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텔레그램 박사 조주빈, 개인 아닌 팀으로 활동했다 [종합]
2020. 03.29(일) 00:21
그것이 알고 싶다 텔레그램 N번방 박사 조주빈
그것이 알고 싶다 텔레그램 N번방 박사 조주빈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다뤘다.

28일 밤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박사' 추정 인물인 조주빈에 대해 조명했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아동성착취물 등을 제작해 텔레그램 채팅방에 유포한 일당이 최근 경찰에 체포됐다. 일명 '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갓갓'이라는 인물이 여성을 성 착취 노예로 삼고 이를 영상으로 제작해 텔레그램 방에 유포하고 공유한 사건을 말한다. '갓갓'이 사라진 뒤 '박사'라는 인물이 '박사방'을 개설, '갓갓'의 수법을 이어 받아 고액 알바를 미끼로 여성들을 끌어들여 협박한 뒤 성 착취 영상을 제작해 이를 텔레그램에 유포했다. 유저들에게 일정 금액의 입장료를 받고 해당 영상을 공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경찰이 '박사' 추정 인물인 조씨에 대한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조씨는 20대 남성이며 대학 학보사 기자로도 활동한 전적이 있는 조주빈이었다.

정부가 단속을 강화하면서 불법 성착취물이 유통되던 플랫폼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폐쇄된 국내 최대 성착취물 사이트 AVSNOOP. 그 계보를 잇겠다며 블로그를 개설한 뒤, 텔레그램 고담방으로 유저들을 모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을 경찰은 '감시자'라고 불렀다. 작년 9월 구속된 '감시자'는 판결을 앞두고 있다.

'감시자' 이후 텔레그램에서 '번호방'을 운영, 주로 'N번방'으로 불리는 단체 채팅방을 운영한 '갓갓'. '갓갓'은 경찰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해킹 링크를 보내 피해자의 SNS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범행을 이어갔다. SNS에 비공개로 남겨뒀던 피해자의 비밀을 지인들에게 폭로해 피해자를 협박한 '갓갓'. '갓갓'은 피해자들에게 착취한 영상을 '텔레그램 N번방'에 대량으로 유포했다.

지난해 9월 수능을 준비해야한다며 자신의 번호방 운영을 다른 이에게 넘기고 떠난 '갓갓'. '갓갓'의 빈자리를 메운 건 박사방의 박사였다. 갓갓과 다른 건 방 입장료가 비싸다는 것이었다.

박사방 사용자는 "저는 텔레그램에 2019년 3월 여기에 음란물이 있다라는 소식을 듣고 링크를 클릭하게 되었고, 나도 저런 수법으로 음란물을 받아야겠다 생각했다"고 제보했다. 샘플방은 피해자의 사진만 공개되는 곳으로, 이용자만 만명이었다. 박사의 불법 성착취물 영상이 공유되는 고액방은 실제론 300만원 상당의 입장료를 내야만 입장할 수 있는 곳이었다.

고액 박사방 이용자는 "근데 저한테 피해를 주시냐. 궁금해서 들어갔다. 돈을 줬는데 못들어갔다"면서 되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화를 냈다. 관전자들은 돈을 지불한 뒤 신원을 인증했다. 박사는 때때로 그들의 돈만 착취한 뒤 신원을 텔레그램에 '박제'하기도 했다. 박사방은 우연히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집요하게 쫓아가야 입장할 수 있는 방이었다.

