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덕 본 트로트? 야속한 코로나 19 [이슈&톡]
2020. 04.06(월) 16:25
미스터트롯 트로트
미스터트롯 트로트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내일은 미스터트롯’이 방송가를 지배하고 있다. 방송 흥행에 힘입어 TV조선 밖 방송사들까지 트로트 가수 섭외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트로트 시장 상황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 방송에서 조명하는 ‘트로트 열풍’과는 달리, 행사 위주로 꾸려지는 트로트 가수들의 스케줄은 말 그대로 ‘정지’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각종 행사들이 취소되며, ‘봄 축제 특수’를 소득 없이 보낼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 종영 후, 진선미를 포함한 톱7(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김희재 장민호)와 이들 외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출연진들은 방송 ‘대어’로 떠올랐다.

TV조선의 간판 예능뿐 아니라 지상파 3사와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의 인기 예능들이 이들을 섭외하기 위해 판을 짜고 있다. 토크나 리얼리티뿐 아니라 축구를 소재로 하는 예능까지 이들을 위한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등 교양 프로그램이나, 라디오, 심지어는 뉴스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각종 브랜드의 광고모델로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선’ 영탁은 ‘미스터트롯’에서 부른 ‘막걸리한잔’이 계기가 돼 자신의 이름을 딴 막걸리를 출시하게 됐다고 6일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종영 후부터 폭발적 인기를 끈 여성 버전 ‘미스트롯’이 그러했듯, 가수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준결승에 진출했던 가수 김경민은 한 방송에서 “몸값이 40배가 올랐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신인 때 ‘열정페이’ 수준의 출연료를 받긴 했다지만, 이들의 상승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수치다.

자연스레 트로트 시장 전체에도 ‘훈풍’을 기대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남진부터 주현미, 설운도, 김연자, 진성 등 ‘레전드’ 급 트로트가수들을 메인으로 한 예능과 ‘트로트퀸’ ‘나는 트로트 가수다’ 등 트로트 오디션이 지속적으로 파생되고 있고, 아이돌과 발라드 가수가 주를 이루던 음원 차트에 트로트가 등장하기 시작하며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되며, 소위 말하는 ‘수확’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하지만 트로트 가수들을 보유한 가요 기획사들은 이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트로트 가수들의 주 수입원이 되는 지역 행사 무대가 코로나 19 여파로 대부분 취소되며 설 자리를 잃었다. ‘봄’은 각종 지자체의 축제가 쏟아지는 시기로 트로트 가수들이 가장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계절로 통한다.

트로트 가수 A는 티브이데일리에 “2월 말부터 행사 취소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 ‘미스터트롯’을 기점으로 수십개의 행사가 잡혔지만, 대부분 취소된 상태”라며 “현재는 새로운 일정에 대한 문의가 거의 없다”라고 했다. 오는 5월부터 재개될 움직임이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확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트로트 가수들의 매니저 B씨는 “3월 중순부터는 행사 문의가 많지 않다. 하반기 스케줄에 대한 전화가 종종 오는 정도”라며 “방송이나 라디오 스케줄 등이 있지만, 사실 이런 스케줄은 회사 수입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들”이라고 털어놨다.

인기에 힘입어 ‘매진세계’를 기록한 ‘미스터트롯’ 콘서트 역시 일부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등이 자리를 잡으며, 다수가 모이는 공연에 대한 불안이 커진 것이 일정 연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오는 5월 공연 재개를 밝힌 상태지만, 이 공연 역시 확신을 어려워하는 분위기다.

아이돌의 경우 10대와 20대를 주 타겟층으로 삼다 보니 ‘랜선 콘서트’ 등 온라인 공연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분위기지만, 트로트의 경우 중장년층이 관객의 주가 되다 보니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항이다.

트로트 가수들을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회사의 C 대표는 “트로트에 대한 분위기가 좋지만 사실상 활동할 길이 없다. ‘미스터트롯’ 출연으로 얼굴을 알린 상황이지만, 사실상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C 대표는 “코로나 19로 온 국민이 힘든 시기이지만, 트로트 시장 역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쉽지 않은 시기”라며 “엔터테인먼트사와 공연계를 향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강조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뉴에라프로젝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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