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 정우성, 관록 묻어나는 연기 철학 [인터뷰]
2020. 08.01(토) 16:40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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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배우 정우성은 지난 1994년 데뷔 이후 로맨스·멜로, 사극, 범죄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한 가지 수식어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자신을 표현해왔다. 어느덧 데뷔 26년 차 충무로를 대표하는 베테랑 배우가 된 그는 관록이 묻어나는 진지함과 노련함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을 연기했다.

'강철비2'는 냉전이 지속 중인 분단국가인 남과 북, 그리고 두 국가와 관계된 강대국들을 둘러싸고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그린다.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앵거스 맥페이든이 출연했으며 '변호인', '강철비1'을 연출한 양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정우성은 극 중 급변하는 국제 성제 속 냉전의 섬이 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대한민국 대통령 한강재 역을 맡았다. 그는 정치적 이미지에 대한 우려 속에도 오롯이 대통령이자 한 사람인 한경재의 모습을 그려냈다.

지난 2017년 북핵을 소재로 한반도의 전쟁 위기 상황을 그린 '강철비'의 속편인 '강철비2'는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 문제를 날카롭게 직시한다. 그만큼 정치적 시선이 개입될 수 있는 작품이기에 정우성은 출연 전 많은 고민을 했다. 그는 "선택을 해야 되는 사람으로서 다양한 고민들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우성은 "'강철비2'는 한반도의 현실적인 고뇌가 갖는 이야기다. 제3의 입장과 시선이 개입될 수 있는 작품이지만, 관객들이 현실적인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정치적인 이미지로 바라보는 게 있을 수 있다. 이는 더 험난한 길로 가는 방향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스토리와는 상관없이 시리즈물 같은 경우에 히어로물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강철비2'는 캐릭터와 스토리의 연속성도 없다. 정말 처음이었기 때문에 출연을 선택했던 것 같다"라며 "'강철비' 시리즈의 주인공은 한반도다. 이런 부분이 굉장히 신박한 아이디어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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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석 감독은 '강철비1'에 이어 '강철비2'에도 정우성을 캐스팅했다. '강철비1'에서 북한 최정예 요원으로 나왔던 정우성은 이번 작품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변신했다. 이에 대해 정우성은 "양우석 감독이 말 없는 나의 표정을 좋아했던 것 같다. 한경재는 침묵의 시간이 많고, 표정 연기가 중요한 캐릭터다. 그런 면에서 나를 선택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강철비2'는 남북 평화 협정으로 가야 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처음에 삼자회담 신을 촬영하고 나서 정말 무기력한 기분이 들더라. 그때 대한민국 지도자가 외롭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당사자로서 참아야 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많았다. 그 측면에서는 외롭고 고뇌가 많은 직업 같다"라고 털어놨다.

정우성은 대한민국 대통령 역을 맡으며, 정치적으로 부각되는 것에 대한 자신의 소신도 밝혔다. 그는 "영화를 통해 그런 이미지를 갖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부각을 시키는 시선이 있을 뿐이다. 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 편향된 의식을 영화에 주입시켜서 만들 필요도 없다. 누군가를 대변하는 시선은 어쩔 수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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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은 극 중 함께 호흡을 맞춘 신정근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우성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함께 영화에 출연한 두 사람은 안정된 케미를 선보이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에 대해 그는 "신정근 선배를 주변에서 가까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부함장 역할에 잘 어울릴 거 같아서 양우석 감독에게 물어봤다. 흔쾌히 동의를 해서 같이 찍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우성은 "신정근 선배는 메이크업을 안 시켜도 역할에 딱이다. 옷을 입혀 놓으면 부함장이 되더라. 선배가 대학로에서 연극할 때 형으로서 후배들에 대한 보살핌 등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 부분이 부함장 역과 굉장히 자연스럽게 잘 매치가 됐다"라며 "신정근과 나는 정상회담에서 인간적인 교감을 나누는 유일한 대상이다. 어찌 보면 두 정상들 앞에서 참았던 한경재도 감정적 표현을 억누르고 있다가 부함장과의 교감이 되면서 감정이 살아났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우성은 북한 최고 지도자 조선사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력을 선보인 유연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연석은 그간 맡았던 순수한 캐릭터를 벗고, 자존심 강한 유학파 출신의 젊은 북한 지도자로 변신해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정우성은 "첫 리딩 때 유연석을 처음 봤다. 대사를 주고받는 데 캐스팅이 절묘하게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북한 지도자와 외모는 맞지 않지만, 나이는 비슷하지 않냐. 해당 캐릭터를 어떻게 구현해야 될지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다. 근데 첫 촬영 때 지도자가 가져야 되는 묘한 흔들림을 보여주더라. 매 순간 어떻게 캐릭터를 접근해야 되는지 고뇌하는 걸 보고 신뢰가 갔다. 마음이 가는 동료라고 생각한다. 예쁜 후배처럼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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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은 '강철비3'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드러냈다. 그는 "'강철비3' 제작은 양우석 감독 마음이다. 만약 하게 된다면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할 거다. 무작정 한다고 했을 때 나랑 맞는 캐릭터가 없으면 안 되지 않나. 지켜야 된다는 강박으로 참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또 기회가 돼서 만나면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 배우 반열에 오른 정우성. 그가 26년 간 꾸준히 연기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매 순간 다른 환경 속에서 느끼는 감정이었다. 정우성은 "비슷한 것 같지만 매번 다른 환경 속에서, 다른 감정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이 배우라는 직업이 갖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것 같다. 그렇게 일하다 보면 새로운 에너지가 생긴다. 그 과정에서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정우성은 그간 한 가지 이미지에만 국한되지 않고 만나는 캐릭터마다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끊임없이 연기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정우성은 더 넓은 폭의 배역을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었다. 그는 "선택의 폭에 제한을 두려고 하지 않는다. 새로운 관점의 시도를 자주 하는 편이다. 비슷한 장르여도 나와 맡다면 도전할 거다"라고 전했다. 국내 최고의 배우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정우성. 그의 연기 철학은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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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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