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결방, 있던 팬들도 떠나게 할 SBS의 '악(惡)수' [TV공감]
2020. 05.29(금) 11:33
더 킹, 김은숙, 이민호, 김고은
더 킹, 김은숙, 이민호, 김고은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더 킹'은 그간 숱한 논란 속에도 평행세계라는 특이한 소재를 다뤘다는 점과, 언젠가는 김은숙 작가가 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고정 팬들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SBS의 결방 통보는 그나마 있던 팬들도 본방사수를 포기하게 만들 정도로 큰 실망감을 선사했다.

SBS 금토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극본 김은숙·백상훈, 이하 '더 킹')는 첫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의 작품으로 흥행 보증 수표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김은숙 작가의 신작으로 알려졌기 때문. 더욱이 김은숙 작가는 전작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부족했던 완성도까지 보안했다는 평을 받은 바, '더 킹'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이미 김은숙 작가와 '태양의 후예'로 한차례 호흡을 맞춘 적 있는 백상훈 PD와 '도깨비'의 히로인 김고은을 비롯, '상속자들'의 이민호까지 합류하며 누리꾼들 사이에선 흥행과 완성도 면에선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김은숙 사단에 대한 기대감은 시청률까지 이어졌다. '더 킹'은 JTBC '부부의 세계'가 한창 입소문을 타 2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대의 시청률까지 돌파했음에도, 11.4%라는 높은 시청률로 포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이어 2회에서도 시청률이 11.6%로 상승하며 김은숙 사단이라는 이름이 주는 영향력을 입증했다.

◆ '더 킹'의 이유있는 하락세
티브이데일리 포토


다만 '더 킹'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는 첫 주부터 엇갈리기 시작했다. '역시 김은숙'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평행세계가 주는 혼란스러움도 큰데 부족함 많은 연출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 그러나 김은숙 작가의 전작들 역시 전개나 연출 면에서 초반엔 많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바, 중반부부터는 안정세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했다.

허나 '더 킹'은 수많은 논란에 휩싸이며 거듭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시작은 성 상품화 논란이었다. '더 킹' 1회에서 구서령(정은채) 총리는 자신의 몸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금속 탐지기가 울리자 "와이어 없는 브라는 가슴을 못 받쳐 줘서요"라고 답하고, 명승아(김용지)의 친구는 운동하는 이곤(이민호)을 보며 "역시 남자는 적게 입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후에도 '더 킹'은 왜색 의혹,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며 실망감을 선사했다.

엉성한 연출 역시 몰입도를 낮추는 원인이 됐다. '더 킹'은 기본적으로 평행세계를 주제로 한다. 때문에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에는 각각 다른 인물이 존재하고,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또 이들은 전혀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태을(김고은)은 운동을 좋아하고 쾌활한 성격의 경찰인 반면, 평행세계 속 루나는 좀도둑이다. 조영(우도환) 역시 대한제국에선 완벽주의자이지만, 대한민국에선 허당미가 가득한 사회복무요원이다.

김은숙 작가는 이러한 평행 세계를 만들 당시,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발산하기 바랐을 테다. '반전 매력'이라는 평을 받기에 무척이나 좋은 소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부족한 연출은 인물의 두 가지 면모를 잘 드러내긴커녕, 한 가지 매력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캐릭터가 많고, 초점이 제대로 맞춰져 있지 않다 보니 시청자들은 이들에게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

여기에 얼토당토않는 PPL의 등장은 '더 킹'의 스토리를 무너트리는 원흉이 됐다. 구서령은 등장할 때마다 LED 마스크를 끼고 있고, 이곤은 대한민국의 인스턴트커피를 마시며 "황실의 맛과 똑같다"고 극찬한다. 이 밖에도 정장 주머니에서 김치를 꺼내 먹는 조은섭(우도환), 얼굴에 멀티밤을 바르며 "선배가 이런 것까지 알려줘야 하냐"고 투덜대는 정태을 등, PPL을 전면에 내세운 SBS 예능 '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보다 과하고 노골적으로 제품을 광고하는 '더 킹'의 모습은 홍보하는 효과를 주기보단 오히려 반감을 사게 했다.

◆ '더 킹'의 이해 못 할 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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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숱한 논란과 비난 속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더 킹'이지만, 시청률은 아직 7-8%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김은숙 작가의 반전을 기대하고 있는 팬들과 평행세계라는 소재가 주는 신선함 때문일 터. 그러나 최근 SBS의 난데없는 결방 통보는 그나마 있던 팬들도 등을 돌리게 했다.

SBS 측은 2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더 킹'을 결방하고 영화 '컨테이젼'을 대체 편성한다고 밝혔다. 결방 자체로도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사기엔 충분했지만, 정작 '더 킹' 팬들을 분노케 한 건 SBS 측이 전한 결방의 이유였다. SBS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한순간에 일상이 급변하고 불안과 공포가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컨테이젼'을 통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인류의 모습을 조명하고 경각심을 환기하고자 마련했다"고 결방의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SBS 측은 "'더 킹'은 이미 마지막 회 촬영 및 후반작업까지 완료돼 정상 방송에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나, 제작사 화앤담픽쳐스도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는 현재의 심각한 위기 상황과 코로나19 특별 편성의 취지에 적극 공감에 이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고자 마련했다"는 SBS 측의 변명 같은 공식 발표는 시청자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이른바 '이태원 쇼크'가 터진지 이미 4주가 지났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특별 편성을 굳이 '더 킹'을 결방하면서까지 해야 하냐는 이유다. 더군다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다큐멘터리나 특별 기획을 편성한 것이 아닌,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인 '컨테이젼'을 선택했다는 것 역시 시청자들의 빈축을 샀다.

결국 '더 킹' 결방이라는 SBS의 안일한 선택은 그간 수많은 논란 속에서도 자리를 지켜온 팬들을 배신하는 꼴이 됐다. 심지어 결방의 여파로 각 회 마다의 텀이 더 길어진 까닭에 현재로서도 희미한 시청자들의 집중선 역시 흐트러질 위기에 처했다. 남은 4회 분의 방송 동안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더 킹'이 '신의 한 수'가 있길 기도해봐야 할 노릇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더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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