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법' 절실합니다"…故 구하라 오빠, 친모와 싸우는 이유 [TD점검]
2020. 04.02(목)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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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지난 해 11월 故 구하라가 스스로 세상을 등진 그 때, 고인의 지인들은 사랑하는 이를 잃었다는 슬픔과 함께 우려에 빠졌다. 유산을 두고 가족 간에 다툼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 탓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고 구하라의 친어머니는 딸이 사망한 11월, 법률대리인을 통해 고인의 재산을 상속한 친아들,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 씨에게 유산의 반을 달라고 요구했다. 친모가 빈소에 등장했을 당시 상복을 입는 일 조차 반대했던 구호인 씨는 강하게 반발 중이다. 단 고인의 친아버지는 딸의 재산을 상속 받을 권리가 없다며 구호인 씨에게 모든 권리를 양도한 상태다.

고 구하라, 친모 뒤늦게 찾았지만

고인의 부모는 지난 2006년 이혼했다. 당시 고 구하라의 친모는 아들과 딸에 대한 모든 권리,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했다. 이혼 후에는 어떤 양육비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호인 씨의 주장에 따르면 친모는 구하라가 초등학생 2학년 때 가출을 했고, 성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 구하라는 생전 어머니에 대한 애증으로 힘들어 했다. 자신을 버린 친모를 미워하면서도 그리워했다는 것. 고인을 잘 아는 한 측근은 티브이데일리에 "고 구하라의 일기와 메모장은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의 글로 가득했다. 정신과전문의가 상담 후 구하라에게 어머니를 찾아서 만나라고 한 이유도 상담의 내용이 어머니와 관련된 얘기가 많아서지 않겠느냐"라며 "늘 어머니에 대한 분노가 깊었고, 그리움도 깊었던 아이"라고 설명했다.

의사의 권유로 어머니와 만남을 가졌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지속적이지 못했다. 친오빠에게 괜히 만난 것 같다며 실망감을 표현했다고 한다. 첫 극단적 선택 시도 후 병원을 찾은 친모에게 구하라는 "왜 찾아왔느냐"며 화를 내기도 했다. 그토록 그리워 한 엄마를 만났지만 미움과 원망이 풀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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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구하라 친모, 친권 포기했지만 상속권 1순위

고인의 친어머니는 친아들 구호인 씨를 상대로 상속재산 분할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직계 존속 순위에 따라 상속 재산의 50%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는 민법 1000조를 통해 상속 순위를 정하고 있는데 1순위는 배우자와 자녀다. 배우자와 자녀가 없을 경우 2순위는 부모가 된다.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한 고 구하라의 친모에게도 적용이 될까. 그렇다. 현행법에는 유류분 제도가 있다. 사망자의 유언으로 상속권자가 아무런 재산도 받지 못했을 때 상속자의 권리를 보장하게 위해 마련한 제도다. 실제로 이번 소송 건과 비슷한 사건에서 법원은 친부모가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했더라도 이들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판례에 따라 친모의 승소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구호인 씨가 일명 '구하라 법'을 발의한 이유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구호인 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청원을 제기할 정도로 친모에게 강하게 맞서고 있다. 현행법상 상속이 제한되는 경우는 가족을 살해하거나 유언장을 위조하는 등의 몇 가지의 경우로 제한돼 있다. 구호인 씨의 변호인 측은 이 조항에 '직계 존속 또는 직계 비속에 대한 보호 내지 부양 의무를 현저히 게을리 하는 자' 역시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청원에 등장한 이 '구하라 법'은 2일 오후 현재 4만 6천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오는 17일까지 10만 명의 동의를 얻어야 국회에 정식으로 접수돼 심사될 수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고 구하라,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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