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이혜리의 원동력, ‘보답’ [인터뷰]
2019. 11.27(수) 18:30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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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생글생글 웃으며 등장해 웃으며 인사를 하고, 웃으며 말을 한다. 골똘히 생각에 잠길 때마저 미소를 띠고 있다. 밝은 기운과 함께 전하는 답변에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며, 이에 적합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 그게 바로 이혜리를 배우로서, 또 가수로서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이혜리는 최근 tvN 수목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극본 박정화·연출 한동화)에서 이선심 역을 맡아 타이틀롤 도전을 마쳤다. 1년 8개월만의 드라마 복귀라는 점도 부담이었지만 ‘청일전자 미쓰리’에서 ‘미쓰리’를 맡게 된 것에 대한 부담도 컸다. 감독과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이혜리는 “최대한 혜리를 깎아내고, 선심이를 채우고 현장에 들어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촬영 현장에서는 오히려 든든한 선후배 연기자, 스태프들 덕 부담이 줄었다고. 하지만 첫 방송이 다가오고, 반응들을 맞닥뜨릴 생각을 하니 떨림이 다시 시작됐다고 했다. 이혜리는 “이번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주변 분들이 이번 작품하면서 제일 연락이 온 것 같다. 주변분들 반응이 좋아서 첫 방송을 한 후에는 기쁘게 두 번째 방송을 기다린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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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가 연기한 이선심은 말단 경리에서 하루아침에 대표가 돼 청일전자를 위기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맞서는 인물이다. 조금 ‘많이’ 순수하고 긍정적인 이선심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이혜리는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고, 얼굴의 반을 가리는 안경을 썼다. 여기에 질끈 묶은 머리, 작업복을 교복처럼 입고 다니며 캐릭터의 특색을 살렸다.

또 이혜리는 이선심에게 주어진 ‘상황’을 고민했다. 그는 “선심이가 원룸에서 구지나(엄현경) 언니랑 같이 살았다. 원룸의 형태, 그리고 월급의 형태 등을 생각했다. 월급을 받으면 얼마는 어디에 쓰고, 통장에 얼마나 남을까. 8개월 일했으니 통장에 300만원은 있을까? 이런 것들을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심이의 내면도 조금씩 쌓이더라”며 이선심을 준비하며 특히 노력을 기울인 부분을 밝혔다.

작품을 마치면서 이혜리는 “선심이를 통해 모르던 세상을 알게 됐다”는 소감을 전한 바 있다. 그는 “선심이와 저의 멀었던 거리를 좁히는 게 재밌는 일”이라며 “이 작품 하면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분들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공감이 됐고, 위로가 됐다면서 팬분들보다도 많이 쪽지를 주셨다. 이 드라마를 함으로써,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도 있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제 구역에서만 살았던 제 시야가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자신이 모르던 세상에서 느낀 것들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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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의 고민과 노력에도 이선심을 보며 그의 대표작인 ‘응답하라1988’ 속 덕선을 떠올렸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이혜리는 “덕선이를 안 보여주고 싶었다면, 일부러 선심이 같은 캐릭터를 피할 것 같다. 차라리 악역을 하거나. 센 역할을 한다면 마냥 덕선이처럼은 안 보일 것 아니냐”며 “거기에 얽매이면 시작조차 쉽지 않다. 이번엔 아예 그 생각을 안 하고 선심이만을 생각하고 작품에 임했다. ‘덕선이처럼 안 보여야지’가 아니라 ‘선심이를 어떻게 그려낼 거야’에 집중했다. 사회초년생일 때는 우리 모두가 선심이의 모습이 아닐까. 그래서 성장하고, 나아가는 이선심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자 했다”는 성숙한 답변을 전했다.

주로 밝은 역할들을 맡아왔기에 계속해서 덕선이 ‘소환’되는 것은 아닐까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이혜리는 “캐릭터로 작품을 결정하기보다는 이야기를 먼저 보는 것 같다. 그다음 캐릭터가 어떤 친구인지를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이 캐릭터는 조금씩 다 다른데, 따뜻함,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결이 비슷한 캐릭터를 자주 만난 것 같다”며 “‘청일전자 미쓰리’는 우리가 고단한 현실을 버티며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다. 특별한 사람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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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그룹 걸스데이 멤버로 데뷔한 이혜리는 벌써 10년차 가수가 됐다. 여러 장의 음반을 발매하는 동안 그는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 ‘응답하라 1988’ ‘딴따라’ ‘투깝스’, 영화 ‘물괴’ 등 다양한 작품에도 출연했다. 또한 tvN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이하 ‘놀토’)의 고정 MC로 활약하며 매주 존재감을 뽐내고 있기도 하다.

다양한 활동들을 경험하며 어느덧 10년차가 된 이혜리는 “이전엔 만들어진 것에 임하는 게 컸다”며 “이제는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때인 것 같다. 제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사람이었더라. 이제는 조금씩 더 실천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출연 중인 ‘놀토’는 물론, 이번 드라마 선택도 스스로의 선택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된 것도 그 이유다. 이혜리는 “제가 데뷔한 지 오래됐는데 생각보다 콘텐츠가 많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유튜브에 혜리를 치면 ‘놀토’밖에 없더라”며 자신의 일상 모습을 궁금해하는 이들을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제가 영상을 너무 많이 드려서 편집자 분이 ‘제발 그만 달라’는 말씀도 하신다. 그럴 정도로 재밌게 임하고 있다. 다들 생각보다 재밌게 봐주셔서 저 또한 카메라를 안 켠 모든 상황에서 후회하면서 지내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이혜리는 자신의 10년을 돌아보며 “제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과분하게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늘 한다”는 겸손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때문에 이혜리는 받는 사랑에 적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백조처럼 수면 아래에서 열심히 물장구를 치고 있다고.

그는 “내가 이 직업에 정말 적합한 사람인가, 내가 진짜 가수를, 연기를 계속 할 수 있나? 이런 질문을 스스로 많이 한다. 그래도 옆에서 응원,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제가 계속 작품을 하고, 앨범을 내고 활동하는 것들이 거기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며 ‘팬들의 사랑’을 동력 삼아 활동 중임을 밝혔다.

끝으로 이혜리는 오랫동안 곁에 둔 이선심을 덜어낸 뒤, 빠른 시일 내 다른 작품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근까지 드라마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도 ‘놀토’, 유튜브와 함께하며 27살을 맞이하겠다는 계획이다. 감사함을 잊지 않고 누구보다 바쁘게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 이는 팬들이 이혜리에게 더 큰 사랑을 주고 싶어 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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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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