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가대표' 남현희, 그를 응원하는 이유 [이슈&톡]
2020. 03.26(목) 14:06
사람이 좋다, 남현희
사람이 좋다, 남현희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전 국가대표 펜싱선수 남현희가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자신의 생애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빛내기 위해 국가대표로서 살신성인한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박수를 치게 했다.

24일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이하 '사람이 좋다')에서는 자신의 인생을 펜싱에 건 '검객' 남현희의 모습이 방송됐다.

1981년 생인 남현희는 중학교 때부터 펜싱을 시작, 고등학교 시절 주목받는 유망주로 성장했다. 이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국제 무대를 밟았고, 2005년에는 세계 선수권 대회 여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우승까지 하며 새로운 펜싱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다만 아쉽게도 올림픽에서만큼은 메달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플뢰레로 출전했지만,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거는 거에 만족한 채 귀국길에 올랐다. 하지만 위로받을 기회는 곧 찾아왔다. 남현희는 연이어 열린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쟁취하는 데 성공했고, 37세의 늦은 나이에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 함께하며 국가대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처럼 국제 대회 통산 99개 메달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운 그이지만, 남현희의 펜싱 인생이 순탄했던 것 만은 아니었다. 그는 155cm의 작은 키라는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었다. 맞는 펜싱 화가 존재하지 않아 양말과 깔창을 두세 겹씩 신은 채 경기장에 오를 정도였다.

왜소한 체구 때문에 경기에서 불리한 것은 물론, 무시당하기도 일수였다. 그럼에도 남현희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날카로운 펜싱 검의 끝처럼 자신의 장점을 끝없이 다듬었다. 하지만 "정말 운동에 미쳐 있었다. 운동밖에 몰랐다. 운동이 전부였고 운동으로 성공하고 싶었고, 국가대표가 되고 싶었다"는 남현희는 "왜소한 체격을 나만의 기술로 극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현희는 "키가 큰 선수 입장에서는 찌르고 도망가 버리면 한 타임만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키가 크면 유리하고 정말 쉽게 딸 수 있다. 반면 나는 키가 작으니까 팡트, 런지 등 다리 찢는 동작을 길고 깊게 깔면서 했다"며 자신만의 기술을 설명했다.

그러나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그의 몸엔 부담이 잇따랐다. 남현희는 "한쪽 발을 과하게 뻗다 보니 왼쪽 엉덩이뼈가 오른쪽보다 2.5배는 커졌다. 자세를 취하면 골반이 흔들렸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심지어 남현희는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수술도 강행했다. 부상으로 인한 통증을 없애기 위해 무릎 연골을 제거한 것. 그 정도로 펜싱은 남현희의 인생 그 자체였다.

하지만 남현희가 검을 놓을 수 없던 이유는 펜싱에 대한 사랑뿐만이 아니었다. 남현희는 "선수 활동을 하면서 모아놓은 돈을 저한테 쓰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 엄마 아빠를 도와드리고 싶었다. 그게 제일 컸다"고 고백했다. 그는 "메달을 따면 선수들 급여가 올라간다. 그래서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고 난 뒤 '내년에 계약만 들어가면 돈을 더 벌 수 있을 텐데 4년을 더 해볼까'라는 생각과 함께 '나만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남현희의 부모님 역시 그의 고충을 인지하고 있었고, 남 몰래 딸을 위한 희생도 감내하고 있었다. 남현희의 어머니는 "많이 미안했다. 사업 실패로 진 빚을 딸이 다 갚아줬다"고 운을 뗀 뒤, "졸업식을 얼마 안 남겨놓고 내가 유방암을 갖고 있다는 걸 혼자 알았다. 그런데 병원을 안 갔다. 조금이라도 더 벌어서 딸의 뒷바라지를 해야겠다 싶어 식당을 대신 갔다. 현희가 졸업하고 나서야 '이제 됐다'며 눈물을 쏟았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남현희는 신체적인 불리함에도 가족에 대한, 운동에 대한 사랑으로 국가대표가 되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 어머니의 진심 어린 희생은 그의 열정을 열렬히 불태우는 데 한몫했다. 덕분에 국가대표 남현희는 태극기를 유니폼에 부착한 한 사람으로서 살신성인의 기세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빛낼 수 있었고, 보인 스스로의 목표도 이룰 수 있었다. 남현희가 국가대표로서 흘린 피땀 섞인 눈물은, 은퇴 후에도 우리가 그를 응원하는 이유가 됐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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