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센타’ 박용우 “배우로서 본격적인 시작은 지금부터” [인터뷰]
2019. 11.18(월) 12:57
카센타, 박용우
카센타, 박용우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1995년 MBC 2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박용우는 처음엔 조연이었지만 24년간 쉼없이 달려온 끝에 ‘시간의 숲’ ‘봄’ ‘순정’ 등의 장편 영화에서 주연을 맡는 배우로 성장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카센타’의 주연 박용우의 연기 열정만큼은 활활 타고 있었다. “배우로서의 본격적인 시작은 지금부터”라며 “앞으로의 자신의 모습이 기대된다”는 그다.

‘카센타’ (감독 하윤재ㆍ제작 88 애비뉴)는 지난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빵꾸’라는 제목으로 첫 선을 보인 작품으로, 파리 날리는 국도변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재구(박용우)와 순영(조은지)이 돈을 벌기 위해 계획적으로 도로에 못을 박고, 차를 수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블랙코미디다.

박용우에게 ‘카센타’는 2016년 개봉한 영화 ‘순정’ 이후 약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었다. 그러나 박용우는 ‘카센타’의 시나리오가 너무 마음에 들었음에도 처음엔 하윤재 감독의 출연 제안을 거절했다고 했다. 몇 가지 빈 부분이 느껴졌기 때문.

박용우는 “쉽게 비유를 하자면 어떤 차를 오랜만에 사려하는데, 외관은 너무 마음에 들지만 몇가지 옵션이 빠진 느낌이었다. 이것저것 끼워 놓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옵션을 추가하는 게 불가능 해 보였다. 또 차량을 인수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기도 했다”며 “그래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하윤재 감독님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영화에 대한 내 생각과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하윤재 감독님은 내 말에 관심이 없는 듯 해 보였다”면서 “그래서 출연을 고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까닭에 하윤재 감독은 첫 미팅 이후 보름도 안돼 박용우에게 수정된 원고를 보냈다. 박용우의 의견을 귀에 담고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수정된 시나리오였다. 박용우는 “읽어보니 정말 많이 달라져있었다. 완성도를 떠나서 배우 입장에선 감독님이 내 얘기를 모두 듣고 기억하고 있다는 거에 감동을 받았다. 그제서야 하윤재 감독님이 귀가 열려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됐고, 합류를 결정했다”고 했다.

박용우는 “나중에 여쭤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를 만났을 때 무너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갖고있었기 떄문에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하더라. 시간이 지나서야 감독님이 얼마나 배우를 생각하는지, 배우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큰 지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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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영화에 합류하게 된 박용우는 과정과는 달리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했다. 일정을 하면서 단 한번도 힘든적이 없었다는 그다. 박용우는 “굳이 스트레스가 있었다면 ‘뭐가 더 좋을까’하는 고민 뿐이었다. 하지만 그건 배우로서 너무 행복한 고민일 뿐이다. 감독님이나 스태프들이 너무 좋아서 이래도 되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용우는 “함께 출연한 조은지 배우도 마찬가지였다. 난 가끔씩 어떤 배우에게 바보같은 신뢰를 줄때가 있는데, 이번 현장에서 그걸 느꼈다. 영화를 볼 때 신뢰가 그대로 느껴져서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감독, 시나리오, 배우까지 ‘카센타’의 모든 게 마음에 들었던 박용우였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은 있었다. 영화 특성상 편집된 장면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아까운 장면이 많다고. 박용우는 특히 “극중 재구가 차를 산 뒤 자신을 무시하던 동네 주민이 지나갈 때 스마트 키의 버튼을 누르며 자랑하는 장면이 있는데, 편집 전엔 해당 신이 더 길게 촬영됐다. 그 장면은 ‘카센타’ 극초반의 장면과 대비되며 더 강렬함을 선사하는 부분인데, 그런 느낌이 더 잘 표현됐으면 했다. 또 타이트샷을 통해 재구의 때 낀 손톱이 나오는 장면도 편집됐다.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때 낀 손톱까지 언급할 정도로 박용우는 ‘카센타’에 임하며 특히 캐릭터의 디테일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렇게 탄생한 재구라는 캐릭터는 오랜 기간 하윤재 감독과 상의하며 나온 결과물이었다. 박용우는 “촬영 전에 감독님과 수 없이 만나 얘기를 나눴다. 그런 덕에 현장에서의 고민은 없었다. 다만 돋보이려고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최대한 힘을 빼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박용우가 이런 말을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과거 스스로가 돋보이려 노력한 작품이 있었고, 그 작품을 통해 창피함을 느낀 탓이었다. 박용우는 “‘연기만큼은 독보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한 작품 하나 있었는데, 그 작품만큼은 스스로 대면할 수 없었다.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창피했다. 너무 힘이 들어가 있었고, 진짜 연기만 하고 있었다. 그런 경험을 진하게 겪고 나니 다신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용우는 “아무래도 창피한 작품이니만큼 해당 작품에 대한 언급은 하기 힘들 것 같다. 내가 연출을 맡은 영화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내 말로 인해 피해볼 사람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연기에 대한,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한 끝에 박용우는 어느새 데뷔 20년이 훌쩍 넘은 연기자로 성장해 있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전혀 식지 않은 듯 해 보였다. 박용우는 “내가 드럼 치는 걸 좋아하는데, 7-8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즉흥 연주를 하지 못 한다. 반면에 만약 연기를 음악에 비유한다면 난 이제 재즈라는 장르에 맞춰 즉흥 연주를 펼칠 수 있을 정도로는 성장한 것 같다. 왜 음악인들이 정해진 규격이 없는 재즈라는 장르를 좋아하는지 이제서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배우로서의 본격적인 시작은 지금부터라고 본다”며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연기하는 게 너무 행복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요. 내가 얼마나 더 연기를 즐길 수 있을지 말이에요.“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목요일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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