죠."

신세경은 그간 자아가 뚜렷한 여성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해 왔다. 구해령은 그 정점에 선 캐릭터였다. "혼례를 앞둔 여성이 사관 시험을 치겠다며 집을 나가는가 하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불꽃같은 여성"이라는 신세경의 설명 그대로다. 그는 "캐릭터만 보고 작품을 결정할 수는 없다. 전체적인 이야기, 합을 맞추는 제작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작품을 고르는데 공교롭게도 자아가 뚜렷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여러 요소나 운이 따랐겠지만, 어찌 보면 내 삶의 모습이 투영돼서 선택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닮고 싶은 부분이 많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신세경은 "나도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이다 보니 때로는 해령이처럼 속 시원하게 질러 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현실에서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주는 작품이었다"고 회상했다. 때로는 자신이 조선시대의 여성들의 절규를 대신해 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주연 배우라는 부담도 내려놓은 채 주변 배우들과 잘 어우러져 구해령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에만 최선을 다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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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여성을 가둬 둔 틀을 깨고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리기 노력했던 신세경. 그는 실제로도 아역 배우의 틀을 깨며 성장했고, 여배우라는 틀에도 갇히지 않은 채 주체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어린 시절부터 여배우로 살아가는 삶에 어떠한 한계가 있고 제한이 있는지 알았기 때문에 알을 깨부수고 나온 것 같다. 만족스러워하며 살고 있다"는 그다.

"'거침없이 하이킥'을 마친 직후에는 '어떻게 이 이미지를 깰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당시에는 굉장히 어렸지만, 자라면서 그 이미지라는 게 희망하는 대로 바뀌거나 생겨나지는 않는다는 걸 알았죠. 주체적인 여성, '걸크러쉬'라는 이미지를 의도하고 행보를 짠 것은 아니지만, 그간 여러 작품을 선택하고 걸어오면서 제 주관이 자리를 잡았고, 제 의지를 반영해 작품을 결정하게 됐어요. 그 결정들이 제 이미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놨다면 그건 더할 나위 없는 칭찬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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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경은 올해로 서른 살이 됐다. 지난 10년을 돌아본 그는 "주위의 조언을 많이 받고 고뇌하던 시기가 있었다. 배를 타고 항해를 하는데 풍랑을 만난 기분이더라. 일정에 끌려 다니고 몸은 지치고 생각은 정리가 안 되더라"며 "그런 시기를 거쳤기 때문에 지금의 평안을 깨달은 것 같다. 급류를 헤치고 나와 잔잔한 물살을 헤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목적지에 가기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나이 먹는 게 나쁘지 않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세경은 "큰 그림을 그리고 움직이는 스타일은 아니다. 뚜렷한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나에게 주어진 인물을 얼마나 잘 소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고, 스스로에게 부끄럼 없는 연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라며 "최종적으로는 인간 신세경이 누리는 행복이 가장 소중하다. 연기 또한 그 행복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언젠가는 행복이 가득한 뭍에 닿기를 응원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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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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