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빈, 연기라는 이름의 '지푸라기' [인터뷰]
2020. 03.02(월) 11:10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신현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신현빈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데뷔 후 10년이 지나기까지 참 다사다난했다. 포기하고 싶을 순간들 속에서도 배우 신현빈이 '지푸라기'는 연기였다. 연기라는 지푸라기를 잡고 마침내 배우로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가지게 된 신현빈을 만났다.

최근 개봉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신현빈은 극 중 사기로 생긴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지고 불행의 늪에 빠져버린 주부 미란 역을 맡아 연기했다.

신현빈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좋은 의미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단숨에 몰임 하게 만들 정도로 흡인력 있는 스토리와 각 캐릭터 간의 서사가 복잡한 구조로 나열돼 있지만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전개가 매력적이었다고.

감독과 만나 미팅을 거친 후 출연을 확정했지만, 이후 부담감이 밀려왔단다. 신현빈은 "미련이라는 역할이 영화의 구조 상 해줘야 하는 몫이 있는데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됐다"면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미란 캐릭터를 좋게 생각한 만큼 그게 스크린으로 보여줘야 하니까 부담됐다"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여러 부담감 속에 신현빈이 찾은 돌파구는 단 하나였다. 미란의 감정을 잘 전달하는 것. 간단명료한 계획을 세운 신현빈은 캐릭터에 좀 더 몰두했다. 신현빈은 "남편과 있을 때 미란이의 모습이 진짜 미란이의 모습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많이 억눌려 있고, 안 좋은 쪽으로 길들여져 있는 사람이다. 그런 상황에서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을 쉽게 하지는 못하지만 누군가 이야기를 하면 솔깃해하는 그런 성격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다.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상상을 해보지는 않았을까, 또 그런 순간을 기다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릭터에 대한 느낀 점들을 구체화시키고 그것들을 충실히 연기로 보여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펼쳤다. 특히 미란이 돈 가방을 얻기 위해 어떠한 선택을 하기까지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표현하려 했다. 신현빈은 "미란이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다. 해서는 안 되는 선택을 하긴 하지만, 막상 미란이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이 이런 선택을 한다고 해서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미란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미란에게는 그 선택이 최선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란은 연희(전도연)라는 비슷한 사연을 지닌 사람을 만나 돈가방을 향한 최후의 선택을 하게 된다. 연희와의 만남은 미란에게 잠재돼 있던 어떠한 욕망을 자각하게 만들고, 이를 실행하게 만든다. 영화 속 미란과 연희의 관계처럼 신현빈은 실제로 전도연에게 의지하며 연기했단다. 신현빈은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많이 배려해주셨다. 실제로 미란이가 연희를 믿고 가는 것처럼 저도 그랬다"고 전도연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를 노력이라는 이름 하나로 완성해낸 신현빈. 그렇기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대한 신현빈의 애정은 깊었다. 신현빈은 "좋은 기억이 많은 것 같다. 괴로운 감정신이 많았던 영화지만. 혼자 외롭게 찍고 있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었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같이 만들 수 있었다"고 함께 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올해로 데뷔 10년 차인 신현빈은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얼마 안 되는 것 같기는 한데 어느덧 연기한 지 10년이 됐더라"면서 웃어 보였다. 그는 "늘 현장에서 막내였는데, 어느 순간 연차가 쌓이면서 선배들 중에 어린 선배가 돼 있더라"고 감회를 전했다.

이어 신현빈은 "어떤 작품이든 과정이든 결과든 안 좋았던 적도 있지만, 지나고 보면 저에게 남은 것들이 많더라. 뭔가 작품 하나로 인해서 다른 작품으로 연결되기도 하더라"면서 "사람으로서도 배우고 달라지는 면들이 있었다. 그 모든 게 쌓여서 지금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이 아닌, 힘들고 외로웠던 순간들도 있었던 지난 시간들을 버텼던 이유는 결국 연기였다. 신현빈은 "다른 작품이 올 거라는 것 때문에 버티고 있었던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작품을 하면서 괴로움이 왔을 때도 그만두고 싶다거나 촬영장에 가기 싫다거나 한 적이 없다. 연기하는 걸 좋아하니까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0년을 자양분 삼아 새로운 10년을 향해 달려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신현빈. 그런 신현빈의 목표는 하나였다. "그 역할로 느껴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 배역에 어울리는 배우였으면 해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최하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신현빈 |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