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 박훈, 한 단계 성장하다 [인터뷰]
2020. 04.23(목) 17:26
아무도 모른다, 박훈
아무도 모른다, 박훈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시작은 뮤지컬이었다. 하지만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박훈의 욕심은 그를 브라운관으로 이끌었고, 그 속에서도 새로움을 보여주고자 하는 열정은 박훈을 늘 성장하는 배우로 만들었다.

박훈은 2007년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통해 데뷔했다. 박훈은 “뮤지컬로 시작은 했지만, 뮤지컬 적 재능이 많진 않았다. 운이 좋아 많은 작품에 출연하게 됐지만, 그 정도의 가창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겸손히 운을 뗐다. 박훈은 “개인적으로도 한계를 많이 느꼈다”며 “연기에 대한 열망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뮤지컬보다는 연기 쪽으로 흘러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후 박훈은 ‘모범생들’을 시작으로 다양한 연극에 출연했고, 차근차근 연기 내공을 쌓아갔다. 그리고 운이 좋게 ‘유도 소년’을 통해 주인공에 도전할 수 있었다.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면 잔잔한 호수 같은, 탄탄대로를 달려온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막상 한가운데에 있던 박훈의 심정을 그러지 않았다. 그럼에도 박훈은 차근차근 기회를 기다렸다.

박훈은 “연극을 하면서 따로 방송에 출연하려 노력한 적은 없다. 하지만 계속 기다렸다. 연기를 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알아봐 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다림의 시간을 지내왔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박훈의 바람대로 ‘유도 소년’을 시작으로 다양한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SBS ‘육룡이 나르샤’, KBS2 ‘태양의 후예’ ‘맨몸의 소방관’,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에 출연할 수 있었다. 또 대중에게 자신의 얼굴을 알리는 데에도 성공했다.

박훈 역시 기회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에게는 먼저 연극과 방송의 벽을 허무는 게 중요했다. 박훈은 “배워야 할 것들이 많아져서 처음엔 어려운 점이 많았다”면서 “연기라는 울타리는 똑같았지만, 개념이 달랐다. 그래서 혼란스러웠다. 다만 요즘엔 오히려 그 과정이 재밌다. 배운 걸 응용하고, 써먹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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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이 있는 자가 즐기는 자를 이기지는 못하듯, 방송계에서 박훈의 롤은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지난 21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아무도 모른다’(극본 김은향·연출 이정흠)를 통해 첫 악역에 도전, 소름 끼치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극 중 한생명 재단의 이사장 백상호 역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박훈은 “시기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방송된 드라마라 걱정도 많았고, 개인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라도 남길 수 있는 드라마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가 돼서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말로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박훈은 “’아무도 모른다’는 지상파에서 다루기엔 다소 무거운 주제에 대해 다뤘지만, 이를 통해 장르물이 보여줄 수 있는 한계를 넓힌 것 같아 마음에 든다. 그러면서도 주제 의식에 맞게 엔딩이 잘 마무리된 것 같아 기쁘다. 마지막까지도 시청자들에게 묘한 호기심을 주는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무도 모른다’는 박훈의 첫 악역 도전작으로 우려와 기대가 함께 모아졌다. 하지만 박훈의 첫 악역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차가운 표정 연기와 살벌한 톤으로 소름이 끼쳤다는 평이 이어졌던 것. 박훈은 “전형적인 악역으로 남고 싶지 않았고, 백상호를 입체적으로 그리려 노력했다”고 운을 뗐다.

입체적인 백상호의 모습을 그리려 박훈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아이들과의 신이었다. 박훈은 “이번 작품에선 기존 작품보다 훨씬 움직임을 많이 가져가고, 그 움직임을 통해서 백상호가 가지고 있는 맹수 같은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 아이들과의 관계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해내려 했다. 백상호가 아이들을 쳐다보는 모습을 맹수가 사냥감을 바라보듯 표현하려 했다. 이런 과정이 겹쳐지면 결과적으로 나중에 봤을 때 백상호의 행동이 얼마나 섬뜩했는지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훈은 “또 악인이라서 그저 악(惡)하게 그리기보단 주제의식이 중요했다”면서 “선인에게 길러진 차영진과, 악인에게 길러진 백상호.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백상호는 왜곡된 가치관을 갖고 있는 인물이지만, 백상호는 그게 옳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서상원(강신일)에게 구원받았고, 누군가를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인물이기에, 악함보다는 그가 가진 가치관을 더 세심하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자극적인 텐션을 주려고 하기보다는, 표현 방식을 통해 공포스러움을 만들려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박훈은 “첫 번째 악역이었는데, 많이 사랑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또 좋은 피드백도 많이 받았다. ‘아무도 모른다’를 촬영하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스트레스를 받기보단 실패해보고 수정하는 과정이 재밌게 느껴졌다”며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배우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늘 또 다른 모습의 박훈을 보여드리기 위해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추후에 제가 새로운 도전을 했을 때, 시청자분들께 ‘고생했다’ ‘애썼다’ ‘좋다’는 말을 듣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런 평가를 받기 위해 성급해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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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스토리제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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