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위기 제작사까지" 대중가요계, 정부 지원 절실 [코로나19 위기-K팝①]
2020. 02.29(토) 10:30
코로나 19 탓 관객 없이 음악 방송을 준비 중인 아이돌
코로나 19 탓 관객 없이 음악 방송을 준비 중인 아이돌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김한길 오지원 기자] 대중가요 시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맥을 못 추리고 있다. 침체기가 길어질 것을 우려해 업계 스스로 다양한 노력들을 보이고 있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지원을 강구할 때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월 가요계는 극성수기였다. 연말과 연초에 주춤했던 K팝 가수들의 앨범 발매 일정이 빼곡히 예정돼 있었고, 콘서트와 해외 공연 일정도 촘촘했다. 각종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서 파생된 브랜드 공연들 역시 프로그램 종영 시점에 맞춰 기획돼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19’의 확산 탓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가요 행사의 특성상 다수의 인원이 모이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 단순 소독, 방역 등으로 사태를 수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가요 기획사들의 경우 앨범 발매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미디어 쇼케이스나 팬 쇼케이스 등은 대체로 취소하는 분위기다. 일부 기획사들은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무관중으로 쇼케이스를 진행하고, 온라인을 통해 이를 생중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정규 4집을 낸 방탄소년단 역시 지난 24일로 예정돼 있던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온라인 생중계로 대체했다. 전세계 팬들의 이목이 쏠려있는 상황 속 일정 자체를 취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사전에 이메일 등을 통해 질문을 받아 간담회를 진행했다.

방탄소년단뿐 아니라 최근 컴백한 가수 대부분이 활동 또는 홍보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예정대로 컴백을 했지만, 팬미팅, 콘서트, 방송 출연 등 대다수 일정에 지장이 생겼다. 그래서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배포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관계자는 "온라인으로만 새 앨범을 알리다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화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온라인 콘텐츠 외에 방송 활동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으나, 음악 방송 활동에도 불편한 점이 많다. 한 가요 관계자는 "팬들의 환호 소리도 없는 데다가, 스튜디오 자체가 휑한 느낌이 든다"며 "관중이 없으니 비어있는 곳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카메라 라인이 앞당겨져서 무대를 더 가까이서 찍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방송프로그램 촬영의 경우,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터라 개인 위생 관리에 더욱 예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 해당 관계자는 "모든 스태프들이 마스크를 낀 채 일을 하고 있다. 가수들도 대기실에서 마스크를 끼고 있고,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에 마스크를 벗는다"고 밝혔다.

공연의 경우 일정 취소 또는 잠정 연기를 결정한 것이 대부분이다. 관계자들은 밀폐된 공간에 다수가 모일 수밖에 없기 때문, 알려진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불안 요소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금전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연 강행을 고려했다는 한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티브이데일리에 "마스크, 손 세정제와 열 감지기를 구비하고, 소독과 방역을 철저히 하고, 신분증까지 체크 해 공연을 진행하려 했지만 역부족"이라며 "관객들이 직접 공연 강행에 대한 불안을 전달해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공연 제작사들과 기획사들 사이에서는 이번 기회에 전염병이나 국가 재난 등 예상치 못한 악재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최근 몇 년 새 가요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가상현실, 홀로그램 등 기술을 활용한 콘서트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또 '랜선 콘서트' 등 관중 없이 공연을 진행하며,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가수와 한 공간에서 호흡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는 K팝 공연의 특성에서 비쳐 보면 흡족할 수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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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업계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에서의 특단의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는 목소리도 크다.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으로 산업 자체가 침체 될 위기이기 때문, 정부 역시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대중가요 외의 분야를 향한 정부의 지원 방안은 어느 정도 나온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코로나 19’로 인해 예매 건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연극 등 공연업계에 지원을 약속했다. 공연 취소, 연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들이 긴급생활자급을 융자받을 수 있도록 총 30억 규모의 예산을 풀었다.

또 민간 소규모 공연장 430개소에 소독, 방역용품, 휴대형 열화상 카메라 등을 지원(2억2000만 원 규모)할 예정이다. 피해 기업이 법률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예술경영지원센터 내 '코로나19 전담 창구'도 운영 예정이다.

관객수 급감 등으로 피해를 보는 영화계를 위한 긴급 지원 방안도 발표한 상태다. 그러나 역시 피해가 큰 대중가요계를 위한 대안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오히려 정부와 지자체의 입장차이, 지자체의 잇속 챙기기 등에 상처를 받았다는 제작자들마저 등장했다. 한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의 입장 차이에 불만을 드러내며 "부도를 맞을 지경"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해당 관계자는 공연 시장 침체를 걱정하는 듯 "정부 고위 관계자가 나서 '공연을 무분별하게 취소하지 말라'고 하면서 문체부나 시 등에서는 공문을 보내 '공연 취소' 또는 ‘연기’를 종용한다"라며 답답해했다. 공연을 하라는 것도,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 황당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수와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공연을 취소했다고도 밝혔다.

지방 공연 등을 기획하는 한 제작사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에서 "공연 예산을 돌려달라"는 요청까지 받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관계자는 "공연이 임박해서 취소를 하게 됐다. 이미 들어간 돈이 있는데 행사가 취소됐으니 돈을 다시 토해내라고 한다. 계약 위반은 전혀 아닌 상황"이라며 "돌려줄 돈이 없으니 공연을 강행하겠다고 했지만, 계절에 맞춰 기획된 행사들이기 때문 연기해서 진행하는 것도 어렵다"고 했다. "도산 위기"라고 강조하며 "지자체의 배려와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관련해 문체부 대중문화산업과 관계자는 티브이데일리에 "기본적으로 공연 관련 상황 파악은 공연과에서 진행 중"이라며 "대중가요계의 피해 현황이나 공연 취소, 연기 상황들을 현재 파악하고 있다. 파악 후 거기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대책과 관련해서는 "일단 기본적으로 중기청에서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발표했기 때문, 기획사나 관련 단체들이 지원 요청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문체부가 구체적으로 금전 지원과 관련해 갖고 있는 안은 없다. 피해 현황 파악이 우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김한길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티브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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