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만대의 '봉맛'나는 인생을 위하여 [인터뷰]
2020. 10.21(수) 10:40
봉만대 감독 인터뷰
봉만대 감독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늘 부족하지만, 퍼펙트하지 않은 게 ‘봉만대의 맛’이라고 생각한다. ‘봉맛프로젝트’라는 생각을 하며 앞으로 하는 일들에 적용하고자 한다. 물론 거대 자본을 들여야 하는 영화에는 어렵겠지만 그 외의 활동은 다 ‘봉맛’으로 유머러스하게 해볼 생각이다.”

영화감독 봉만대(51)는 요즘 ‘봉맛’나는 연예 활동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영화와 연기, 작사, 노래,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 중인 그는 이 모든 작업들을 ‘봉만대스럽게’하기 위해 온 열정을 다 쏟고 있다. 이유는 분명했다. 본인이 재미없는 일에는 끌리지 않는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더불어 콘텐츠를 본 누구라도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을 수 있다면, 쉬지 않고 ‘봉맛’나게 움직여 볼 생각이었다.

봉만대 감독은 최근 진행한 티브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보다 바쁘게 지내고 있는 요즘에 대해 이야기했다. 웹드라마의 주인공이 돼 연기에 도전했던 것, 직접 쓴 가사로 단편영화의 OST를 부른 것부터 최근 작업 중인 영화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가 등장했다.

봉 감독은 “감독이니 시나리오를 열심히 쓰고 있다. 사실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코로나 때문에 힘들기 때문에 여러 작업에 있어서도 조금 속도가 늦춰지는 것 같다”라고 운을 뗀 후 “얼마 전 웹드라마에 주연으로 출연도 해봤고, 틈틈이 썼던 가사에 부족하지만 노래도 불러봤다. 또 CMR이라고 충무로 영화제가 있는데 그곳에 낼 영상도 하나 만들어야 한다. 여러모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라는 근황을 전했다.

감독인 그가 직접 드라마의 주인공이 돼 연기를 했다는 것부터 심상치 않았다. 그는 지난 6월 30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공개 중인 웹 콘텐츠 ‘절찬제작중’에 직접 출연 중이다. 에로 영화 제작 종결을 선언한 봉 감독이 새로운 마음으로 단편 영화 제작에 도전, 뉴 페이스들로 패밀리를 꾸리지만 끊임없는 사건들만 일어나는 단편 영화 제작기를 그린 콘텐츠다.

봉 감독은 “장르적으로는 모큐드라마다. 주인공은 나로 내가 주 전공이었던 장르를 버리고 새롭게 도전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연출을 하던 그가 직접 연기를 한다는 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원래 연기가 꿈이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우연치 않게 연출까지 25년을 해왔다. 여전히 카메라 안이 어색하지만 또 그 안에 들어가서 타인의 삶을 연기하는 게 좋았다. 이번에는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거라 부끄럽고, 거울을 보는 모습이라 흉볼 게 더 많아진 것 같다”라며 웃었다.

OST 참여 역시 색다른 도전이 됐다. MBC ‘복면가왕’을 통해 ‘노래하는 봉만대’의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직접 가사를 쓰고 그 가사로 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음악이라는 영역에 조금 더 깊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줬다.

그는 “이제 오십하나가 됐는데 마흔다섯을 넘어가면서부터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라며 “학창시절 내가 강력하게 해보고 싶었던 일이 시인이었던 것 같다. 글쓰기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틈틈이 노랫말을 써둔 게 있었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VR로맨스’라는 단편영화를 하게 됐고, 그 영화의 엔딩 크레딧까지를 한번 책임져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통의 영화는 감독이 책임질 수 있는 게 크레딧이 나오기 전이다. 그 이후 시간대도 러닝타임에 포함되기 때문, 그것까지 한 번 해보자고 해서 있는 가사를 가지고 주변 지인의 도움을 받아서 곡을 만들게 됐다. 하면서 이 일 역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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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설명에 따르면 ‘VR로맨스’는 음식 배달 등 딜리버리 활동이 많아진 현실을 보며 떠올린 작품이다. 이런 정국이라면 가까운 미래에는 감정도 배달을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감정표현이 서툴러도 기술을 이용해 쉽게 할 수 있다는 전제를 뒀다.

봉 감독은 “가상의 현실 속에서 로맨스를 만드는데 그 로맨스 속에서 한 번 더 꿈을 꾸는 거다. 영화 ‘인셉션’처럼 VR 속에 VR이 또 있는 것”이라며 “현실보다 가상의 세계가 더 매력적이다 보니 현실로 나오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한 번도 연해를 해보지 못한 사람이 갖고 있는 ‘심쿵함’은 또 있다. 그 맥락에서 내가 ‘뜸’이라고 하는 노래를 만들어 봤다”라고 했다.

그는 “‘뜸’이라는 말에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어릴 때 정서를 생각하면 밥이 되기 전 뜸을 들이는 과정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연애를 할 때 그렇다. 나 역시 고백을 할 때 뜸을 들이다 놓친 적이 많다. 쑥맥들이 불러야 하는 노래”라고 추천했다.

