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윤선우, 그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 [인터뷰]
2020. 01.25(토) 09:00
스토브리그, 윤선우
스토브리그, 윤선우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윤선우는 ‘스토브리그’에서 본인 스스로를 연기하는 듯한 자연스러움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런 싱크로율 높은 연기에는 윤선우만의 노력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2003년 영화 ‘써클’에서 아역으로 데뷔한 윤선우는 꽤 오랜 기간 무명시절을 겪었다. 긴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윤선우는 쉬지 않았기에 좋은 기회를 쟁취할 수 있었다. 윤선우는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했다”며 “극단에 들어가려다 친구와 돈 300씩을 모아 아예 만들어 버렸다. 오랜 연습을 한 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라는 작품을 하게 됐고, 꽤 좋은 평가를 받아 극단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방인’을 보고 무려 15명이 연극을 하고 싶다고 찾아왔어요. 이후 전 연출을 맡아 극단 활동을 이어갔죠.”

연극으로 내공을 쌓던 윤선우는 결국 좋은 기회로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다. 하지만 서로가 바빠짐에 따라 극단 활동은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윤선우는 “아쉽게도 지금은 이름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극단은 한 명이 주체적으로 이끌어가야 하는데 지금은 친구도 나도 바빠 운영하기가 힘들다”며 추후 기회가 생긴다면 연극을 다시 선보이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물론 드라마 데뷔에 성공한 윤선우에게 파란만장한 나날들만 펼쳐진 건 아니었다. 그는 2010년 OCN ‘신의 퀴즈’에 출연했지만 또다시 공백기는 찾아왔고, 이후 4년이 지나서야 KBS2 ‘TV소설 일편단심 민들레’로 복귀할 수 있었다. 그러다 2016년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 왕원 역으로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지난해 KBS1 ‘여름아 부탁해’를 통해 국민 사위로 발돋음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여름아 부탁해’ 후속으로 선택한 작품은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연출 정동윤)였다.

‘스토브리그’는 열정마저 상실한 만년 꼴찌팀 드림즈에 백승수(남궁민) 단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드라마로, 극중 윤선우는 백승수의 동생이자 드림즈의 전력분석원 백영수 역을 맡았다. 백영수는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지만, 야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통계학과를 졸업해 결국 드림즈에 들어가게 되는 인물이다.

윤선우는 ‘스토브리그’에 “오디션을 보고 합류했다. 그런데 막상 대본을 받고 나니 나와 백영수가 닮은 점이 무척이나 많아 신기했다”고 운을 뗐다. “평소 스포츠 뉴스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사실 주로 보는 건 농구와 축구다. 야구는 간간이 보는 수준이었다. 한 가지 신기했던 건 내가 평소에도 백영수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야구 하이라이트가 아닌 통계를 중점적으로 봤다는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윤선우는 “주로 챙겨 봤던 건 ‘김형준의 야구야구’ 등의 유튜브 방송이다. 통계에 대해 엄청 자세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방송에 들어가기 전부터 WAR(승리 기여도), OBP(출루율), SLG(장타율), OPS(OBP와 SLG의 합) 등의 야구 용어에 이미 익숙해진 상태였다. 또 류현진 선수의 경기를 챙겨보다 보니 야구라는 주제 자체를 즐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구를 좋아한다고 해서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도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윤선우는 “백영수의 과거 신을 촬영하면서 한 시간 정도 스윙 동작을 취했는데, 온몸이 부서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촬영 이후 며칠간 앓아누워 있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윤선우는 “평소 운동 신경이 있는 편인데도 그랬다. 심지어 투수 역을 맡으신 분들은 더 고통스러워했다. 그제서야 ‘야구는 운동신경으로만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웃었다.

또한 윤선우가 ‘스토브리그’ 출연을 위해 걱정할 부분은 한 가지 더 남아있었다. 바로 휠체어, 얼마나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하지마비 환자를 표현하느냐가 관권이었다. 심지어 윤선우의 하지마비 환자 연기는 데뷔 이후 처음이었기에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윤선우는 촬영 전부터 휠체어를 직접 빌려 연습했다고 고백했다.

윤선우는 “대여를 했다. 휠체어가 몸에 안 익으면 대사나 연기를 하기 힘들기 때문에 오랜 시간 익숙해지려 노력했다. 특히 자연스럽게 앞뒤로 움직이는 것과, 허리를 고정하는 습관을 들게 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히며 “하지마비 같은 경우엔 허리에 힘이 없기 때문에 상체를 앞으로 숙이지 못한다. 이런 부분을 살리기 위해 실제 하지마비 환자들의 영상을 다수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선우는 “당연히 그냥 휠체어일 줄 알았는데 막상 촬영장에 가보니 전동 휠체어가 있더라. 그냥 버튼만 누르면 됐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면서 “노력한 건 아쉬웠지만 좋은 점도 있었다. 전동 휠체어는 그냥 휠체어에 비해 엘리트 해 보여 백영수라는 캐릭터에 더 적합해 보였다”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이런 노력 끝에 윤선우는 마치 자신의 아바타를 보는 듯 백영수와 찰떡같은 싱크로율을 자랑할 수 있었다. 여기에 가족적인 면에서도 두 인물은 비슷한 점이 많아 몰입에 도움을 줬다.

윤선우는 “내가 5남매 중 막내인데, 현실도 백영수와 비슷하다. ‘스토브리그’에서 백영수와 백승수가 형제애는 깊지만 서로에게 데면데면하듯, 우리도 그렇다. 내가 형과 누나를 좋아하는 마음은 있지만 말을 잘 섞는 편은 아니다. 다만 친구처럼 지내며 티격태격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윤선우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형제자매에 대한 비슷한 면모가 백영수와의 싱크로율을 높였다면, 백영수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든 건 남궁민의 활약이었다. 윤선우는 “남궁민이 디테일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면서 “말끝을 얼마나 흘려야 하는지부터 호흡, 억양, 표정 등을 무척이나 세밀하게 조정해준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과의 촬영 때도 그렇다. 그래서 가끔은 한 신을 수십 번 촬영할 때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백영수가 처음으로 백승수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는 윤선우는 “그때 백영수는 형에게 처음으로 “왜 혼자 죄책감에 시달리냐”며 숨겨왔던 속마음을 꺼내 보여준다. 이에 백승수 역시 평소 감추려 했던 슬픈 과거를 들춰내고, 감정에 숨김없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연기하는 남궁민의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연기에 빨려 들어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상 남궁민의 연기를 볼 때면 ‘왜 나는 저렇게 연기하지 않았지? 왜 항상 액션만 고민하고 디테일함은 신경 쓰지 않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덕분에 ‘스토브리그’는 내게 연기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도움이 많이 되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마치 터닝포인트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연극,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내공을 쌓은 윤선우는 캐릭터 하나를 완벽하기 표현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열정 가득한 배우였다. 캐릭터와 닮아지기 위해 노력했고, 어느새 백영수 스스로가 된 윤선우의 모습은 우리가 '스토브리그' 속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김종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스토브리그 | 윤선우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