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풀어낸 ‘블랙머니’, 관객에 던지는 묵직한 호소 [씨네뷰]
2019. 11.12(화) 12:01
블랙머니 조진웅 이하늬
블랙머니 조진웅 이하늬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금융권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대다수가 금융 관련 이야기에 손사래를 치기 마련이다. 그만큼 ‘금융’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분야는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블랙머니’는 어려운 ‘금융’에 관련된 영화다. 하지만 ‘금융’을 몰라도 될 만큼 쉽다.

‘블랙머니’(감독 정지영•제작 아우라픽처스)는 영화 ‘남부군’(1990), ‘하얀전쟁’(1992), ‘부러진 화살’(2011) 등 사회 고발 영화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의 신작이다. 정지영 감독의 영화라 하면 대중이 갖게 되는 편견 아닌 편견이 있다. ‘어렵다’ 혹은 ‘딱딱한 영화’라는 선입견이다. 하지만 ‘블랙머니’는 그간 정지영 감독의 영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영화의 주인공은 일명 서울지검 막프로 양민혁(조진웅) 검사다. 영화는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가 자살을 하면서 하루 아침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양민혁 검사가 누명을 벗기 위해 수사를 하는 과정을 쫓는다. 양민혁 검사는 자신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내막을 파헤치던 중 금융감독원, 대형 로펌, 해외펀드 회사가 뒤얽힌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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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관객이나 극 중 양민혁 검사나 별반 다르지 않다. 양민혁 검사가 누명을 벗기 위해 수사를 하면서 서서히 금융 비리에 대해 알아가듯 관객도 양 검사의 수사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레 금융 비리의 실체를 알아가게 된다. 그러면서 관객은 자연스럽게 영화가 소재로 다루고 있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에 분노하게 한다.

이는 정지영 감독이 대중들이 잘 모르는 난해한 경제 순환 논리의 이면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600여명 사람들의 시나리오 모니터와 국내 탐사보도 기자들의 전문적인 도움으로 수백 번의 수정 작업을 거듭한 끝에 시나리오를 완성한 결과다. 결국 정지영 감독이 수백 번의 시나리오 수정 작업을 거치며 금융 비리라는 어려운 소재를 관객들에게 쉽게 풀어내 대중이 늦기는 금융 관련 이야기에 대한 장벽을 서서히 허무는데 성공했다.

영화 말미에 양민혁 검사는 검찰 배지를 바닥에 집어 던진 뒤 형사소송법 제234조를 외친다. 양민혁 검사의 외침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허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양민혁 검사가 검사의 신분으로 고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 배지를 집어 던지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돌아가 고발을 했다는 점이다.

‘블랙머니’는 ‘국가부도의 날’의 한시현(김혜수)의 마지막 대사처럼 현재 진행형인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이러한 사건을 무심하게 넘기는 것이 아닌 국민의 관심을 바라는 정지영 감독의 바람이자 호소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블랙머니'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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