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계획이 있구나"…봉준호 '기생충', 꿈의 오스카 넘본다 [무비노트]
2019. 12.05(목)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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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꿈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졌다. 영화 ‘기생충’이 전미 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 트로피를 품에 안으면서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에 청신호를 켰다. 유독 한국 영화에 곁을 내주지 않았던 미국 영화 평론가들이 '기생충'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분위기다.

3일(현지시간) 전미 비평가협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수상 결과를 발표했다. 전미비평가협회 시상은 다음 해 2월 개최되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지름길로 통한다. 이들이 선정한 수상작들이 아카데미 수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뉴욕 비평가 협회, LA 비평가 협회 등으로 결성된 전미 비평가협회는 아카데미 수상작 선정에 강력한 여론을 형성하고,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한국 영화는 100년 역사에도 불구, 단 한번도 아카데미 시상식에 진출하지 못했다. 다문화에 대한 배척, 백인 중심의 인종 차별 문화 등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 탓이다. 그간 수많은 한국 영화들이 아케데미 문을 두드리기 위해 외국어영화상을 노렸지만 후보에도 들지 못했던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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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처럼 살얼음 같은 아카데미 시상식 전야에서 '기생충'이 보여주는 행보는 남다르다. 국내 언론의 호들갑이 아니다. 현지 매체가 이미 수상을 예견했다. 뉴욕타임스는 한 달 여 전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토마토 신선도로 영화를 평가하는 로튼토마토는 '기생충'에 신선도 99%라는 후한 점수를 줬다.

봉준호 감독 역시 아카데미 진출을 노리고 있다. 현지에 장기간 머물면서 매체들과 인터뷰를 하고 유력 인사들을 만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지난 달 3일에는 LA에서 열린 제23회 할리우드 필름 어워드 시상식에서 필름메이커상을 받았다. 애틀랜타 비평가협회가 선정한 올해 10대 영화에 포함돼 감독상과 각본상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전미 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 꿈으로만 여겨졌던 아카데미 진출 가능성을 높엿다.

미국 내 개봉 성적도 괄목할만하다. 지난 10월 현지에서 개봉된 '기생충'은 개봉 3주 차에 북미 누적 매출 565만 9526 달러(11월 1일 기준, 66억 466만 6842원)를 돌파했다. 역대 북미에서 개봉된 한국 영화 중 가장 높은 성적이다. 미국 내 평론가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

물론 경쟁작들이 만만치 않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이리시맨’,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이 다양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기생충'이 여느 한국 영화들 보다 아카데미의 높은 장벽을 허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영화가 이젠 오스카의 무대에 오를 때도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필름메이커상을 받으며 밝힌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이다. 불과 20년 전 한국 영화계에서 칸과 베를린은 감히 넘볼 수 없는 그들만의 성역으로 여겨졌다. 내성을 키우며 순식간에 불가능한 꿈을 이룬 한국 영화, 오스카 정복도 가능하지 않을까. 미국 현지 매체로부터 "봉준호 감독의 걸작이자,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평가 받았던 '기생충'이라면 말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영화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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