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임' 기대 이상인 MBC의 장르물 [첫방기획]
2020. 01.23(목) 09:21
더 게임, 옥택연, 이연희
더 게임, 옥택연, 이연희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더 게임'이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과 배우들 간의 '케미'로 성공적인 포문을 열었다.

MBC 새 수목드라마 '더 게임: 0시를 향하여'(극본 이지효·연출 장준호, 이하 '더 게임')가 22일 밤 첫 방송됐다. '더 게임'은 죽음 직전의 순간을 보는 예언가 태평(옥택연)과 강력반 형사 준영(이연희)이 20년 전 '0시의 살인마'와 얽힌 비밀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다.

이날 방송에서 태평은 살인 용의자로 의심받다 가까스로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능력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한다. 그러나 곧 태평은 이미진(최다인)의 죽음 직전 상황을 보게 돼 그를 따라가지만 범인을 놓쳐버리게 된다. 이후 방송 말미 공개된 예고편에는 "이미 정해진 운명은 못 바꾼다"고 주장하는 태평과 수사 공조를 요청하는 준영이 대립하는 모습이 그려져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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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

이런 긴장감 높은 전개 속에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은 몰입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됐다. 먼저 '더 게임'은 최근 수많은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2:1 포맷을 선택했다. 드라마에서 2:1 포맷을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주된 스마트폰의 폼팩터(외형 규격)가 2:1 비율의 화면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 2:1 와이드 포맷은 기존 유행하던 16:9 비율의 화면보다 세로가 넓고 가로가 좁다. 해당 포맷을 사용할 경우, 스마트폰을 이용한 시청자들이 드라마 전반적으로 걸친 미장센을 한눈에 가득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 게임'은 이런 장점을 최대한 살린 연출을 준비했다. 먼저 2:1 포맷이 빛을 발한 건 태평이 납치된 순간이다. 누아르 영화를 보는듯한 어두운 창고 안에서 두 조직은 일몰을 역광 삼아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인다. 이를 배경으로 칼과 둔기를 이용한 액션 시퀀스가 지속돼 보는 맛을 살렸다.

두 번째로 '더 게임'이 2:1 포맷을 지혜롭게 살린 신은 바로 지하 주차장 신이다. 2:1 비율의 단점 중 하나는 화면이 옆으로 긴 탓에 높은 건물을 찍을 경우 답답해 보인다는 점이다. 이에 감독은 일반적인 주차장이 아닌 원형 주차장을 이용해 준영이 차를 쫓아 뛰어 올라오는 과정을 다이내믹하게 담아냈다. 이 밖에도 감독은 수직이 아닌 수평 구조의 구조물을 주로 찍으며 2:1 비율의 단점을 상쇄시켰다.

◆ 장르물에서 발견된 이연희의 또 다른 매력

여기에 예상치 못한 이연희의 반전 매력이 혹여나 진지할수만 있는 드라마 전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극 중 준영은 불의의 사고로 20년 전 아버지를 잃고 고통스러운 유년 시절을 보낸 인물이다. 이 탓에 준영은 독립적이고 자신의 신념만을 중요시 여긴다.

그러나 항상 완벽할 것만 같고,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 같던 준영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준영은 이른바 '4주일 남' 국과수 법의관 구도경(임주환)이 다시 한번 부검을 위해선 최소 4주가 필요로 한다고 하자 "여기가 무슨 가정법원이냐,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따져묻기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를 든다. 하지만 준영은 도경이 전화를 받자마자 비굴한 모습으로 돌변한다. 그는 단호히 말하는 도경에게 "좀봐주시면 안되냐"고 애원하거나 애교를 부리기까지 한다.

이렇게 극과 극으로 돌변하는 이연희의 모습은 진지함으로 가득 찬 장르물 드라마에 숨 쉴 포인트를 제공해 작은 미소를 띨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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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게임' 풀어야 할 숙제

다만 '더 게임'에 우려가 있다면 태평이라는 인물이 이른바 '고구마' 캐릭터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더 게임' 1-2회에서 태평은 이미진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과, 결국 땅 아래 생매장돼 사망한다는 걸 알고도 경찰에 수색 의뢰를 하지 않는다. 더불어 사라진 딸이 걱정돼 전화를 건 유지원(장소연)에겐 "땅에서 휴대전화를 주웠다"고 답할 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정해진 운명은 바꿀 수 없다"고 믿는 태평에게 경찰과 섞이고 싶지 않은 마음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진이 걱정돼 그를 쫓은 사람치곤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평의 대처는 이해할 수 없다.

이처럼 '더 게임'은 섬세한 연출과 간혹 터지는 웃음으로 몰입도를 상승시켰으나 마지막 태평의 행동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앞으로 '더 게임'이 어떤 전개로 태평의 대처에 타당성을 부여할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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