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故 설리 죽음에도 변치 않은 현실, 책임 회피에 급급 [종합]
2019. 11.17(일) 00:48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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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고(故) 설리의 죽음을 재조명한 가운데,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현실이 비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6일 밤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누가 진리를 죽였나'라는 주제로 설리의 죽음에 대해 다뤘다.

지난달 14일, 가수 겸 배우 설리가 25살의 젊은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의 죽음에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언론사, 악플러 등 대중은 모두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했다.

설리는 팬들과의 소통의 장으로 SNS를 주로 사용했다. 이에 설리는 사진을 업로드하며 자신의 근황을 알렸지만, 악플러들은 성희롱, 욕설 등의 비난이 섞인 악플(악성 댓글)을 남기는 데 급했다. 그러나 설리는 그저 평범하게 대학 생활을 즐기는 20대의 최진리였다.

학교 관계자는 "수업을 듣고 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전 학기의 수업은 한 학기 내내 참여했으며, 대학교 자체도 설리를 연예인으로서 대접하지 않고 그냥 하나의 사람으로 대했다. 설리가 그것을 굉장히 고마워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설리의 지인 조이솝은 "설리가 수업 때면 항상 맨 앞줄에 앉았다고 하더라.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는 맨 앞에 앉기 싫었는데, 진리가 맨날 맨 앞에 앉아서 어쩔 수 없이 함께 앞으로 가게 됐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설리는 SNS를 통해 여성 문제와 노브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이후 설리의 SNS에 붙는 악플은 더 자극적이고 심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조이솝은 "설리가 생전에 '나 그거 진짜 억울해' 이런 얘기를 많이 했다. 또 '왜 이럴까, 왜 이런 말을 할까' 등 진리한테는 '왜'가 많았다. 항상 이유를 궁금해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당위성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 내가 보면 찾아야 할 필요도, 이유도 없는 일이었지만, 설리는 계속 고민을 하고 생각을 했다. 그런 부분이 누적됐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심지어 악플은 설리에게만 달리는 게 아니었다. 악플러들은 설리를 들고 있는 지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곤 '너(설리) 때문에 친구들이 욕먹는다' '약간 질 나쁜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 같다'라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런 악플에 대해 설리도 직접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설리는 '진리상점'에 출연해 "좋은 친구들인데 미안했다. 되게 착하고 예쁜 친구들인데 나 때문에 욕을 먹는 것 같았다. 저한테만 유독 색안경 끼고 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속상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악플러들은 자신이 악플을 남긴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긴커녕, 자신이 글을 남겼다는 것조차 기억조차 하지 못했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뭐 때문에 쓴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SNS 자체를 원래 잘 안 한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해킹당한 것 같다. 난 절대 아니다"라며 행위 자체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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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언론사도 마찬가지였다. 다수의 기자는 설리를 외설적인 요소로 사용해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 기사를 작성했지만, "어제 당장 쓴 기사도 아니고, 내가 그걸 무슨 생각으로 썼는지 지금 파악할 수 없다. 지금 좀 잠잠해졌는데 다시 드러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기자의 실수 같다. 사람의 실순데 그걸 꼬투리 잡아서 '너희 매체는 이런 식이 아니냐'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답했다. 또한 어떤 언론 관계자는 "설리가 SNS를 통해 자유분방하게 하고 싶은 대로 스스로를 표현한다고 말을 하는데, 그런 부분들로 인해서 오히려 논란을 자초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모든 논란이 설리의 탓이라고 말했다.

이런 언론사의 입장에 대해 한 기자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의 시스템적인 부분이 원인"라며 "자극적인 글을 쓰는 이유는 오로지 돈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형래 한국 인터넷기자 협회 사무총장은 "언론사에 많은 트래픽(조 회수)을 연예 뉴스가 담당하고 있다. 트래픽이 높아지면 언론사의 지명도가 높아지고, 높아지는 지명도만큼 더 비싼 광고를 유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연예 뉴스의 제목들이 선정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지난달 14일 오후 3시 21분께 설리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소재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을 담당한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설리를 부검한 국과수 부검의로부터 외력이나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현장에서는 설리의 심경이 담긴 노트가 발견됐고, 이와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어 고 설리의 발인은 지난 17일 오전 유족과 동료 연예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이뤄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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