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영 "롤모델은 윤여정, 인품+연기 다 되는 분" [인터뷰]
2019. 11.02(토) 10:00
여름아 부탁해, 이채영
여름아 부탁해, 이채영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여름아 부탁해'에서 배우 이채영은 악역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주상미 역으로 분해 다양한 매력을 뽐냈다. "최종 목표가 대중에게 인정받는 배우"라는 이채영은 자신의 꿈을 위해 열정적으로 달려가는 배우였다.

25일 종영한 '여름아 부탁해'는 미워도 미워할 수만은 없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린 가족 드라마다. 극 중 이채영은 1년 남짓한 결혼 생활을 끝내고 화려하게 복귀한 '돌싱(돌아온 싱글)'으로 왕금희의 남편이었던 한준호(김사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주상미 역으로 분했다.

불륜을 다루는 드라마이다 보니, 특히 악역을 제안받은 이채영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이채영은 "시놉시스를 봤을 때 일단 대본이 재밌었다"며 "보통 악역은 사건을 짊어지고 있어 어둡고 사악한 이미지를 갖고 있기 마련인데, 내가 연기한 상미는 통통 튀었다. 첫 장면부터 임팩트가 강했고, 모든 것에 과도하게 당당했다. 이런 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채영은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카메라 감독님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해서 꼭 해야만 했다. 감독님이 내게 오시더니 마지막 작품이니 자신이 정말 좋아하시던 배우들과 함께 정년 마지막 작품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과거 힘든 시기에 날 따뜻하게 감싸주셨던 감독님이었기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자신과는 너무 다른 이미지의 주상미라는 캐릭터를 이해하는 건 쉽지만은 않았다. 이채영은 "상미를 이해하고 공감하려 노력했다"며 "평소 난 눈치를 보는 스타일인 반면, 상미는 그런 점이 없고 자존감과 자신감이 강하다. 어려서부터 부족함 없이 자란 인물이기 때문에, 타인의 아픔에 대해서도 무감각하다. 그런 면에서 잘 몰입하고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채영은 "덕분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면서 "악플이 있어도 '그래? 내 연기가 리얼해서 못되게 보였나 봐'라며 웃고 넘기게 됐다. 주상미처럼 6~7개월 동안 살다 보니 부정적인 걸 생각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채영은 "보통 작품을 들어가기 전에 시놉시스를 보며 캐릭터에 대한 빌드 업을 탄탄히 준비하고 들어가는 편이다. 과거엔 작품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 상태로 촬영에 임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을 힘과 에너지로 몰아붙이는 타입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준비를 하게 됐다. 덕분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채영의 캐릭터에 대한 연구는 드라마에서도 온전히 드러났다. 이채영은 "보통 감독님의 요구대로 모든 촬영을 진행하는 편인데, 이번 '여름아 부탁해'에서는 내 요청에 따라 두 신이 대본과는 다르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채영은 "첫 번째 신은 한준호(김사권)와 상미가 헤어지는 장면"이라며 "대본에는 원래 상미가 준호에게 이혼 서류를 전해준 뒤 서로 악수를 하고 헤어지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난 상미가 아직 이별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별의 사인과도 같은 준호의 악수에 화답하지 않았고, 반지를 준호에게 건네준 채 뒤돌아서는 모습으로 대신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채영은 "두 번째 신은 마지막 회에 등장한다"면서 "마지막 신에서 준호와 상미가 다시금 만나게 된다. 여기서 상미는 일전에 하지 못했던 준호와의 악수를 대신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해당 장면을 통해 이제 준호에게 아무런 미련도 없는 상미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노력 뒤에도 드라마에 대한 이채영의 아쉬움은 존재했다. 이채영은 "악역이다 보니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는데, 저녁에 공중파에서 방송되는 드라마여서 에너지를 온전히 쏟지 못했다. 가족 드라마다 보니 따뜻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는 고충을 털어놓으며 "다만 이후 또 다른 악역을 하게 된다면 주상미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악역을 연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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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캐릭터에 대한 분석도 완벽히 할 정도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13년 차 배우이지만, 이채영은 "과거엔 촬영장에서 농담도 못하고 늘 조심했다. 움츠려져 있었던 것 같다. 피해를 줄까 항상 조심했고, 작품을 볼 때도 인물을 말랑말랑하게 보지 않고 캐릭터를 단편적으로만 연기했다. 캐릭터를 캐릭터로만 표현했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시간이 지나다 보니 그런 부분들이 많이 유연해졌다"면서 "사람에 대한 마음도 넓어지고, 여유도 생겼다. 다수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공감하는 능력도 높아졌고, 과거보다 삶이 즐거워지고 유연해졌다"고 전했다.

또한 이채영은 "과거엔 대중들이 날 배우보단 이슈메이커로 인식했다. 작품에 대한 관심보단 내 외모와 체형에 관심을 가졌다. 내 연기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봤었는데, 최근 수많은 악플 중 '이채영은 연기파'라는 댓글을 보게 됐다. 그 이후로 이제 사람들도 나를 배우로 봐주시는구나 싶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아주 조금이라도 성장한 것 같아 기뻤다"고 솔직한 자신의 심경을 더했다.

"윤여정, 장재영, 김혜수가 내 롤 모델이자 존경하는 배우"라는 이채영은 "특히 윤여정 선생님은 나이가 들었음에도 독보적이고 절절한 연기를 하고 계신다"며 "이 세 분의 공통점은 연기도 잘하지만 인품도 좋은 배우들이다. 나 또한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제가 원하던 곳으로 달려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게 아무리 조그마한 바퀴라 해도 이후엔 쌩쌩 잘 달릴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결국 제 최종 목표는 인정받는 배우가 되는 거예요. 앞으로 이채영이 약속대로 성장하는지 냉정하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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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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