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액션퀸에서 멜로퀸까지 ‘믿.보.배 史’ [거꾸로TV]
2020. 01.09(목)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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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저 눈빛 뭐지?’

배우 하지원에 대한 첫 기억은 눈빛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민희부터 김래원, 이요원까지 현재는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총출동했던 KBS2 청춘드라마 '학교2‘에서 하지원은 짧은 분량을 눈빛으로 압도하는 존재감을 자랑했다. 1999년, 안방에서 가장 날카롭고 깊은 눈빛을 보여 준 여배우다.

남다른 눈빛을 알아본 것일까. 이듬해 하지원은 MBC 드라마 ‘비밀’(2000)로 단숨에 주인공으로 발돋움했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친 언니의 앞길을 막는 일도 서슴지 않는 악역을 맡았다. 악역에도 불구, 강렬한 연기로 착한 주인공 보다 더 화제를 모으며 이름 석자를 알리는데 성공했다. 이후 작품은 KBS2 '인생은 아름다워‘(2001)다. 불과 1년 만에 ‘학교2’의 남자주인공 김래원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게 된 것. 그만큼 하지원의 성장 속도는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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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하지원의 필모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작품, MBC '다모‘(2003)를 만나게 된다. 이 작품은 하지원의 매력이 총집합된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니아들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다모 폐인‘이라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조선의 여자 형사 채옥 역을 맡은 하지원은 ’다모‘에서 액션과 멜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매회 강도 높은 액션신을 남자 배우 보다 더 훌륭히 소화해 냈고, 현재도 액션 연기는 하지원을 대체할 배우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모’에 매니아 층이 형성될 수 있었던 건 아슬하면서도 절절한 삼각 멜로 라인 덕이다. 하지원은 멜로신을 연출할 때는 액션에서 보여준 강렬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어필하며 매력을 양분화 했다. 하지원의 인생 연기에 주축이 되는 액션, 멜로는 이 드라마에서 기반이 다져졌다.

‘발리에서 생긴 일’(2004) 역시 하지원의 필모에서 중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조인성의 드라마로 기억되지만 사실 여성 캐릭터가 그 어느 드라마 보다 차별화되는 작품이다. 기존의 드라마는 여자주인공이 한 남자만을 사랑하는, 순정적인 캔디형 캐릭터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하지원은 소지섭, 조인성 두 남자를 모두 사랑하는, 그 사이에서 갈대처럼 흔들리는 내면의 욕망에 솔직한 여성 캐릭터를 소화했다. 자칫 비호감이 될 수 있는 캐릭터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건 작품 자체의 신선한 파격성과 더불어 하지원의 기본적 연기 내공이 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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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사극 출연이 뜸하지만, 사실 하지원은 사극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다. 남자주인공 일색인 사극 드라마판에서 하지원은 KBS2 드라마 '황진이'(2006)를 통해 원톱 여배우로 거듭났다. 세상 물정 모르는 순수한 황잔이가 수많은 남성의 마음을 뺏는 팜므파탈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파노라마같은 연기로 그려냈다. 이 작품에서 하지원은 원톱으로도 공백감이 느껴지지 않는 존재감을 증명하는데 성공한다.

안방을 정복한 하지원은 스크린 사냥에 나서게 된다. 2002년 ‘색즉시공’의 성공으로 가능성을 보여 준 하지원은 안방에서 스타가 된 후 2009년 또 다른 인생작 ‘해운대’와 ‘내 사랑 내곁에’로 극장가까지 완벽히 접수하게 된다. 특히 ‘해운대’가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천만 기록을 세우게 되면서 하지원은 모시기 경쟁을 통해서만 캐스팅을 할 숭 있는 배우로 거듭나게 됐다. 같은 해 개봉된 ‘내 사랑 내 곁에’서는 하지원이 묵직한 정통 멜로에도 욕심이 많다는 걸 보여줬다. 루게릭병에 걸린 남편을 헌신적으로 보살피는 여성을 희생적으로만 다루지 않고 사투적으로 그려내며 차별화를 꾀했다. 하지원의 20년 필모그래피는 액션과 멜로,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하지원의 연기 욕심과 발자취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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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이 남자 배우들이 선호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현빈은 SBS '시크릿 가든‘을 통해 스타가 됐고, MBC ’기황후‘에서 호흡을 맞춘 지창욱 역시 이 작품을 기점으로 몇 단계 더 성장했다. ’시크릿 가든‘과 ’기황후‘는 액션과 멜로, 코믹 요소가 섞여 있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런 플롯을 가진 작품은 늘 하지원이 캐스팅 0순위였다. 그 만큼 액션과 멜로 코드가 함께 있을 때 유독 빛을 발하는 배우다.

2015년 이후부터 하지원은 주로 정통 멜로 라인이 강한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중성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여인의 캐릭터에 더 끌리는 듯 하다. SBS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는 중성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버리고 도회적인 여성미를 보여주며 이미지를 탈바꿈 시켰다.

JTBC '초콜릿’에서는 윤계상과 담담하면서도 절절한 멜로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음식이 상처를 치유하는 매개물이 되는 이 드라마에서 하지원은 셰프의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하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트레이닝을 받고 실제 주문을 받아 서빙을 하는 등 혹독한 연습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황진이’ 때는 수개월 간 한국 무용에 매진했고, ‘다모’ 시절에는 수개월을 액션 스쿨에서 있었다. 뭘해도 믿고 볼 수 있는 믿보배가 된 이유는 이 같은 피나는 노력 덕이다. 하지원 이름 석자 앞에 당당히 '퀸'을 붙일 수 있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드라마,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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