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센스’의 이 조합이 참 좋다 [윤지혜의 슬로우톡]
2020. 09.17(목)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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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남성 중심이던 예능프로그램의 세계가 변화를 맞이했다. 남성 방송인들 사이 한 두명 배치 되던 여성 방송인들이 이제는 전면에 나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장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 예로 은퇴한 여성 스포츠선수들이 나와 운동하느라 못해본 것을 다 해보는 ‘노는 언니’와 ‘나혼자 산다’의 스핀오프로 제작된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 여은파’(이하 ‘여은파’), 그리고 ‘식스센스’가 있다.

이 중 tvN ‘식스센스’의 조합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스포츠스타라는 공통점이 있는 ‘노는 언니’나 이미 관계가 형성된 상태에서 제작된 ‘여은파’와 달리, 프로그램을 위해 새로 만들어진 조합인 까닭이다. ‘오나라’와 ‘전소민’, ‘제시’, ‘미주’, 여기에 청일점으로 ‘유재석’이 존재하고 있지만 우선 배제하고, 네 명의 여성 방송인들 사이의 접점은 어쩌다 한 두번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험 외엔 딱히 없다.

어쩌면 유재석은, 이 모험과도 같은 시도에 있어 안전장치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식스센스’ 첫 방송은 이런 우려를 산뜻하게 날려 버렸다. 비록 사이사이 서로를 처음으로 맞닥뜨릴 때 보이기 마련인 당황하는 모습이 나오긴 했다만, 어울릴까 싶었던 ‘오나라-제시-전소민-미주’의 조합은 여성들만 알 수 있고 할 수 있고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수다의 장을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에게 마음놓은 웃음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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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제시의 자유분방하고 거침없는 성격과 못지 않게 솔직한 미주, 이들의 모습을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의 매력으로 받아내고 어느새 한데 어울리는 오나라와 특유의 천진난만함으로 알게 모르게 매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전소민까지, 기대 이상으로 야무진 팀워크를 조성하며 좋은 시너지를 낸 결과다.

그리고 유재석의 말마따나 한 회, 한 회 방송이 진행될 때마다 네 사람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졌는데, 이들의 유일한 공통점, 여성이라는 것이 한 몫 했다. 그동안 남성 중심의 방송에서는 함부로 언급할 수 없었던, 혹은 터부시되었던 여성의 내밀한 주제들이, 여성들이 주체가 되자, 그것도 카메라를 크게 상관치 않고 제 모습 그대로 시끌벅적하게 주고받는 대화의 방식을 통하자 아무런 거리낌 없이 터져 나온 것이다. 알 사람은 알 테다. 이런 진솔한 대화 속에서 자연스레 하나의 연대를 형성하게 될 수밖에 없음을.

여기에, 곁다리로 밀리고 치이는 상황도 더없이 유쾌하게 소화해낼 뿐더러 오히려 한 술 더 뜬 방식을 취하여 어느 공동체든지 위화감 없이 어울릴 줄 아는 유재석이 더해지며, ‘식스센스’는 특수성에 보편성마저 획득한 프로그램이 된다. 덕분에 우리는, 프로그램이 어떤 소재로 어떤 재미를 주는지와는 별개로, 저들이 함께 수다를 떨고 노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익숙하고 친근한 감정을 느끼며 하루의 피로가 사그라질 만큼의 줄거움을 경험하는 것이다.

물론 제작진이 프로그램 자체에 들이는 공도 특별하다. 출연진과 시청자들을 속일 게임 하나를 만들기 위해 폐가를 음식점으로 만들고 없던 CEO와 직원들을 만들어 없던 회사를 꾸린다. 비용과 수고가 꽤나 드는 일임에도 하는 체만 한다거나 엉성하게 하지 않으며 아주 꼼꼼하고 세밀하게 작업한다. 이러한 바탕이 었던지라 ‘식스센스’만의 지혜로운 조합이 더 빛을 발했고 그들만이 건넬 수 있는 특별한 웃음이 탄생되었다 하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tvN '식스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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