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시간' 40년 만에 이룬 정진영 감독의 꿈, 관객 마음 저격할까 [종합]
2020. 05.21(목) 12:07
사라진 시간, 정진영, 조진웅
사라진 시간, 정진영, 조진웅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정진영이 '사라진 시간'을 통해 어릴 적 꿈을 이뤘다. 정진영 감독이 40년간 가슴속에 품어온 꿈이 실현되는 '사냥의 시간'은 오는 6월 18일 개봉한다.

영화 '사라진 시간'(감독 정진영·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보고회가 21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진행됐다. 현장에는 감독으로 변신한 정진영과 배우 조진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라진 시간'은 하루아침에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충격적인 상황에 빠지는 형구(조진웅)의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사라진 시간'은 정진영의 장면 영화 데뷔작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먼저 정진영 감독은 "'사라진 시간을' 재밌게 만들고 싶었다. 물론 유머스러운 요소도 존재하지만, 관객들이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다른 생각을 못하게 하고 싶었다. 스토리를 예상하지 못하는 곳으로 끌고 가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정진영은 감독에 도전하게 된 소감에 대해 "사실 영화감독은 어릴 적부터 꾸던 꿈이었다. 내가 고등학생 때, 17살 때, 배우가 되기 전부터 꾸던 꿈이었다. 그러나 대학교 재학 시절 연극 동아리를 시작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오랜 시간이 지나버렸다. 그래서 다신 연출을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또 능력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감독이라는 것 자체가 워낙 어려운 작업이고 많은 사람들을 책임져야 했기 고민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다 내 스타일에 맞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이즈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정진영은 "'사라진 시간'을 통해 17살 때 꿈을 57살에 이루게 됐다. 갑자기 감독이 돼서 떨리고 긴장된다. 배우로서 수십 번 경험한 제작보고회이지만, 감독으로서의 느낌이 굉장히 다르다. 어젯밤에 잠도 못 잤다"고 밝혔다.

정진영 감독은 촬영을 하는 중에도 잠자는 시간을 아껴 영화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정진영 감독은 "합치거나 고치는 작업을 하다 보니, 하루에 평균 3시간밖에 못 잔 것 같다. 잘 시간은 충분했지만, 촬영을 준비하고, 신인배우들을 연습시키고 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육체적으론 힘들었는데, 마치 엄청난 보약을 먹은 것처럼 힘이 났다. 작업을 하는 게 너무 행복했다. 다만 후반 작업은 좀 힘이 들었다. 제한된 조건으로 찍다 보니 많은 걸 후반 작업에 해결해야 했다. 아쉬운 부분이 보이니 좀 후회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진영은 감독이기 전에 배우였기 때문에 오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정진영은 "배우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챙길 수 있는 디테일도 있었다"고. 정진영은 "배우들은 사실 이미 훌륭한 전문가들이다. 감독의 입장에선 배우가 준비한 걸 믿고 가면 된다. 또 배우는 예민한 존재다. 감정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만 삐끗해도 장애물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감독은 그걸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난 조진웅에게 요구 사항이 있을 때면 조심히 다가가 귓속말로 속삭였다. 조진웅이 준비한 걸 최대한 훼손시키지 않으려 했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정진영은 "초고를 쓸 때부터 조진웅이라는 배우를 캐스팅해야겠다고 염두에 두고 썼다"고 고백했다. 정진영은 "다른 감독님들이나 선배님들이 어떤 배우를 염두고 두고 쓴 작품이라고 할 때 사실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나도 같았다. 캐릭터를 점차 구체화하다 보니 머릿속에 특정 배우의 얼굴이 그려졌다. 자연스럽게 조진웅이 생각났고, 그가 연기하는 걸 상상하면서 대본을 써 내려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라진 시간'은 조진웅을 애정하면서 쓴 작품이긴 하지만, 조진웅이 평소에 하던 것에 비해 소박한 작품이었기 떄문에, 과연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배우로서 선배이기 때문에 후배 배우에게 뭐 하자고 제안하기가 미안하기도 했다. 혹시 부담이 될까 봐 걱정됐다. 그럼에도 일단 줘보자는 마음으로 건넸고, 다음 날 바로 출연하겠다고 했다. 난 너무 기뻐 술을 마셨고, 진웅 씨는 의혹의 술을 좀 마신 것 같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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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들은 조진웅은 "술을 마신 이유는 왜 정진영 선배가 날 염두에 두고 쓰셨는지 몰라서였다. 그저 좀 의문스러웠다. 솔직히 말하면 선배로서 주는 위압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럼에도 '사라진 시간'이 주는 미묘한 맛이 있어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조진웅은 "정진영 감독은 많은 배우들에 귀감이 되는 선배다. 벌써 감독님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자연스러울 정도로, 예술가로서의 가치를 유지하고 계시는 게 존경스럽다. 후배로서 많이 배우고 있다. 또한 '사라진 시간'은 정진영 감독이 썼다는 인식만 없었다면 해저 깊은 곳의 보물을 찾은 기분이었다. 너무 좋아서 원작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도 했다. 작업을 하면서도 정진영 감독님만의 천재적인 내러티브가 느껴졌다"고 극찬했다.

끝으로 정진영은 "늦깎이 감독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며 "전 제가 할 일을 다 끝내서 담담한데, 관객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몰라 떨리긴 하다. 주변의 평가가 어떨지 궁금하다. 그럼에도 또 걱정되는 건 바로 코로나 사태다.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관객분들께 감히 와달라는 말을 할 수 없다. 나 역시 안정장치 없이 관객분들을 모실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안전하다고 생각되실 때 찾아와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독려했다.

조진웅은 역시 "연극과 영화의 본질은 결국 인간의 유희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고된 일상에 우리가 문화 활동이라는 보상을 건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어려운 상황인 건 분명하다. 그렇기에, 우린 계속해 예술을 만들어 보상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좋은 문화 예술을 대중에게 선사하는 게 우리로서 이 사태를 유려하게 넘길 수 있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혹시 영화관에서의 관람이 힘들다면, 추후 어떤 방식으로도 작품을 보고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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