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인턴’ 한지은, 팔색조 매력을 지닌 배우가 되기까지 [인터뷰]
2020. 07.04(토) 10:13
꼰대인턴, 한지은
꼰대인턴, 한지은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앳된 얼굴을 지녔지만, 그의 나이도 어느새 34세. 2010년 영화 ‘귀’를 통해 데뷔해 연예계에 입문한지도 벌써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두터워진 필모만큼 한지은의 내면 역시 단단해져 있었고, “이제서야 여유를 찾았다”는 한지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길 원하고 있었다.

영화 ‘리얼’의 한예원부터, tvN ‘백일의 낭군님’ 애월과 JTBC ‘멜로가 체질’ 황한주까지. 이 캐릭터들이 단 한 명의 배우로 완성됐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한지은은 각각의 작품에서 각양각색의 매력을 뽐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런 한지은이 새로운 변신에 나섰다. 한지은은 1일 종영하는 ‘꼰대인턴’(극본 신소라 연출 남성우)에서 이태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태리는 준수식품 마케팅본부에 이만식(김응수), 주윤수(노종현) 등과 함께 인턴으로 입사하는 인물로, 추후 이만식의 딸이라는 반전이 밝혀지면서 큰 충격을 선사한 바 있다.

한지은은 “지난 23일 촬영을 모두 끝냈는데, 아직 한 회 분의 방송이 남아있다 보니 완벽하게 종영을 실감하고 있지 않다. 다만 촬영이 끝났다는 건 무척이나 아쉬웠다. 그래서 현장에 나가기 싫었다. 왠지 진짜 끝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른 배우분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서로 눈을 안 마주치고 알아서들 눈물을 훔치고 계시더라. 그만큼 배려가 많고 행복한 촬영 현장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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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은은 ‘꼰대인턴’에 오디션이 아닌 추천으로 캐스팅됐다. 남성우 감독의 추천으로 함께하게 됐다고. 한지은은 “감독님과 ‘백일의 낭군님’을 함께 작업했었는데, 그때만 해도 사실 감독님과 부딪힐 기회가 없었다. 감독님조차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셨다고 하더라. 그런데 ‘멜로가 체질’에서 내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고, 내가 이태리라는 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하더라. 그렇게 해서 대본 리딩을 하는 자리가 마련됐고, 작가님도 좋게 봐주셔서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도 초반엔 내가 이태리와 닮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는 한지은은 “그런데 감독님이 날 보며 계속 ‘태리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주변에서도 태리랑 비슷하다고 하더라. 지인들이 내게 ‘다 널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이 보는 내 이미지가 저렇구나라는 걸 느끼게 됐다”며 웃었다.

주변이 모두 한지은을 보며 ‘태리 같다’고 한 데에는 큰 이유가 있지 않았다. 극중 이태리의 쾌활한 성격처럼 한지은 역시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녔기 때문. 한지은 역시 “캐릭터를 맡을 때면 그 인물의 분위기를 먼저 잡으려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분위기를 먼저 잡으면 이후 디테일을 잡기가 수월하다”고.

“전체적인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으면 디테일을 담아내기가 어렵더라구요. 만약 태리를 색으로 표현한다면 원색의 밝은 샛노란 색 같아요. 어떻게 보면 병아리 같은 느낌이죠. 새내기같이 밝고 맑은, 티가 없이 때가 묻지 않은 친구 같아요.”

그러면서 한지은은 이태리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딱히 노력한 건 없다. 그저 날 것의 느낌을 살리려 노력했다. 감독님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확 했을 때 태리의 느낌이 더 산다고 하시더라. 나 역시 계산이 가미됐을 때보다 본능적으로 임할 때 더 태리스러운 분위기가 풍긴 것 같았다”며 “내 장점 역시 태리와 비슷한 것 같다. 난 꾸밈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그런 점이 배우로서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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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지은은 촬영이 진행되는 수개월의 기간 동안 이태리 그 자체가 돼 살아왔다. 한지은 스스로도 “말투나 행동이 태리와 비슷해졌을 정도”라고. 그러나 한지은이 연기 인생 14년 동안 캐릭터에 푹 빠질 수 있던 건 아니었다. 한지은은 “데뷔 초반엔 욕심도, 부담도 많아서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지은은 “예전의 난 미래 지향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사람이었다. 5년 후에는 어떤 배역을 맡아야지, 어떤 배우가 돼야지라는 생각만 하고 살았던 것 같다. 목표에 따라 계획을 세우다 보니 막연한 기대도 하게 됐다. 그러나 항상 결과는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그때마다 항상 실망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럴 때면 마음이 무너져 내려 내가 지내온 세월까지도 무의미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다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치관이 많이 바뀌게 됐다”는 한지은은 “30대가 되고 나서 그저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자는 위주로 바뀌었다. 그저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다 보면 미래는 알아서 만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덕분에 마음이 편해졌고, 연기하는 것도 더 즐거워졌다. 과거엔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마음에 전전긍긍했다면, 요즘엔 그런 게 많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영화 ‘리얼’을 촬영할 때까지만 해도 목표를 세우고 실행에 옮겼던 것 같은데, 그런 목표들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많이 흔들린 것도 사실이에요. 정서적으로 방황을 많이 했고, ‘창궐’을 하면서 많이 회복이 됐죠. 이후 선택한 작품이 ‘백일의 낭군님’이에요. 가치관이 바뀜에 따라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고, 즐길 수 있게 됐어요.”

한지은은 “마음이 편해지다 보니까 오디션을 보는 것 자체도 편해졌다”며 “누구한테 잘 보여야겠다는 마음이 사라졌다. 예전엔 오디션에 들어가면 심사위원에 입맛에 맞추려고 했다면, 지금은 있는 모습 그대로를 선보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러니 자연스레 오디션 결과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끝으로 한지은은 “내게 ‘꼰대인턴’은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 연기하는 게 즐거웠고 태리로써 있는 게 행복했다. 현재 몇 작품을 두고 고민 중에 있는 데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다시 찾아뵐지는 아직 모르겠다. 개인적으론 다른 결의 역할을, 좀 더 정극 느낌의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에도 로맨스가 가미됐지만, 조금 더 진한 로맨스를 하고 싶어요. ‘꼰대인턴’이 멜로가 주가 되는 드라마는 아니었기 때문에, 제대로 멜로 느낌의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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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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