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당신은 석구를 믿을 수 있나요? [씨네뷰]
2020. 10.13(화) 09:30
돌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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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 ‘돌멩이’는 사람의 믿음이 얼마나 불안정하고 쉽게 변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나 믿어요?”라는 석구의 말은 믿음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건넨다.

15일 개봉하는 영화 ‘돌멩이’(감독 김정식·제작 영화사테이크)는 8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30대 청년 석구(김대명)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범죄자로 몰리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석구는 쾌활한 성격 덕에 마을 내 인기를 한 몸에 받던 인물이었다. 석구와 유년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은 그를 놀리면서도 항상 곁에 두고, 마트 점장 역시 고기만 주워 먹는 석구에게 잔소리 한마디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석구에게 “라면만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고 걱정을 하기까지 한다. 석구에게 곡물 도정을 맡기는 동네 할아버지도 석구를 친손자처럼 아낀다.

그러나 석구에게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힌 뒤 이들의 태도는 급변한다. 소리를 지르며 석구를 내쫓고, 저녁 술자리에 더 이상 석구를 부르지 않는다. 심지어 석구의 성당 지정석이었던 할아버지 옆자리는 없어진 지 오래다.

보통의 영화라면 이쯤 석구가 오해를 푸는 과정 등을 주요 스토리라인으로 가져갔겠지만, ‘돌멩이’는 석구의 누명 벗기기에 대해선 잔인할 정도로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그저 석구가 처한 잔혹한 현실을 그대로 그려낼 뿐이다. 김정식 감독이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언급한 것처럼 ‘돌멩이’는 절대 진실 찾기 게임이 아니다.

따라서 석구가 억울하게 질타를 받는 장면은 보는 이에 따라서 답답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미 관객들은 석구가 어떤 성격을 가진 인물인지, 또 어떤 오해로 인해 범죄자가 됐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돌멩이’는 새로운 질문을 건네 마을 사람들을 결코 탓할 수만은 없게 한다. 바로 ‘당신이라면 석구를 믿을 수 있겠냐’는 것.

3인칭의 시점으로 사건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이미 석구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지만, 영화 속 인물들은 그러하지 않다. 인물들의 입장에선 석구의 범죄 현장을 목격한 확실한 목격자가 있고, 피의자와 피해자가 진실을 제대로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쉽사리 위의 질문에 “석구를 믿는다”고 답할 수 없게 된다.

석구를 믿는다는 신부(김의성)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신부는 말과 행동으로는 석구를 믿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결국 신부조차도 석구에게 “진짜 네가 했어?”라고 의심하고, 진실을 묻는 주민들에게 아무런 답도 하지 못한다.

결국 ‘돌멩이’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쉽게 변할 수 있는지, 사람의 믿음이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지 마을 주민들과 신부를 통해 말한다. 더불어 우리가 평소 입버릇처럼 말하던 ‘믿는다’라는 말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이 가운데 김대명의 담담한 연기는 가슴을 더 먹먹하게 만든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주민들이 던지는 ‘돌멩이’를 맞고 서서히 마을의 품에서 멀어지고 있는 석구를 절제된 연기로 그려냈다. 행동과 표정 등으로 석구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처럼 ‘돌멩이’는 계속해 믿음과 관련된 질문을 건네며 우릴 고민하게 만든다. 마음을 얼얼하게 만드는 김대명의 연기와 영화가 남기는 깊은 여운 만으로도 ‘돌멩이’를 볼 이유는 충분하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돌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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