가창자로서의 봉만대에 대해서는 냉철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노래방에 가면 내가 잘하는 줄 알았다”라며 웃어 보인 후 “가창력은 그렇고 솔직하게 불렀다. 내 노래를 듣는 사람들의 평가가 감정은 좋지만 가창력 있는 가수인지는 모르겠다는 거다. 그러나 솔직한 마음은 분명히 드러난다. 중독성이 있어서 관심을 가져 주더라”며 만족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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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나 노래로 외도 아닌 외도를 하고 있지만, 그의 뿌리는 ‘영화’에 있었다. 무슨 활동이건 영화가 베이스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봉 감독은 “모든 시작은 영화를 통해서다. 영화를 통해서 연기도 알게 됐고, 카메라도 알게 됐고, 모든 호기심의 요소로 몸이 움직였던 것 같다. 촬영팀으로 갔거나 미술을 해보거나. 하고는 있지만 딱히 다른 영역을 침범하고 싶지는 않다”라며 웃었다.

“이왕이면 앞으로는 안 해봤던 것들을 더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싶다. 어쩌면 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일주를 해보는 게 유일한 꿈이다. 그때는 내가 직접 촬영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할 거다. 틈틈이 그림을 그려보기도 할 거고 모든 것들을 총망라한 작업을 해보고 싶다. 그것 때문이라도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차기작은 계속해서 준비 중이라고 했다. 에로라는 확실한 장르에서 자리를 잡았던 봉 감독은 수년 전 ‘에로 영화 은퇴’를 선언하고 새로운 장르의 영화를 예고했다.

봉 감독은 “영화만큼 어려운 작업은 없다는 게 갈수록 더 느껴진다. 손을 놓은지 벌써 5년 정도 됐다. 그 동안도 시나리오를 계속 썼지만 엎어진 것도 굉장히 많았다. 만든 건 세 작품 정도다. 그 세 작품이 6년 정도를 잡아먹은 것 같다”라며 “그렇다고 영화를 안 할 것은 아니니까 시나리오도 지금 한 편은 써놨고 투자사와 미팅도 하는 중이다. 또 다른 에피소드가 어떻게 나열이 될지 모르겠지만 시리즈로 생각하는 작품도 작가와 쓰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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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는 열려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집중력이 있을 때는 되게 있다. 하지만 넓은 것을 더 좋아한다. 산보다는 바다가 좋다. 그러다 보니 깊이감이 조금씩 약하다. 그래서 고르는 소재 자체가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담겨있었으면 한다. ‘봉만대도 노래해? 그러 나도 해’ ‘봉만대도 영화 찍어? 그럼 나도 찍을 수 있어’ 그런 파이팅적인 요소가 있다. 영화는 사실 내 의지대로 가는 경우가 많지 않다. 거대 자본에 많은 대중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3, 4분짜리 노래와는 길이가 다르다. 소재적 제한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다양한 소재의 영화에 끊임없이 도전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나는 에로 장르를 꾸준히 해오다가 은퇴 선언을 했다. 재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사랑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을 조금 해보고 진짜 사랑은 무엇이었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이야기가 있으면 다시 한번 도전을 해볼 생각이다. 그때까지 내가 더 늙지는 말아야 할텐데 하는 생각”이라며 “사람 사는 이야기, 욕망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꾸준히 할 것 같다. 그동안은 몸으로 해온 이야기가 있다면 이제는 다른 언어가 조금 생겨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마 운이 좋으면 내년 하순에 영화가 만들어 질 것 같고, 이 시기가 길어지면 조금 더 늘어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래도 봉만대는 여전히 ‘봉맛’으로 여러분들게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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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내 ‘봉맛’이라는 표현을 강조했다. 영화 제작과 작사, 연기, 노래 모두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콘텐츠 역시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하지만 ‘봉맛’이라는 B급 코드를 앞세우며 ‘겸손’을 보였다.

그는 “이런 생각을 해봤다. 겸손을 일부러 만든 것은 아니고 원래 갖고 있는 게 없다. 태어날 때도 가정 형편이 좀 어려웠고, 늘 이상과 현실에서 부딪힘이 많았다. 아마 다 가졌다면 겸손하지 않았을 거다. 봉만대의 이런 모습이 없었을 텐데 부족한 환경에서 뭔가를 계속해서 하다 보니 부끄러움도 많이 타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 싶다. 벼가 익어서 겸손해지는 게 아니라 아예 벼 정도도 안 되는 풀이라서 빨리 숙이고 있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이어 ‘봉맛’을 강조하는 진짜 이유를 전했다. 그는 “내 철학이 재미없는 것은 하기 싫다. 재미없는 것을 일부러 해서 가짜 재미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내가 재미있는 선택하다 보니 겁이 없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시도를 자꾸 해보는 거다. 시도 끝 절망이 올 거라는 것도 안다. 나보다 더 월등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자포자기적 심리로 프로젝트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될 거라고 생각하고, 막연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이 있기 때문에 대중과 만나는 접점을 계속 찾아보려고 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나는 삼십대도 아닌 오십대이다. 육십대를 지향하고 갈 때 이름값을 더 해야 하지 않나. 영화로 치면 클라이맥스 지점을 조금 넘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이 부분에서 대중과 어떻게 만날 것인지 끊임없이 고심하다 보니 이런 작업을 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키치적인 작업을 많이 할 것 같다.”(웃음)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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