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손절' 후에야 고친 외양간 [이슈&톡]
2020. 06.03(수) 18:30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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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개그콘서트'가 몰카 논란 속 마지막 녹화를 마쳤다. KBS는 다시금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그간의 '손절' 대응 이후 뒤늦게 발표한 공식입장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라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3일 KBS는 공식입장을 통해 KBS 본사 연구동 내 여자화장실에서 벌어진 몰래카메라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 방지와 2차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했다.

앞서 지난 1일 KBS 건물 내 불법촬영기기 설치 사건이 보도됐고, 이 건물에서 휴식기 직전 마지막 녹화를 앞둔 '개그콘서트' 팀이 막바지 연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이후 용의자가 자진 출석해 경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그가 KBS 공채 32기 개그맨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KBS는 여러 차례 범인과의 '손절'을 시도했다. 1일 조선일보가 범인이 KBS 직원이라는 단독 보도를 내자 "직원이 아니다"라며 법적 대응 의지를 밝혔고, 하루 뒤인 2일에는 경찰에 자수한 용의자가 KBS 공채 개그맨이라는 사실이 추가 보도 됐음에도 "공채 개그맨은 출연료를 받는 출연자일 뿐, 정식으로 근로 계약을 체결한 직원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해 빈축을 샀다.

방송 제작 과정의 특성 상, 방송국이라는 사업장 내에는 여러 고용 형태가 존재한다. KBS와 직접 계약을 하지 않은 외주 인력부터 일회성 출연자까지 KBS의 콘텐츠 제작을 위해 노동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연구동으로, KBS에게 관리 책임이 있는 엄연한 사업장 중 하나다. 더군다나 용의자는 단순 프리랜서도 아닌, KBS가 이름을 걸고 뽑은 '공채' 개그맨이다.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아니라고 해서 "직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어버리는 KBS의 입장문에서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시청자들 역시 책임을 회피하려는 KBS의 행태에 분노를 드러냈다. 특히 한국여성민우회는 공식 SNS를 통해 "KBS직원이 아니라고 입장 표명하면, KBS화장실에 설치된 불법카메라가 없는 것이 되는 거냐. 손절하지 말고 가해자가 내부에 있다는 것을 직시하라"며 날 선 비판의 글을 게재했다. KBS는 비난 여론이 커지자 그제서야 또 한 번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마저도 "더불어 이 사건의 용의자가 KBS 직원은 아니더라도, 최근 보도에서 출연자 중 한 명이 언급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는 문장을 더해 끝까지 선을 긋는 태도를 유지했다. 시청자들의 실망감이 커지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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