박사는 어떻게 여성들을 텔레그램으로 끌어들인 걸까. 한 피해자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옛날부터 정신과 다녔는데 사건이 일어난 뒤 더 심해졌다. 약 없으면 잠도 못 잔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피해자는 "처음에는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연락이 왔다. 고액 아르바이트를 할 생각이 없냐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피해자는 "간단하게 역할 대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하더라. 새끼 손가락을 얼굴 옆에다가 대고 인증샷을 찍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텔레그램에서 고객과 만난 피해자는 이상한 요구를 받았다. 수위 높은 노출 사진을 촬영해달라고 했다. 피해자가 망설이자 고객은 텔레그램은 사진이 저장되지 않으며, 자동으로 삭제되는 점을 강조했다고 했다. 피해자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그동안 보낸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을 비난하면 안된다고 했다. 박사의 범행은 어두운 밤 홀로 길을 걷는 여성을 공격하는 연쇄 살인마의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한 전문가는 "진화된 연쇄살인의 형태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범행이 잔혹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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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추정 인물로 조주빈이 체포됐지만, 그를 박사라고 단정지을 수 없었다. 그가 박사라면 그는 24시간 내내 텔레그램에 접속해 있어야 했다. 조주빈의 친구는 그 점 때문에 조주빈이 박사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저랑 있을 때는 휴대전화를 잘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사는 24시간 활동했지만, 조주빈은 늘 텔레그램에 접속하지 않았다. 그 실마리는 이상한 곳에서 풀렸다. 한 여성을 협박해 경찰에 체포된 남성. 부따라고 불리는 이 남성은 박사가 직원으로 소개한 인물이다. 박사방을 부따라는 사람이 관리하고 있었던 것. 직원과 함께 팀으로 활동한 박사. 그 중 조주빈이 진짜 주동자가 맞는지 확인해 볼 방법이 있다. 박사가 제일 많은 증거를 남긴 곳은 채팅이었다. 실제 박사는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말투를 사용했다. 실제 검거된 부따라는 직원은 박사를 대신해 대화방에서 대화를 했다.

몇차례 방송국 PD와의 대화에 임한 박사. 전문가는 이 대화에 참여한 사람과 채팅방에 글을 남긴 박사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박사가 남긴 글 중에 시대 배경이 언급된 부분에 주목했다. 금융 실명제, 오만원권 등 적어도 30대 후반의 인물이 쓸법한 단어를 썼다는 것. 이를 보더라도 박사와 조주빈은 거리가 멀어보였다. 그러나 공범 중 40대 중반의 인물이 없었다.

박사 관련 프로파일링과 멀어보이는 조주빈.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조주빈에 대한 제보가 이어졌다. 체포되기 이틀 전까지도 조주빈과 일상 대화를 나눴던 한 지인. 박사의 범행이 집중됐던 지난해, 조주빈은 주로 독서실에 있었다고. 지난해부터 씀씀이가 커졌다는 조주빈. 지인은 조주빈이 왜 그런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 지인에 따르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조주빈은 돈에 대한 집착이 있었고, 이혼한 어머니로 인해 여성에 대한 혐오가 있었다고 했다.

조주빈이 활동했던 학보사 사람들은 그가 기사에 자주 사용한 문체와 박사의 문체와 비슷하다고 증언했다. 또한 박사가 유독 장애 관련 이야기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조주빈이 키 크는 수술을 받아 다리를 절뚝였던 일과 연관돼 있었다.

또한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박사방이 팀으로 운영됐다고 했다. 즉 조주빈을 포함한 여러명이 '팀 박사'를 조직해 박사방을 운영, 여성들의 성을 착취했다는 것이다. 또한 박사가 피해자들의 신상을 단시간에 알아낼 수 있었던 것은 공범 중 공익근무 요원 두 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두명은 현재 경찰에 체포된 상태다.

'팀 박사'와 함께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텔레그램에서 피해자들의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고, 이를 관전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처벌이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밝혀진 것과 같이 "실수로 들어갔다"는 일부 유저들의 말은 그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 입장료와 신분인증까지, 까다로운 절차 끝에 박사방에 초대돼 피해 상황을 관전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려면 '팀 박사'가 거래에 사용한 비트코인 거래 계좌에 대한 추적이 중요하다고 제작진은 강조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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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N번방 | 조주빈 | 텔레그램 N번방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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