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 유아인답게 살아간다 [인터뷰]
2020. 06.29(월) 11:00
#살아있다 유아인
#살아있다 유아인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유아인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이 있다. 하나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일장연설은 지겹고, 특유의 제스처는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등 편견의 모양새도 다 제각각이다. 그 편견은 유아인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를 허세로 규정지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겉만 번지르르한 것이 아닌 유아인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일 뿐이었다.

최근 개봉된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제작 영화사 집)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유아인은 극 중 통제 불능이 되어버린 세상에 안절부절못하며 어설프게 생존을 도모하는 준우를 연기했다.

유아인이 영화 '#살아있다'를 선택한 이유도 참 유아인다웠다. 갑작스러운 생존 상황에 놓인 인물의 혼란과 두려움 등 극한의 감정을 연기해야 하는 것도 모자라 영화 초반 1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혼자 이끌어야 했다. 웬만한 배우에게는 여간 부담스러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유아인이 '#살아있다'를 선택한 이유는 그 부담감이었다. 유아인은 "배우로서의 도전의식을 자극하게 하는 요소가 있었다"면서 "장르적인 특성도 있으면서 인물적으로도 도전해 볼만한 것들이 있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아인이 연기한 준우는 일상을 살아가다가 갑자기 정체불명의 존재들의 습격으로 폐허가 된 아파트에서 홀로 생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유아인은 갑작스러운 재난을 맞닥뜨린 인물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심리가 무너져가는지를 표현해내야 했다.

점차 극단으로 치닫는 인물의 감정선 증폭이 리듬감 있게 그려내기 위해 유아인은 연기 호흡 조절에 각별히 신경 썼다. 일주일에 한 번씩 촬영 편집분을 받아 모니터링하고, 중요한 장면의 경우 혼자 집에서 리허설한 영상을 감독에게 보내 의견을 나눴다.

특히 준우가 생존에 대한 무력감을 느끼고 오열하는 장면은 유아인의 적극적인 의견으로 완성됐다. 처음에 계산했던 흐름의 감정선은 아니었지만, 준우가 고립된 상황에서 느꼈을 감정들이 그 장면에서 '배설'돼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었음에도 유아인은 욕심을 냈다. 언제 공격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생존에 대한 무력감, 혼자라는 외로움 등 복합적인 심정들이 뒤섞인 오열은 준우라는 인물에 감정이입을 할 수밖에 없는 힘이 있다. 즉 유아인의 욕심이 인물뿐만 아니라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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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유아인은 다양한 부분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살아있다'를 만들어나갔다. '좀비'들의 움직임을 만들 안무가를 추천하거나, 자신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도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놓았다고.

이전에는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편이 아니었던 유아인을 변화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그 변화의 이유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유아인의 새로운 도전이나 다름없었다. 유아인은 "예전에는 어떤 아이디어나 생각들이 있어도 말하지 않았다. 배우의 일이라는 게 숙명적으로 능동적이지 않고 수행하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할 때가 많았다"면서 "그래서 이번 현장에서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제 의견을 내는 것조차도 도전하는 과정이었다"고 했다.

이어 유아인은 "누군가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에서 필요로 하는 효과에 대한 각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는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현장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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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바람은 작업 방식뿐만 아니라 삶에도 불어왔다. 유아인은 불편하더라도 신념에 따라 움직이고, 늘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걸 좋아했던 성향 탓에 지난 삶들이 편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성취한 배우로서의 목표들도 어느 순간 자신이 진짜 원해서 한 것들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로 마음의 방황을 하기도 했다.

방황의 시기를 보내는 방식도 참 유아인다웠다. 애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 에너지가 소진됐다면 "이제 그 에너지는 없어도 되는 에너지 같아"라며 넘어갈 여유를 갖는 것. 이렇듯 유아인은 늘 치열하게 살아왔던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앞으로의 삶을 위해 잠시간 숨 고르기 하면서 방황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해보지 않았던 장르물에 도전하고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혼자의 삶을 공개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그렇게 유아인은 치열했지만 불안했던 20대를 지나 덜 애쓰지만 여유로워진 30대를 맞았다. 그 누가 허세라고 할지언정 유아인은 지금, 유아인답게 살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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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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