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해도 걱정"…잠적 건물주 슈, 속 터지는 서민 세입자들 [TD취재기획]
2020. 07.04(토) 11:29
슈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해외 상습 도박 논란에 휩싸인 그룹 S.E.S. 출신 슈는 현재 전세금 미반환 건물주다. 해당 건물에 살고 있는 20여가구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문제가 된 곳은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4층짜리 건물. 소유주는 유수영(슈 본명)이다. 세입자들이 건물 소유주에게 맡긴 보증금은 총 15억6000여만원. 지난해 슈의 지인인 박 씨가 3억5000여만원의 대여금 청구 소송을 걸면서 건물에 가압류가 걸렸다. 세입자들이 이사를 나가겠다고 했지만, 슈 측은 보증금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통보했다.

"세입자가 승소해도 보증금 돌려받기 어려워"

보증금, 돌려 받을 수 있을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입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세입자들의 이 답답한 상황은 지난달 여러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한 연예 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사건이 상세히 다뤄진 지 꼬박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건물주 슈 측은 세입자들에게 아무런 연락이 없다. 세입자 김 씨는 "거의 포기 상태다. 너무 힘들어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법원은 세입자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세입자 중 한 명이 슈를 상대로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 한 것이 현실. 김 씨는 "전세 보증금과 계약기간 종료 이후 법정이자에 대한 지급 명령까지 내려왔는데도 건물주 측은 묵묵부답"이라며 "법적으로 10년 안에만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10년 동안 슈 측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는 거다. 그 동안 우리 속만 탄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상황을 잘 알면서도 마땅한 방법이 없는 김 씨 역시 같은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는 "변호사 비용도 비싸서 혼자 소송을 진행 중"이라며 씁쓸하게 말했다.

해당 건물에 입주해있는 세입자들은 주로 사회초년생이거나 신혼부부들. 10년 간 수천만원에서 1억원대 돈을 돌려받길 여유롭게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 하면 당장 다른 집을 구하기도 어렵다. 김 씨는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현실은 진퇴양난이다. 대여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한 지인 박 씨,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세입자 중 한 명이 해당 건물을 경매에 넘길 수 있는 권한을 가졌지만, 이 마저도 실행에 옮길 수 없다. 경매로 건물을 넘긴다고 해도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더 많이 남기 때문. 경매에 넘어가면 근저당권자인 금융기관, 세입자, 일반채권자인 지인 박 씨 순서로 돈을 받을 수 있는데, 문제는 해당 건물의 실거래가 기준으로 세입자 서너세대까지만 돈을 받을 수 있다. 즉, 건물의 가치보다 이 건물에 걸려 있는 빚이 더 큰 셈이다.

실질적 관리자 슈 모친, 도의적 책임은 없나

"건물 명의는 유수영 씨가 맞아요. 저희가 관리비를 입금한 통장의 명의도 유수영 씨 것이었고요. 그런데 저희는 유수영 씨 연락처도 몰라요. 건물에 문제가 있을 때는 유수영 씨 어머니랑만 연락을 했었어요."

세입자들은 건물의 실질적 관리자로 슈의 모친을 지목했다. 현재는 슈의 모친 역시 세입자들과 연락을 끊었다. 슈의 모친은 슈의 차명재산 관리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앞서 박 씨가 슈를 상대로 사기 혐의로 고소했을 당시, 슈 측은 모친의 명의로 된 차명재산 목록(건물 3채)을 제출해 대여금을 변제할 능력이 있다고 입증한 바 있다. 이에 변제 능력을 인정받아 사기 혐의에서 벗어났고, 슈와 박 씨는 민사 소송으로 대여금 반환 문제를 다투게 됐다.

하지만 박 씨는 "이제 와서 민사 소송할 때는 돈이 없다고 한다. 일도 끊겨서 변제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뒤집힌 슈 측의 입장이 황당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런 상황을 전해들은 세입자 김 씨 역시 "유수영 씨가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차명재산을 현금화해서 채권자 분에게 돈만 주면 쉽게 풀리는 상황이다. 그런데 돈을 안 주고 있으니까"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슈의 모친에게 법적 책임은 없다. 하지만 문제의 건물을 실질적으로 관리해왔고, 슈의 차명재산으로 여겨졌던 건물 3채의 명의자인 그에게 도의적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연락두절 된 슈, 줄줄이 소송만

슈와의 연락은 두절됐지만, 세입자와 박 씨는 슈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세입자들은 슈를 상대로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 승소를 거둔 한 명의 세입자와 소송 진행 중인 세입자 김 씨를 제외하고, 다른 세입자들도 줄줄이 소송을 계획하고 있다.

박 씨와 슈가 다투고 있는 3억5000여만원의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은 1심에서 박 씨의 승소 판결이 내려졌지만, 슈 측은 항소를 제기했다. 슈 측은 도박을 목적으로 빌린 돈이기 때문에 갚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박 씨 측은 슈가 지난해 3월 매도한 한 빌라의 매매계약(사해행위)을 취소하고 소유권 이전등기 말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 해당 건물에 대한 부동산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은 이용돼, 거래가 막힌 상황. 박 씨 측이 해당 소송에서 승소할 시, 이 빌라의 명의는 다시 슈의 것으로 되돌아간다. 이후 박 씨는 해당 빌라를 경매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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