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지않아' 기발한 설정, 건강한 웃음 한 스푼 [씨네뷰]
2020. 01.15(수) 10:00
해치지않아
해치지않아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처음부터 끝까지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방식으로 재미를 만들어낸다. 때때로 싱거울 때도 있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진한 곰탕 한 그릇을 먹는 듯한 만족감이 밀려오는 '해치지않아'다.

15일 개봉된 영화 '해치지않아'(감독 손재곤·제작 어바웃필름)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 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안재홍)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이야기다.

동물 대신 탈을 쓰고 동물을 연기한다는 다소 황당한 소재지만, 영화는 초반 태수의 상황들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방식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납득을 하게 만든다. 언제 해고당해도 문제 될 것 없는 로펌 수습 변호사 태수의 절박한 상황들은 후에 그가 말도 안 되는 계획에 진심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한다.

태수뿐만 아니라 동산 파크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생계, 동물과 동산 파크에 대한 애정 등 직원마다 동산 파크를 살리고 싶어 하는 이유를 묘사함으로써 직원들이 자진해서 탈을 쓰고 동물 노릇을 하는 행동에 개연성을 부여했다.

여기에 "동물원이니까 속을 거다"라는 간단한 명제까지 더해지면서 이 기발한 상상력은 힘을 가지고 관객을 탈을 쓴 사람들이 연기한 동물이 있는 동산 파크로 안내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탈의 퀄리티는 상상 이상이다. CG 보다는 리얼하지만, 실제 동물보다는 리얼리티가 떨어지기는 하다. 동물원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맞물려 실제와 같은 시너지 효과가 난다. 배우들이 각자 맡은 동물의 동작에 대한 숙지와 함께 모션 연습을 진행한 노력 덕분에 실제 동물과 비교했을 때도 움직임에 이질감이 많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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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해치지않아'의 강점은 자극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웃음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눈살이 찌푸려진다거나, 동물에 대한 지나친 희화화 없이 각 인물들의 성격과 상황에서 기인한 코믹 요소들로 웃음을 유발한다. 또한 눈살이 찌푸릴 정도로 폭력적인 장면도 없기 때문에 전 세대가 봐도 무방할 정도로 '청정 가족 영화'로서 손색없다.

더불어 대놓고는 아니지만, 장면마다 간접적으로 숨겨 놓은 메시지를 통해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시한다. 우리가 마냥 보고 즐기기만 했던 동물원이 사실은 동물들이 자유롭게 살 권리를 빼앗고 있는 거대한 철창이 아닌지에 대해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영화는 이를 강요하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 뿐이다.

'해치지않아'의 건강한 스토리 전개 방식은 결말의 여운을 한층 극대화시킨다. 북극곰 까만코와 태수, 소원(강소라)의 마지막 재회 신은 오래도록 뇌리를 떠나지 않을 정도로 깊은 울림을 남긴다.

극장가 성수기인 설 연휴 대전에 뛰어든 '해치지않아'다. 가족과 함께 볼 수 있고, 스트레스받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착한 영화를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해치지않아' 포스터 및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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