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에서 ‘환상동화’로, ‘배우 강하늘’의 영민한 행보 [이슈&톡]
2020. 01.16(목) 13:43
동백꽃 필 무렵 강하늘
동백꽃 필 무렵 강하늘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브라운관에서의 화려한 성공은 더 이상 무대 위에서의 시간을 마련하지 못하게 한다. 우선 시간을 내기 어렵고, 매순간 대중의 시선이 집중되는 스타의 대열에 들어서다 보니 브라운관 혹은 스크린의 거침 없이 사람들의 눈을 마주하는 무대 위에서의 연기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동백꽃 필 무렵’으로 최고치의 주가를 올린 배우 ‘강하늘’의 행보가 놀라운 것이다.

‘동백꽃 필 무렵’의 열기는 현재 연극 ‘환상동화’로 뻗어나가고 있다. 강하늘의 출연 소식이 알려진 까닭으로, 그가 나온다는 회차는 대부분 매진되어 어떻게든 표를 구하기 위한 사람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중이다. 더욱 흥미로운 지점은 이렇게 ‘환상동화’를 접한 이들의 재관람률이 상당히 높다는 거다. 처음엔 강하늘 때문에 보았다가 극 자체의 매력에 빠져 또 다시 무대를 찾게 되는 사람이 대다수란 소리다.

잠깐 소개하자면, ’환상동화’는 각각 사랑과 전쟁, 예술의 기치를 내건 세 명의 광대들이 나와 관객에게 들려주는, 한스와 마리라 불리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파괴를 일삼는 인간의 악한 본성이 일으킨 전쟁 속에서 두 남녀의 사랑이 어떻게 예술이라는 환상을 창조해내고 현실로부터 구원을 받는지 담아냄으로써, 인간의 존재가치와 그가 지닌 삶의 의미를 잘 녹여낸 작품이다.

이렇게만 들으면 극이 무거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세 광대가 시종일관 재기발랄하게 움직이며, 관객들의 웃음과 눈물을 쏙 빼낸다. 그래서 이야기의 완성도는 세 광대의 연기력에 달려 있는데 강하늘이 이 중 사랑광대를 맡아 배역을 온전히 소화하며 작품의 내외적 성과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인지도에 의한 홍보효과와 연기력, 작품성의 완벽한 매치다.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다 보니 ‘환상동화’에서 강하늘이 책임져야 할 대사와 움직임의 양은 엄청나다. 뿐만 아니라 그가 수없이 무대 위에 서본 베테랑이라 해도, 관객들과 마주하여 연기를 펼쳐야 하는 연극 무대는 어찌 되었든 긴장의 연속이다. 게다가 ‘동백꽃 필 무렵’ 후 거의 공백 없이 오르는 무대다. 부담감이 적지 않을 수 없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상동화’를 선택한 데에는, 6년 전에 관객으로 보았을 당시 더 큰 배우가 되어서 꼭 해보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좋은 작품이란 확신 때문이겠다.

사실 이 대목이 놀랍고 감탄을 자아낸다. 좋은 작품과 연기를 향한 열정이 아니고서는 만만치 않은 양의 노력이 들어가는 작품을 연달아 할 수 없을 테니까. 배우에게 있어 탁월한 연기력과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능력은, 재능도 재능이지만 성실한 열정과 진정성 어린 노력이 더해지지 않으면 취할 수 없는 자질이다. 기회는 이 자질 위에 찾아오고 머무르기 마련이며, 이미 한바탕 누린 자라 해도 또 다시 제 은혜를 허락한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환상동화’로 이어지는 강하늘의 행보가 영민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대중은 덕분에 즐겁다. 강하늘이 아니었으면 ‘환상동화’라는 멋진 작품을 접하지 못했음은 물론,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이 아닌 무대 위에 놓인이야기가 지닌 힘을 깨닫지 못했을 게 분명하니까. 배우다운 배우는 좋은 작품에 참여하여 좋은 연기력으로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할 줄 안다. ‘환상동화’에 이후엔 또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 배우 강하늘의 다음 걸음이 궁금하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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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강하늘 | 동백꽃 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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