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기획사만 혜택" vs "기회 준 프로"…'프듀' 논란이 남긴 것 [TD기획]
2019. 11.11(월) 17:19
엑스원, 아이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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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오디션 공화국에 위기가 찾아왔다. 시청자가 직접 스타를 만든다는 포맷으로 승부수를 띄운 CJ ENM 산하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사실상 조작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오디션에 명운을 걸었던 가요계 역시 씁쓸하긴 마찬가지다.

오디션 예능의 전성기를 이끈 Mnet '프로듀스' 시리즈의 제작진 안준영 PD, 김용범 CP 등이 사기 및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지난 5일 구속됐다.

안준영 PD는 시청자 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 등을 인정했다. 수사 결과 일부 연예 기획사로부터 수천만원 규모의 접대를 받고 특정 연습생에게 혜택을 준 정황도 드러났다. 구설에 오르내렸던 온갖 의혹들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난이 들끓는 가운데, 가요계의 충격은 상당하다.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소속사와 연습생에게 준 기회들이 그간 분명 존재했기 때문이다. 시청자 못지 않은 허탈감을 느끼는 소속사 관계자들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가요기획사 관계자 ㄱ씨는 11일 티브이데일리에 "출연 후 일정 순위 안에만 들면 이슈가 되니 오디션 프로에 내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ㄱ씨는 "반드시 데뷔조에 들지 않더라도 인지도를 높인 후 본래 소속됐던 그룹으로 돌아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작 논란이 일었지만, 제작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기획사들에게 기회의 땅이 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셈이다.

오디션은 K팝의 장르 중 하나라고 명명한 이도 있었다. 그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오디션 참여 경력은 간판이 됐다.

또 다른 가요기획사 관계자 ㄴ씨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가요계를 바꿀 정도로 영향을 끼친 장르"라고 이야기했다. 오디션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이 차례로 성공하면서 해당 프로그램 출신 연습생들에게 다른 신인그룹이 밀리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 ㄴ씨는 "어느 순간부터 프로그램의 시기를 염두에 두고 플랜을 짜는 기획사들까지 생겨났다"고 했다.

가요계를 뒤흔들 정도로 무게감 있는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관계자들은 투표 결과 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ㄴ씨는 "이런 영향력을 준 오디션 프로그램에 조작이 있었다니 허탈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부 출연진에 대한 혜택, 투표 조작 등을 짐작하긴 했었다는 의견도 있다. ㄱ씨는 "특혜 등이 있다는 걸 다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며 "참담한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논란을 통해 제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다. 출연 기회를 얻지 못한 중소제작사들이다. 이들은 오디션 출신 대형기획사의 연습생들에게 밀려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았던 터.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중소제작사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지적은 이전에도 존재해왔다. 이번 논란을 기점으로 형평성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오디션 자체에 대한 회의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종말은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다수다. ㄱ씨는 "아마 공정성을 내세운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스타를 손쉽게 배출할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없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디션 예능의 전성기와 하락세를 동시에 이끌게 된 '프로듀스' 시리즈를 둘러싼 경찰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Mnet의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 역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런 상황 탓에 대중은 CJ ENM이 기획한 모든 오디션 예능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상황이다. CJ ENM이 기획한 오디션은 K팝을 이끈 하나의 기둥이자, 절대적 브랜드였다. 이들은 과연 추락한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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