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의 힘"…봉준호 감독·방탄소년단, '국뽕'이 아니다 [이슈&톡]
2020. 02.10(월) 19:07
봉준호 감독, 방탄소년단
봉준호 감독, 방탄소년단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한국 문화계에 연일 낭보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그래미 진출 소식에 이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기록하며 세계 주요 영화상을 석권했다.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기생충'은 국제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감독상·각본상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하며 한국 영화의 힘을 전 세계에 알렸다.

영화에서는 '기생충'이, 음악 부문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나서서 한국 문화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며 세계의 편견을 깬 이들의 행보에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 K팝을 세계로,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4월 발표한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MAP OF THE SOUL:PERSONA)'를 통해 미국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인 '빌보드 200' 1위, '빌보드 핫 100' 8위 등 기록을 시작으로 영국 UK 오피셜 차트 1위 등 기록을 써내려 가며 세계 음반 시장의 벽을 차례차례 깼다.

수상 부문에 있어서도 '넘사벽' 성과를 내며 수 차례 낭보를 전했다. 지난해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의 본상 수상에 이어 지난달 26일 제62회 그래미 어워드 시상식에서도 아시아 가수 최초로 공연을 펼치는 쾌거를 이뤄낸 것.

방탄소년단은 이날 래퍼 릴 나스 엑스, 컨트리 가수 빌리 레이 사이러스 등과 함께 '올드 타운 로드' 올스타즈 무대를 함께 꾸미며 인종, 장르를 넘어선 화합의 무대를 꾸며냈다. 특히 특정한 장르와 비영어권 아티스트에 대한 차별로 뭇매를 맞던 그래미가 방탄소년단을 퍼포머로 발탁한 이례적인 상황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고, 방탄소년단은 자신감 넘치는 퍼포먼스로 또 한 번 현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21일 발매를 앞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역시 심상치 않은 기세다. 지난달 17일 선공개된 수록곡 '블랙 스완(Black Swan)'은 약 100여 개 국가의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가 하면, 외신들이 2020년 가장 주목하는 새로운 앨범으로 꼽히며 전 세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 한국 영화 100주년이 낳은 마스터피스, 봉준호의 '기생충'

지난해 5월 칸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기생충'은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드러냈다. 빈부격차, 계급갈등 같은 보편적인 문제점을 주제로 삼아 봉준호 감독 특유의 해학을 담아낸 점이 언어의 장벽을 넘고 전 세계 씨네필의 공감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에 '기생충'은 제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국내외 시상식을 섭렵하며 이변을 만들기 시작했다. 영미권에서만 55개 시상식에서 124개 트로피를 휩쓸었고, 특히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비롯해 미국 감독 조합상, 미국 배우 조합상, 미국 작가 조합상, 미국 제작사 조합상 등 '4대 조합상' 등에서 낭보가 이어지면서 성공적으로 오스카 레이스를 펼치며 수상 가능성을 더했다.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한국 영화 역사 101년 만에 최초로 한국 작품의 오스카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여기에 외국어영화 최초로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하는 진기록을 썼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각본상 수상 소감에서 "감사하다. 큰 영광이다.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사실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쓰는 것은 아니지만, 이 상은 한국인이 받은 최초의 오스카 상"이라고 말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함께 수상한 한진원 작가는 "미국에 할리우드가 있듯 한국에는 충무로라는 곳이 있다. 충무로의 모든 영화 제작자, 스토리텔러와 영광을 나누고 싶다"며 한국 영화를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 오직, '문화의 힘'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이데일리 문화대상' 대상을 수상한 자리에서 백범 김구 '나의 소원'의 한 구절을 언급했다. "문화라는 것은 실로 그 어떤 물리적인 힘보다 모든 경계를 무너뜨리는 가장 강력한 무형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종사하고 있는 음악뿐만이 아니라 국악, 뮤지컬, 드라마, 연극, 무용 등 모든 문화 장르의 팬이자 소비자로서, 문화를 향유함으로써 사람이 사람다워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문화의 힘을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1년 후, '기생충'이 세계 영화사에 새롭게 족적을 남겼다. 강력해진 한국 대중문화의 힘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대중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수상의 영예는 개인에게 돌아가는 것이지만, 결국 이들의 쾌거는 한국 대중문화의 르네상스를 여는 초석이 됐다. "한국 문화의 저력을 과시하는 이들과 함께 동시대를 살고 있음이 자랑스럽다"는 대중의 반응은 '국뽕'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려질 수 없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뉴시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황서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기생충 | 방탄소년단 | 봉준호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