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로, ‘오해’가 ‘이해’가 될 때까지 [인터뷰]
2020. 07.03(금) 09:00
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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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싱어송라이터 닐로는 답답하다. ‘사재기 가수’라는 억울한 수식어를 갖게 되며 뭘 해도 찝찝한 상황에 처했다. 성적이 좋아도 좋지 않아도 자랑도 불평도 마음 놓고 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015년 싱글 ‘바보’로 데뷔한 닐로는 다작을 하는 가수는 아니었다. 지난 2017년 낸 첫 미니앨범 ‘어바웃 유’(About You) 전까지는 싱글 네 장이 전부였다.

심지어 2018년엔 작업물을 하나도 내놓지 않았다. ‘어바웃 유’의 타이틀곡 ‘지나오다’가 그해 4월 ‘역주행’으로 차트 상위권에 올랐는데, 이 음원이 ‘사재기 논란’에 휩싸이며 반강제적으로 활동을 멈춰야 했다. 지난해 두 장의 싱글을 발매하며 복귀 의지를 보였지만, 꼬리표를 떼는 게 쉽지 않았다.

의혹과 관련해 그는 솔직히 “억울하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표현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없는 일을 있다고 하는 게 억울하긴 하다. 사재기를 절대로 안 했으니까”라고 강조했다.

이어 “억울한 오해 때문에 슬프고 우울감에 빠지고 그런 건 1도 없었다. 다만 사재기라는 단어에 내 이름이 대명사처럼 붙으니까 그게 앞으로 음악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걸림돌, 놀림거리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답답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고민했다”라고 덧붙였다.

위축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중간중간 해명을 했지만 “아무 의미가 없었다”라고 털어놓은 그는 “어차피 안 믿으실 분들은 안 믿더라”며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지만 내 선에서의 방법은 아예 없더라”고 했다.

분명 위기였고, 궁지에 몰렸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이 이를 극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름을 바꾸라는 제안도 있었지만) 사실 바꾼다고 해도 다 알 거다. 내 몸에 내 이름 타투도 있다. 그래서 바꿀 수 없다”라며 웃는 데에서 그의 성격이 드러났다.

또 자신의 음악을 향한 자신감이 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 “애초에 1위를 바라고 음악을 한적이 없다”는 그는 “논란이 있었을 때도 그냥 ‘알아봐 주시는 구나’란 생각뿐이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인디로서 말이 안 되는 순위이지 않나. 그래서 의심을 샀지만, 1등이라는 게 부끄럽지는 않았다. 그냥 타 아티스트보다 잘해서 얻은 결과란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인지도’를 얻었다는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이마저도 그리 바라는 결과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서 음악적 인지도가 높아지는 건 좋지만, 노래 아닌 이름과 얼굴이 알려지는 것은 오히려 원치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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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가 10개월이라는 나름 긴 공백을 깨고 오랜만에 새 앨범을 들고 나왔다. 지난달 16일 ‘어바웃 유’의 후속작 느낌인 ‘어바웃 미’(About Me)를 발매했다.

사재기 논란과 공백을 연결 짓게 되는 시각에 대해 그는 “사실 이 앨범 전 싱글 앨범을 하나 내기 위한 프로젝트가 계획이 돼 있었지만 무기한 연기가 됐다”라고 했다. 올해 초 시사 프로그램에서 음원 사재기 논란을 다루며, 닐로를 또다시 끄집어 올리며 사실상 프로젝트가 무산됐다고 털어놨다.

물론 10개월은 미니앨범만을 준비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는 “주위에서는 ‘언제 나오나’ 하는 질문을 많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혼자 곡을 쓰고 하다 보니 검토 등에 시간이 걸린다. 짧게 내려면 한 달에 한 번씩 낼 수 있는데 그렇게 하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는 거의 만족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만족과 동시에 완성도 있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10개월은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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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의 주제는 그가 가장 잘하는 ‘사랑’이다. “고민이 많았다”라고 운을 뗀 그는 “대중음악의 90%가 사랑에 대한 주제 아닌가. 다른 주제도 해보고 싶고, 희망적인 가사도 써보고 싶고 했지만 대중이 느끼기에 내 목소리가 익숙한 곡은 ‘지나오다’다. 그런 결을 몇 번 더 보여드리고 내 이야기를 해야겠단 생각을 했다”라며 “또 가장 공감을 많이 해주시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앨범에 수록된 다섯 곡이 “한 곡처럼 들리게” 곡을 쓰는 것이었다. 첫 미니앨범 ‘어바웃 유’ 때부터 고수해 온 닐로만의 스타일이었다.

그는 “이렇게 쓰는 이유가, 요즘엔 보통 싱글 앨범을 내지 않나. 싱글 한 곡을 내가 쓰면 6분이 넘어간다. 너무 길다. 음악에 기승전결이 다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길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줄이고 줄이다 보니 만족이 안 되게 곡이 나오고 했다”라며 “미니앨범을 만들면 작업이 더 만족스럽고 편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할 수 있어서 시간은 걸려도 만족스럽다”라고 했다.

수록곡마다 콘셉트도 분명하다. 첫 번째 트랙 ‘같았으면’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권태기’, 두 번째 ‘알면서’에는 이별 후 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쓴 ‘후회’, 타이틀곡 ‘비가 내린다’는 잊겠다는 ‘체념’, 네 번째 ‘윤슬’은 피아노로 연주한 사랑 전에 느끼는 ‘안정’, 마지막 트랙 ‘곁’에는 누군갈 만나 새로운 사랑을 꽃피우는 ‘행복’의 감정을 담았다.

사랑부터 이별까지로 기승전결을 꾸리지 않고, 이별 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기승전결을 꾸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사랑 노래를 하며 느낀 감정이 좋았다. 이번 앨범도 이별로 끝내면 우울할 것 같아서 마무리를 이렇게 지으면 어떨까 했다”라고 했다. 자신을 둘러싼 복잡한 상황들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짓고 싶다는 바람도 담아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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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이해시키기 위해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앨범이지만 목표를 자신 있게 말하진 못했다. 성적이 좋아도, 좋지 않아도 구설에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물론 욕심은 나지만 차트, 순위를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는 “큰 목표는 없고 지금처럼만 꾸준히, 목소리 나오는 날까지 음악을 하는 게 목표다. 항상 곡을 쓸 때, 10년 후에도 지금 만드는 음악이 부끄럽거나 촌스럽지 않게 들려지게 하려고 쓴다. 그래서 덜 자극적이었으면 한다. 요즘 노래는 자극적인 요소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덜 자극적이라 순위 기대도 크지 않다”라고 했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음악을 들어줬으면 하는 게 목표이자 바람이었다.

끝으로는 팬들을 챙겼다. 그는 “색안경을 빼고 들어주셨으면 한다. 믿든 안 믿든 한 번은 쭉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또 내가 지금 음악을 하는 이유, 해야 하는 이유가 바닐로라는 팬카페에 있다. 예전부터 더도 덜도 말고 함께해주시는 분들이다. 그분들을 포함해 내 음악을 순수하게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음악을 하는 거다. 그분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도 그분들을 위해 음악을 하는 거다”라며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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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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