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신인배우들 성장에 한 몫" 패러다임의 전환 [TD취재기획②]
2020. 06.20(토) 10:35
안효섭, 전미도
안효섭, 전미도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올해 상반기 드라마에서는 배우 안효섭, 전미도 등 뉴페이스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내로라하는 기성 배우들 사이에서 색깔 있는 캐릭터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뿜어냈다.

티브이데일리는 방송 최전선에 있는 드라마 제작사 본팩토리, 스튜디오329, 화이브라더스, 삼화네트웍스 등 총 8곳을 상대로 신인 배우들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본지 설문 결과 대부분의 제작자들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가파른 성장으로 인해 바뀐 방송가의 트렌드가 신인 배우들이 다수 등장하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제작비가 부담되는 부분과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의 수가 적은 것도 신인 배우들이 출연하는 데 한 몫했다고 전했다.

신인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은 극의 개연성을 더하며 완성도를 높였고, 이들의 활약 속에 드라마 또한 지상파 못지않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꾸준히 이어가며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신예들의 안방극장 안착은 스타 배우들에 의존하던 방송가에 새 바람을 일으키며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 장르→콘텐츠의 다양성

현재 방송가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가파른 성장으로 인해 변화에 발맞춘 콘텐츠들을 쏟아내고 있다. 드라마 편성 시간을 변경하는가 하면, 기존 안방극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소재들을 꺼내 들었다. 이러한 변화는 기성 배우들 틈에서 잠재력을 갖춘 신인배우들이 역량 있는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화이브라더스 관계자 A 씨는 "플랫폼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 같다. OTT의 등장은 본방 사수에서 몰아보기로 시청 패턴을 바꿨다. 이로 인해 주 단위로 끊어서 서사를 풀어가던 대본 구성의 방식도 변화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연령 타깃이 낮아진 기획이 늘어난 점, 편성을 경정하는 방송사의 눈높이가 낮아진 점이 있다"라며 "배우의 이름값이 실제 작품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스튜디오329 관계자 B 씨는 "신인 배우들의 등장에 OTT가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라며 "제작자로서는 환경 때문에 신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와 캐스팅의 조화를 위해 신인을 찾는다"라고 전했다.

◆ 제작비 부담·적은 배우 수

제작자들은 제작비 문제가 신인 배우들의 등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길 픽쳐스 관계자 C 씨는 "광고 시장이나 해외 판매가 예전처럼 활발하지 않아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고액의 출연료를 제작사에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드라마의 제작기간이 예전에 비해 상당히 길어지고 있다. 스타 배우들의 경우 1~2년에 한 작품 정도 활동하기 때문에 스케줄 상의 문제도 만만치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인지도가 낮은 배우라고 할지라도 트렌드에 맞는 배우라면 캐스팅을 한다"라고 덧붙였다.

화이브라더스 관계자 A 씨도 "근로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건비, 장비 등 제작비의 상승 요인이 많아졌다. 하지만 PPL(방송 소품을 이용한 간접 광고)이나 해외 판매 등의 부가 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요인들도 신인 배우들을 쓰는 이유가 된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활동하는 배우들의 수가 적은 것도 신인 배우들이 출연하는데 한 몫했다. 본팩토리 관계자 D 씨는 "많은 콘텐츠 속에서 기존 배우들만 가지고 드라마를 만들기 힘든 상황이 됐다. 기성 배우들만 가지고 불가능하다. 기용을 해야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반면 캐스팅의 문제가 제작비 만의 문제로 국한해서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스튜디오329 관계자 B 씨는 "신인으로 출연료를 낮춰 제작비를 줄인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제작자는 많지 않다"라며 "신인이 출연료를 낮춰줄 수 있지만, 그만큼 광고 수입 등이 줄어들 수 있다. 신인이 주는 새로움으로 작품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 중고 신인들의 재발견, 좋은 선례로 작용

올해 상반기는 유독 연극과 뮤지컬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중고 신인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전미도, 김준한과 JTBC '부부의 세계' 이학주, 김영민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들의 재발견은 신인 발굴의 필요성을 강조하게 되는 좋은 선례로 작용하고 있다.

화이브라더스 관계자 A 씨는 "무대에서 오랜 활약을 한 배우들의 재발견은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다만 아직은 중고 신인들이 특정 캐릭터를 중심으로 픽업되고 있는 점은 아쉬운 것 같다. 많은 장르에서 다양한 캐릭터의 배우들이 주요 배역을 맡아 성공시킬 수 있는 선례가 좀 더 많아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길픽쳐스 관계자 D 씨도 "중고 신인이나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던 배우들에게 기회가 가는 건 좋은 일이다. 이런 캐스팅은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란다. 중고 신인들은 스타 배우들과 함께 출연할 때 시너지가 큰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스튜디오329 관계자 B 씨 역시 "정말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검증된 연기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개인적으로 연극이나 뮤지컬 등에서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주신 분들이 드라마에서도 계속 멋지게 활약해주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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