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KO” 기생충, 어떻게 북미 시장 넘었나 [이슈&톡]
2020. 02.15(토) 15:40
봉준호 아내 감독 봉준호 기생충 영어로 박찬욱 parasite 아카데미 시상식 크리스 에반스 설국열차 괴물 마더 살인의 추억 박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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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예술의 힘은 인종, 문화, 국가 간 장벽마저 함락시켰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철옹성마저 뚫어낸 4관왕 주역 ‘기생충’, 봉준호 군단은 어떻게 세계 영화 스케일의 상징, 북미 관객들마저 홀렸을까.

지난 10일(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작품상·감독상·각본상·편집상·미술상·국제영화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등 총 4개 부문에서 상을 거머쥐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 권위 작품상까지 거머쥔 봉준호는 보수적이라 평가 받는 미국 오스카 현장에 혁명을 일으킨 올해 영화계의 ‘대세’ 주인공이었다. 이에 앞서 이미 지난 해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미국 골든글로브, 해외 유수 영화 수 십 군데에서 모든 상을 휩쓴 것은 이번 오스카 시상식의 전초전으로 요약된다.

봉준호 사단은 이 같은 업적이 자신만의 것이 아님을 명시했다.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준 이는 미국의 영화 거장 마틴 스콜세지였으며, 그는 수상의 영광을 전 세계를 장악한 아카데미 시상식의 오랜 공로자들과 함께 나눴다. 사실상 자신의 영화를 사랑해주는 전 세계 대중 관객들이 영화시장의 또 다른 주인공임을 강조한 행태였다. 가령 그는 수상소감에서 어린 시절부터 존경해온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대한 경외를 드러냈다. CJ 부회장 이미경 수상소감 역시 한국 관객들의 영화예술 선호도를 화두에 올려 화제를 모았다.

봉준호는 시상식 직후 한국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일단 기쁨 자체만을 생각하고 싶다.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는가에 대해서는 좀 더 심층적인 다각도 분석이 나올 것 같다”라며 어안이 벙벙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아카데미 철옹성마저 함락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스스로의 고찰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겸양이기도 했다.

실제로 ‘기생충’의 세계적 신드롬은 영화계에서도 전무후무한 현상으로 요약되고 있다. 영화는 현재 압도적 영화 시장이라 불리는 북미 지역에서 1천 개 이상의 상영관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해 10월 개봉해 약 4달 간 북미 극장가를 장악하고 있는 것.

지난 12일 밤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본격연예 한밤’ 측은 LA 평론가 협회를 만나 해당 현상에 관한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했다. 협회 회장은 “4개월은 놀라운 수치다”라며 ‘기생충’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구석이 있는 영화임을 강조했다.

북미 현지 시민들의 반응과 입소문도 심상치 않다. 한 미국 LA 시민은 ‘기생충’ 흥행 비결에 대해 “(영화가) 시기적으로 아주 잘 맞는 것 같다. 실제로 지금 미국은 노숙자 문제도 심각하다. 사람들은 이런 문제를 생각보다 신경을 안 쓰고 산다”라며 “영화라는 플랫폼을 통해 세계적 문제를 지적하는 부분이 좋다”는 소견을 내놨다. 사실상 계급, 자본 권력, 노동 문제 등 사회 현안이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주요한 쟁점이라는 방증이었다. 다른 관객들 역시 “‘기생충’이 미국 사람들에게도 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줬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스크린 속 자막, 그 장벽을 뛰어넘으면 모두가 좀 더 행복한 영화 관람 경험을 즐길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긴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의 말대로 예술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다가서고, 한편으로 누구에게나 색다른 공감각을 선사한다. 인종, 국가, 성별을 모두 뛰어넘은 ‘기생충’의 저력이 공증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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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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