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의 복귀는 뭐가 그렇게 쉽고 빠를까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0. 09.21(월)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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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일생에 한 번 이상 실수를 저지르며 사는 게 인생이라지만, 이러한 이해는 실수 혹은 잘못을 저지른 후에 올바른 반응을 보인 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과거가 발목을 잡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갱생의 기회가 주어지는데, 실은 언젠가 잘못을 행했고 앞으로도 행할 지 모를 우리 모두를 위한 관대함이기도 하다.

잘잘못에 대한 기준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되는 대상이 있다면 ‘스타'다. 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다 보니 드러내고 싶지 않아도 그들의 과거와 현재가 쉽게 공개되고 공유될 뿐더러 그들의 영향력으로 인한 파급효과 또한 상당하기 때문. 게다가 스타를 향한 대중의 사랑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고, 즉 연예계가 아무리 만들어진 이미지를 팔고 사는 곳이라 하더라도 결국 그 혹은 그녀의 진면목이 스타로서의 가치와 직결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뢰가 깨졌을 때 우리가 받는 충격은 당연히, 단순한 배신감을 넘어 세계관의 한 축이 무너지는 강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높은 위치에 오른 스타일수록 대중이 보내는 신뢰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며 귀중히 대하는 데 힘을 쏟는 까닭이겠다. 문제는, 스타도 사람인지라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한 미션이라는 데 있다.

그래서 더 중요한 건, 과거나 현재에 어떤 실수를 했고 잘못을 저질렀느냐, 보다 그것에 대해 진정성 어린 반응을 보였는가, 의 여부다. 응당한 책임을 치르는 건 당연하고, 여기서의 진정성 어린 반응이란 잘못 활용 되었고 되고 있는 영향력에 대한 진심 어린 ‘자숙’의 시간을 보냈고 보내고 있냐는 것, ‘자숙’의 기간은 사건의 사안마다 제각기다만, 대부분 대중의 신뢰에 난 흠집이 어느 정도 아물었을 때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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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복귀 소식을 전해 온 ‘박유천’의 경우는, 그 중에서도 상당히 긴 시간의 자숙을 요하는 사안이었다. 은퇴를 언급하면서까지 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했다가 사실로 밝혀진, 뭇 팬들과 대중을 대대적으로 기만한 사건이었으니까. 알다시피 ‘기만죄’는 스타가 대중에게 행할 수 있는 최고의 잘못으로, 얼만큼의 자숙의 시간을 보냈는지와 상관 없이 복귀 자체가 어렵게 될 수 있을만한 것이다. 여기에 은퇴를 운운하며 거짓된 억울함을 토로한 괘씸죄마저 추가되었으니 말 다 한 셈.

하지만 유죄 판결을 받고 일년이나 채 지났을까, 본인으로서는 충분한 자숙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는지 새로운 앨범도 내고 콘서트도 개최하고, 은퇴가 아닌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알려온 것이다. 틈틈이 활동을 이어온 그여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행보였긴 했다만 씁쓸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자숙의 시작과 끝을 정할 수 있는 건 대중의 정서건만, 국내는 아직 들어올 엄두를 못 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대중의 싸늘한 눈초리를 모르는 바 아닐 텐데, 그럼에도 이렇게 쉽게 복귀를 밀어붙일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자신이 범한 잘못의 성격과 그에 따른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걸까, 아니면 대중의 망각 능력에 기대어 가는 모르쇠 작전을 취한 걸까, 분명한 건 어느 쪽이든 영향력을 가진 스타로서 보일 태도는 아니란 점이다. 기만에 기만을 더한 상황을 만들 뿐으로, 해당 스타를 향한 대중의, 그나마 남아 있던 신뢰까지 완전히 소진시킬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

대중은 스타에게 그들이 지닌 영향력 만큼의 도덕성을 요구한다. 책임을 묻는 것이다. 동시에 스타도 보통의 우리와 동일한 성정을 지닌 사람임을 알고 인정한다. 그리하여 그 혹은 그녀가 자신에게 부여된 도덕성에 위배되는 잘못된 행동을 했다 하더라도(천인공노할 만한 것이 아닌 이상), 진정 어린 반성과 사과의 태도를 보인다면 언제든 용인해줄 의사가 있다.

신기하게도 박유천은 꽤 오랜 시간 스타의 자리에 있었음에도 대중의 이런 속성을 깨닫지도, 알지도 못했다. 어쩌면, 그러지 않았기를 바라마지 않지만, 얕본 것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책임지려 하기보다 그저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덮고 넘어가려는 모습이 입증하고 있다. 그가 대중의 심중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고 존중했다면, 복귀를 이렇게 쉽고 빠르게 할 수 없었을 테니까.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박유천' 인스타그램,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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