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영원한 ‘블랙팬서’, ‘채드윅 보스만’을 보내며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0. 08.30(일) 09:48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마블의 ‘어벤져스’가 우리에게 안겨준 환상적인 추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가지각색의 영웅들이 우여곡절 끝에 하나의 팀을 이루어 지구 혹은 전 우주에 닥친 위기를 극복해나간다는, 어쩌면 단순한 구성의 이야기이나, 완성도 높게 만들어진 각각의 인물과 이들이 형성하는 세계관은 우리에게 상영 시간만큼은 현실을 벗어나게 하는 데 충분한 것이었으니까.

그리하여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르러 아이언맨의 죽음과 함께 1세대라 불리는 영웅들의 시대가 마무리 되었을 때 얼마나 마음이 뭉클하고 또 아쉬웠는지. ‘어벤져스’나 소속된 영웅들의 시리즈가 개봉될 시기마다 맞닥뜨리는 설렘에 찬 소란스러움, 스포일러 당하지 않으려 상영 첫 날 표부터 잡기 위해 벌이는 예매 전쟁, ‘어벤져스'에 속한 각 영웅들의 이야기를 챙겨보며 서로 얽힌 일화들을 찾아내는 즐거움 등이 한단락 된듯한 느낌에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어벤져스 2세대를 기대하게 하는, 새로이 등장한 영웅들의 등장 또한 워낙 성공적이라 이들이 남아있는 1세대 영응들과 보여줄 새로운 ‘마블’의 세계가 기다려지기도 했다. 뒤늦게 ‘어벤져스’에 합류한 ‘블랙팬서’는 그 중 하나였고, 이미 그를 중심으로 제작된 영웅서사가 전세계 다수의 대중의 마음을 홀려 한 때 사람들 사이에서 ‘블랙팬서’가 두 손을 가슴 앞에 크로스하여 두고 외치는 ‘와칸다 포에버’가 유행일 정도였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블랙팬서'가 더욱 특별했던 건 마블 스튜디오가 최초로 단독으로 내세운 흑인 영웅이었기 때문이다.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발전된 과학으로 지구와 우주를 지키는 데 한 몫을 하는 와칸다의 국왕이자 ‘어벤져스’의 멤버인 ‘블랙팬서’는 인물에 얽힌 이야기는 물론이고 모습이나 입는 슈트 자체도 우아하여, 어쩌면 흑인 영웅이 생소할 우리들도 자연스레 매혹되고 말았다. 여기엔 허구의 인물일 뿐인 ‘블랙팬서’를 제대로 구현해낸 배우 ‘채드윅 보스만’의 힘이 컸다 하겠다.

세계에서 가장 멋들어진 나라의 멋들어진 왕 ‘티찰라’, 그리고 ‘블랙팬서’는 이제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을 떠올리기 힘들다. 자유자재로 뛰어올라 어느 높이의 벽이든 타고 오르며 리듬감 있고 가벼운 액션으로 목표한 적을 순식간에 제압하며, 사랑하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내놓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상대의 공격력을 흡수하여 되받아치는, 본인 최고의 장기를 발휘할 때는 다른 어떤 영웅들에 비견될 수 없다. 배우에 의해 잘 쌓인 서사가 만들어낸 매혹적인 결과다.

지난 29일, 한국에 전해져온 우리의 영원한 블랙팬서 ‘채드윅 보스만’의 부고 소식에 더없이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던 이유다. 게다가 대장암과 투병하고 있었으면서도 내색 하나 없이 영웅의 완벽한 면모를 연기해냈다. 그를 더이상 스크린에서 볼 수 없다는 것, 더욱 구체적으로는 더이상 그의 ‘와칸다 포에버’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은 마블 세계관의 팬으로서는 크나큰 상실이 아닐 수 없는 게다. 누가 그의 ‘와칸다 포에버’를 대체할 수, 아니 이어받을 수 있을까. 우리에게 환상적인 추억을 남겨준 ‘채드윅 보스만’을 추모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영화 '블랙팬서']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키워드 : 블랙팬서 | 어벤져스 | 채드윅보스만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