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사람들, 무대 두려워"…관객수 반 토막·조기 폐막 [코로나19 위기-연극·뮤지컬]
2020. 02.29(토) 10:30
객석 방역 작업 중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객석 방역 작업 중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직격을 맞은 공연계가 휘청이고 있다. 관객이 급감하는 것은 물론, 확산 방지를 위한 공연 축소 및 조기 폐막, 취소까지 이어지고 있다.

◆ 관객 수 반토막, 텅 빈 공연장

28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월 1일부터 27일까지 1개월 간 연극·뮤지컬 공연 매출액은 184억8753만원으로, 전월 동기 384억440만원에 비해 약 51.9% 감소했다. 절반 이하로 매출액이 급감한 것이다.

공연 횟수는 1월 501건, 2월 461건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은 가운데, 관객들의 예매건수가 급감하면서 매출 하락이 이어졌다. 특히 2월 통계에서 강원·경기·충청 지역은 조기 폐막 등으로 인해 뮤지컬 부문 적자를 기록했다.

연말 성수기가 지나간 후의 2월은 통상적으로 공연 비수기지만,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이러한 낙폭은 유례 없는 현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월 매출액은 전월 대비 13.6% 줄어든 수준에 그쳤다. 올해 반토막 난 2월 매출액은 코로나19의 직격타를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 어린이 공연→성인 대상 연극·뮤지컬 줄줄이 휘청

1월 말, 설 연휴와 함께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소식에 가장 먼저 요동친 것은 방학 특수를 맞았던 어린이 연극·뮤지컬이었다. 공연 예매 사이트 담당자 A씨는 "1월까지만 해도 높은 유료관객 비율을 기록하며 사랑 받던 어린이 공연들이 2월 초 코로나19 파장이 커지자 관객 수가 급감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자녀들의 건강을 걱정한 부모들이 사람이 밀집한 공연장을 기피하면서 대량 예매 취소 사태가 벌어지는 등 피해를 직격타로 맞았다는 것이다.

성인 대상 공연들은 코로나19 초기까지만 해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정부가 최근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여파를 맞고 있다. 공연 기획사 직원 B씨는 "2월 초 코로나19 이슈가 매스컴을 도배하면서 예매자 이탈이 시작됐지만 취소율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심각 단계 격상 이후에는 단체 관람을 취소하거나 현장에서 환불을 요청하는 관객들도 생기면서 좌석점유율이 급감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A씨는 "공연 성격에 따라서도 피해도가 다르다"며 "마니아 층이 굳건한 작품이나 유명 배우가 있는 스타 캐스팅 작품은 관객 이탈이 심하지 않다. 하지만 오픈런 형태로 마니아 관객이 아닌 일반 시민을 타깃 층으로 공연 중인 작품들은 관객 수가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 여파로 인해 일시적으로 공연을 중단하거나 직원들에게 무급 휴가를 주는 등의 대책을 강구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관객 안전 최우선, 철저한 방역·조기 폐막까지
티브이데일리 포토
코로나19 여파로 취소·조기 폐막한 공연 포스터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서울시는 지난 25일부터 시립문화시설 58개소 전면 휴관을 시작했다. 오는 3월 8일까지 국립중앙극장 등 5개 국립공연기관은 휴관하고 국립극단 등 7개 국립예술단체의 공연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도 기획 공연과 전시를 1주일 간 잠정 중단한다. 또한 성남아트센터, 경기도문화전당 등 수도권 지자체 공연장들도 공연·전시 프로그램을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28일 개막 예정이던 국립극단 '화전가', 3월 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 예정이었던 국립창극단의 '아비, 방연' 등이 취소됐다. 정동극단은 이미 공연 중인 '적벽'을 3월 8일까지 공연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일선 공연장에서도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뮤지컬 '영웅본색', '귀환' 김해 공연이 취소됐으며 뮤지컬 '줄리 앤 폴', '위대한 개츠비',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이 조기 폐막을 결정했다. 특히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개막 5일 만에 갑작스럽게 종연을 결정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두산아트센터가 3월 휴관을 결정하면서 2월 28일 개막 예정이었던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는 3월 공연 일정이 통째로 날아갔다. 신시컴퍼니는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를 29일 조기 폐막하기로 결정했고, 3월 8일 개막 예정이었던 뮤지컬 '맘마미아!'를 4월 7일 개막으로 미루는 한편 부산에서 투어 공연 예정이던 뮤지컬 '아이다'를 전체 취소했다.

공연을 이어갈 예정인 각 공연장들은 정기적으로 공연장 방역을 실시하고 열 감지기·손 소독제 비치, 전 직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위생 관리 대비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공연 제작사 직원 C씨는 "공연장 측에서 코로나19 관련 확산 방지 대책 회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안내원들이 유사시 행동 요령 등을 새롭게 정리해 훈련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세종문화회관, 각 공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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