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환, '반도' 히든 카드가 되기까지 [인터뷰]
2020. 08.07(금) 09:00
반도 구교환
반도 구교환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독특한 아우라로 독립 영화계를 휩쓸고 첫 상업 영화에서 '美친 활약'을 펼치며 충무로가 가장 주목하는 배우. '반도'를 본 사람이라면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는 배우 구교환이다.

최근 개봉된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제작 영화사 레드피터)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코로나 19 감염증 여파로 침체된 극장가에 등판한 '반도'는 개봉 11일 만에 손익 분기점인 누적 관객수 250만 명을 돌파한 뒤 300만 관객까지 동원하며 여름 텐트폴 영화로서의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반도'를 향한 관심 중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구교환이다. 구교환은 극 중 631 부대의 서대위를 연기하며 주인공에 대적하는 안타고니스트 역할을 톡톡히 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구교환과 '반도'의 만남은 연상호 감독의 전화 한 통으로부터 시작됐다. 어느 날 연상호 감독이 구교환에게 전화를 걸어 시나리오를 주겠다고 했단다. 평소 연상호 감독의 작품을 좋아했던 구교환에게 그 전화 한 통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기적" 같은 일이었다.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에서 시나리오를 읽은 후 구교환이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서대위가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구교환은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인물이었다.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하면서 서대위를 상상했던 것 같다"면서 "'왜'라는 질문은 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구교환이 모든 부분에서 모호한 서대위에 대한 힌트를 얻은 것은 연상호 감독이 직접 그린 서대위의 그림이었다. 구교환은 그 그림에 대해 "눈에서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눈이었다. 붕괴돼 있는 사람이기는 한데 희망이 있는 건지 다 내려놓은 건지 알 수 없는 눈이었다"면서 "그 그림의 눈이 계속 서대위를 연기하면서 영감을 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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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바이러스 창궐로 폐허가 된 반도에서 본래 민간인을 구하던 631 부대는 국제 사회에 보낸 구조 요청이 계속해서 무시당하지 결국 모든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고 살아남은 민간인들을 상대로 약탈과 폭력을 일삼게 됐다. 서대위도 오지 않는 구조 신호에 점차 미쳐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구교환은 시나리오에 표현돼 있지 않은 전사에 대해 "먼저 생각한 전사는 애타게 구조를 보내고 있는 서대위의 모습이었다. 자연스럽게 서대위의 첫 등장과 연결되는 이미지였다"고 말했다. 또한 구교환은 상황마다 놓인 서대위를 상상하며 연기에 녹여냈다고 했다.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살던 서대위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정석(강동원)이 반도로 가지고 들어온 위성 전화와 돈가방이 든 트럭이다. 돈가방이 든 트럭을 가져오면 반도를 나갈 수 있다는 위성 전화 너머 인물의 말에 서대위는 몰래 탈출을 꿈꾸지만, 정석 일행으로 인해 좌절된다. 이에 서대위는 미약하게나마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놓고 폭주하고, '반도' 최대 빌런으로 거듭난다. 구교환은 이에 대해 "서대위는 결국에는 괴물이 돼버린 인물"이라면서 "위태로운 인물을 표현하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과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서대위를 만들어갔다고. 구교환은 "걸음걸이나 그런 것들을 계산하지는 않았으나 감독님과 순간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구교환은 연상호 감독 덕분에 오롯이 서대위가 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연상호 감독님의 가장 큰 미덕은 같이 장면을 만들어갈 때 그 장면을 제가 연기하기 부끄럽지 않게 해주는 것 같다. 저는 연기하면서 부끄러워하는데 감독님이 촬영장에서 분위기를 잘 잡아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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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이후 서대위에 대한 관객들의 여러 가지 감상들에 대해 그는 "누구는 서대위를 죽여버리고 싶다고 하고, 좋다고도 하더라"면서 "저는 서대위를 만들어서 보내드린 것일 뿐, 관객분들의 해석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도'로 첫 상업영화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구교환은 "영화에 보탬이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 "마치 거기 있었던 것 같은 인물이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배우로서 최종 목표요? 배우에게 있어서 어떤 최종 지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이 시간들이 다음 작품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됐으면 해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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