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강하늘, 동백꽃 커플의 천진 [TV공감]
2019. 11.15(금) 14:39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강하늘 오정세 손담비 염혜란 고두심 김선영 이정은 허동원 흥식 이규성 까불이 정체 흥식이 아빠 37 38회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강하늘 오정세 손담비 염혜란 고두심 김선영 이정은 허동원 흥식 이규성 까불이 정체 흥식이 아빠 37 38회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브라운관 속에서 누군가에 빙의하다시피 울고 웃는 배우의 힘은 이토록 강력했다. 배우 공효진과 강하늘의 차곡차곡 쌓인 감정 연기가 비로소 절정에 다다르며 시청자들의 인생 경험 깃든 감상평과 다채로운 극찬이 줄을 잇고 있다.

공효진, 강하늘이 명실상부 올해의 '국민 커플'로 떠올랐다. 사회 비리, 사람의 이중면모를 조명하며 세계를 개탄하는 드라마들이 범람하는 시절에 오로지 사람의 선한 힘을 믿는 KBS2 일일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연출 차영훈)은 어떤 콘텐츠보다 가장 특별한 개성을 지녔다. 극중 옹산 주민들의 사람 사는 이야기 속에서 미혼모로 살아가는 동백(공효진), 그런 동백을 짝사랑하는 황용식(강하늘)의 진심 어린 교류는 이 드라마의 정체성을 설명해주는 핵심 플롯이다.

30일 밤 방송된 37, 38회에서 동백은 아들 필구(김강훈)의 속 깊은 진심을 알아버렸다. 아빠 강종렬(김지석)과 살겠다며 동백을 떠난 필구는 제시카와 종렬의 집에 들어가 미운오리새끼처럼 구박을 받는 신세였다. 그럼에도 엄마와 용식의 행복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려는 필구의 어른 같은 진심은 많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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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필구의 마음을 안 동백의 마음은 무너져내릴 수밖에 없었다. 동백의 현 주소는 미혼모다. 동백의 인생 가치관 아래, 누군가의 여자로 사는 일에 앞서 그는 필구의 보호자이자 엄마여야만 했다. 내처 동백은 용식의 여자가 아닌 필구의 엄마로 남겠다고 선언했다. 용식은 여자로서의 동백뿐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동백을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동백의 이별 선언을 막무가내로 거부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엔딩신의 힘은 막강했다. 공효진, 강하늘은 약 두 어 달 간 촬영장에서 쌓아온 캐릭터의 감정적 파토스(전율)를 제대로 폭발시켰다. 서로를 바라보며 탈진하듯이 눈물을 쏟는 두 사람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크고 작은 상실의 기억, 하릴없는 이별의 순간을 복기시켰다.

동백과 용식 캐릭터는 주위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천진함으로 무장해 있다. 조건을 가늠하거나 서로의 마음 크기를 견주는 흔한 이기심은 눈 씻고 찾을래도 찾아볼 수 없다. 두 사람은 이제 막 세상에 나와 누군가와 첫 인간관계를 맺는 것마냥 살뜰한 정을 주고 받는데, 이는 때 묻지 않은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함을 연상케 하는 '동백꽃 필 무렵' 극본만의 메리트다. 핍진한 현실 속에서 서로를 계산없이 좋아할 수 없는 불경기 시대의 특질, 젊음을 잃어가는 동시에 찾아오는 감정적 불감증은 어느덧 이 시대의 당위로 자리매김해 있다. 이 같은 냉혹한 인스턴트 관계 양상에 반기를 드는 동백과 용식의 진국 사랑법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이상향으로 비춰지며 소소한 위로를 안기곤 한다.

종영을 얼마 남기지 않은 현 시점, 동백과 용식은 아픈 현실 속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베일에 싸인 임상춘 작가의 설득력 있는 필력, 극중 옹산 주민들의 사람 사는 냄새를 따스하게 담아내는 카메라, 무엇보다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활약이 강점인 이 드라마는 단연 2019년의 TV 선물보따리로 호평받는 추세다. 초겨울, 대한민국 브라운관 전역이 천진한 두 남녀의 동백꽃 피는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공효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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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강하늘 | 공효진 | 동백꽃 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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