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자대면 무서웠나? CJ ENM·엑스원, 오만한 미팅 [이슈&톡]
2019. 11.20(수)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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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엑스원 활동 여부는 멤버들, 소속사들과 협의해 신중히 결정하겠다."

이번에도 시청자는 안중에 없었다.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펼쳤다는 맹비난을 받은 CJ ENM은 대책을 강구하는 과정에서도 또 한번 국민 프로듀서들을 소외시켰다.

최근 CJ ENM은 투표 조작 논란에 휩싸인 엠넷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이 배출한 그룹 엑스원과 미팅을 가졌다. CJ ENM은 20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엑스원 멤버들과 지난 15일 만남을 가졌지만 그룹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엑스원 활동 여부는 멤버들 및 각 소속사, 관계자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100원 문자 투표에만 필요한 국민 프로듀서

이 미팅, 이 공식입장에는 아주 중요한 사람들이 빠졌다. 사실 이번 논란의 핵심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 프로듀서'들이다.

CJ ENM은 '프로듀스48', '프듀X'가 낳은 아이즈원과 엑스원을 국민들이 직접 만든 그룹으로 홍보해왔다. 내 손으로 스타를 만드는 것이 '프로듀서' 시리즈의 핵심 포맷이자 신드롬에 가까운 흥행 비결이었다. 그런 프로그램이 만든 그룹의 해체 여부를 국민 프로듀서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 없이 멤버들과 소속사의 협의로만 결정한다는 건 CJ ENM 스스로 내건 포맷, 정체성과 전면 대치된다. 이들의 말대로 국민들이 만든 그룹이라면, 해체와 존속 여부 또한 국민 프로듀서의 손에 맡겨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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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은 대책을 강구하는 과정에서도 국민 프로듀서를 배척하고 있다. 논란에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면 진작 시청자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와 삼자대면을 했어야 했다. 해체 여부를 진상규명위원회의 의견 수렴 없이 자신들의 의사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은 역설적으로 CJ ENM이 그간 일방적으로 소통해왔음을 보여준다. 어차피 엑스원 멤버들과 소속사들은 갑 중의 갑인 CJ ENM의 의견에 철저히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상규명위원회의 참여가 중요한 이유다.

국민이 만들었다는 엑스원, 해체는 알아서 하겠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찰 수사에 부담을 느긴 CJ ENM이 엑스원과 소속사들을 입단속 시키고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CJ ENM은 경찰이 수사가 확대되면서 긴급 내부회의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프로그램 포맷이 '국민 프로듀서'가 참여하는 방식이었고, 단순히 문자값 100원을 돌려주고 끝날 상황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이들이 오디션 기간, 프로그램 방영 기간 내내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물량 공세를 펼친 것도 피해 보상 범주에 해당된다. 무엇보다 진상규명위원회가 가장 호소하는 건 정신적 피해 부분이지만, CJ ENM은 이들을 달래기는 커녕, 엑스원의 존속 여부를 제 손으로 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화선진국'을 자처하던 CJ ENM의 신뢰도는 점점 추락하고 있다. 전국민적인 비난이 쇄도하고 있지만 어쩐 일인지 CJ ENM은 가장 먼저 컨택하고,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할 진상규명위원회와의 만남을 피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엑스원의 팬덤은 팬클럽 가입비 환불과 문제 멤버 색출, 퇴출 목소리를 내며 분열 중이다.

이번 논란은 CJ ENM의 독단적 결정과 내부 입단속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진상규명위원회를 배제한 채 엑스원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오만해 보인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엑스원, 아이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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