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C 방관에 멍드는 AOA [TD점검]
2020. 08.06(목) 15:43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최근 국내 엔터사들은 ‘리스크’ 관리 매니지먼트에 대한 고민이 크다. 사업적 성과를 내는 것은 기본적인 것이고, 사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 또한 양적 결과물만큼 중요하다는 목소리다.

레거시 미디어 시대에는 특정 소수 집단만이 스타에 대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었지만 플랫폼이 다각화되고 SNS가 고도화된 현 세대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 살고 있다. 대중은 문제를 제기하는 한 개인의 목소리가 얼마나 쉽게 공론화 될 수 있는지 수차례 목격해 왔다. 전 보다 쉽게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 과연 한국의 대형 소속사들은 위기 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

아쉽게도 미비하다. 특정 스타의 부정적인 면모를 폭로하는 이슈가 자주 생산되고 있지만 이에 대비하는 엔터사 내 매뉴얼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AOA에서 탈퇴한 민아 사태가 이를 잘 보여준다.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는 대비는커녕 사태를 방관하며 일을 키우고 있다. 민아와 지민, 두 멤버들의 갈등을 넘어 그룹 전체의 문제로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사태를 조금도 수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달 AOA 출신의 배우 권민아는 활동 당시 리더 지민으로부터 오랜 시간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일로 수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논란은 지민이 AOA에서 탈퇴하고 연예 활동을 중단하는 것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사실상 누가 봐도 해당 논란은 꺼지지 않은 불씨였다. 권민아가 지민의 사과를 받아들인다면서도 그의 사과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는 논란거리였다.

권민아의 심리적 불안 상태는 오랜 시간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권민아를 지켜 본 한 관계자 A씨는 티브이데일리에 “권민아가 FNC를 떠난 후 만난 적이 있는데 다소 불안해 보였던 게 사실”이라며 “탈퇴 이유를 묻자 곧바로 지민 얘기부터 꺼냈다. 괴롭힘이 있었다고 하더라. 감정이 해소되지 않은 게 보였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문제를 FNC가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귀띔이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A씨에 따르면 권민아는 탈퇴 후 지민 외 다른 멤버에 대해서는 큰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덩달아 논란의 대상이 된 설현과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물론 갈등을 지켜만 봤다는 멤버들의 ‘방관’ 문제가 또 다른 논란으로 떠올랐으나 결국 문제를 근본적으로 접근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이들은 아티스트들을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 소속사 FNC의 몫이었다.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멤버들의 방관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소속사의 잘못이 크다.

알려진 것 처럼 권민아와 지민의 갈등은 오랜 시간 축적됐다. 한 마디의 사과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불안정한 권민아의 글과 행동은 주변 사람들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 신중해야 함을 보여준다. 지민이 사과 당시 ‘내가 죽으면 되나’며 흉기를 찾았다는 말과 행동은 아무리 순간적인 감정의 표출이라도 당시 멤버들과 함께 권민아의 집을 찾은 FNC 관계자들의 위기 관리 능력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드러낸다.

금일(6일) 제기된 권민아의 2차 폭로는 주로 FNC의 대응과 태도에 맞춰져 있다. FNC 관계자의 문자메시지 때문에 또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것. 이는 FNC가 권민아의 현 심리 상태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애초 권민아의 폭로글에는 지민 외 타 멤버들이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FNC의 미숙한 대응으로 권민아의 분노는 남은 멤버들을 향하고 있다.

수습하기 너무 늦었다고 판단하는 것일까. FNC는 또 다시 침묵이다. 지민, 민아와의 갈등을 방치한 FNC의 대응은 두 사람 뿐 아니라 AOA의 남은 멤버들에게도 타격을 주고 있다. 물론 공식화할 수 없는 사정으로 입장을 유보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권민아의 추가 폭로글은 사건이 터진 후 이를 수습하는 FNC의 대응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진짜 방관자는 AOA가 아니라 FNC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DB]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김지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