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의생’이 거둔 성과는 앙상블의 승리 [윤지혜의 슬로우톡]
2020. 06.01(월)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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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이 시리즈물로서 성공적으로 포문을 연 데엔, 출연배우들이 만들어낸 앙상블의 공이 크다. 이야기의 중심축인 다섯명의 친구들, 이익준과 안정원, 김준완, 양석형, 채송화를 맡은 각각의 배우 조정석과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는 실제 친구들이라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의 놀라운 연기 호흡을 보여주었으니까.

JTBC ‘슬의생’(연출 신원호, 작가 이우정)까지 오고 보니 등장인물에 적합한 배우를 섭외하는 능력에 있어서 ‘응답하라’-‘슬기로운’만한 팀이 없다는 것. 단연 이들이 최고다. 어떻게 이런 조합이 탄생했을까, 감탄이 터져 나올 정도로, 배우들의 제각기 다른 매력이 맡은 역할과 맞아 떨어짐은 물론이고, 이들이 친구라는 설정 아래 한데 어우러졌을 때 나오는 시너지 또한 상당하다.

배우들이 어느 매체와 한 인터뷰에 따르면, 주어진 배역이 본연의 모습과 비슷한 점이 많아 연기를 하다 가는 건지, 한바탕 놀다 가는 건지 헛갈릴 때도 많았다고. 게다가 극 중에서 취미가 밴드 활동인 의사를 맡는 바람에 실제로 악기 하나씩 담당해 연습을 해야 했으니, 덕분에 함께 하는 시간이 자연스레 많아져 진짜 친구들처럼 가까워지게 된 것도 한 몫 했겠다. 밴드를 한다는 설정은 신의 한 수였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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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진짜 신의 한 수는 따로 있다. 다섯 친구들의 홍일점이자 정신적 지주인 채송화 역을, 배우 전미도에게 맡겼다는 거다. 전미도는 방송매체에선 아직 대중과 제대로 맞닥뜨린 적 없어 생소할 지 모르겠으나,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선 탄탄한 연기력으로 이미 확고한 입지를 다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배우다. 조정석이나 유연석 등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섭외되었다 하니 말 다한 셈 아닌가.

채송화는 실력 있는 의사에다 소명의식도 투철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읽어내릴 줄 아는 사려 깊은 모습까지 갖춘, 드라마 상에서도 몇 없는 완벽한 인물이다. 이말인즉슨,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로 자칫 이야기에 몰입을 방해하는 인물로 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대가 익숙하지 않은 대중에게 다소 낯선 전미도의 등장은, 사전지식이 없다 보니 편견과 선입견 없이 온전히 연기력으로만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다행히 그녀가 뛰어난 실력을 지닌 배우였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수밖에.

여기에 출연하는 작품마다 본연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좋은 성과를 만들어온 조정석, 드라마 ‘미생’에서 ‘김대리’로 존재감을 입증한 김대명, 이미 앞선 드라마 ‘응답하라 1994’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대중의 마음에 거하게 한 자리씩 차지한 유연석과 정경호가 더해지니, 최상의 앙상블이 나오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다. 놀라운 건 이들 외의 주조연 역할에도 하나같이 실력파 배우들이 배치되어 좋은 협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인복 하나는 끝내주는 드라마다.

그리하여 ‘슬의생’의 거대한 성과는 앙상블의 승리라 풀이할 수 있다. 이는 시리즈물로서도 아주 좋은 모양새다. 시리즈물이 존재가치를 지속적으로 획득하기 위해서는 중심인물들이, 설사 배역을 맡은 배우가 바뀐다 하더라도 여전히 시청자들을 압도할 수 있을 만큼의 생명력을 지녀야 하는데, 소재의 신선함이나 독특함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어서 결국 해당 시리즈물의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인물들의 매력으로 승부를 보아야 하는 까닭이다. 우리가 벌써부터 ‘슬의생 시즌2’를 고대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 사진 = JTBC '슬기로운 의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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