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송윤아, 26년 차 배우의 겸손 [인터뷰]
2020. 10.27(화) 09:09
돌멩이, 송윤아
돌멩이, 송윤아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직접 만나 본 배우 송윤아는 데뷔 26년 차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 한마디 한마디에 겸손이 가득했다. “지금껏 내 연기에 만족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란다. 겸손은 송윤아가 지금껏 연기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이자, 앞으로 계속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이었다.

송윤아는 지난 1995년 KBS 슈퍼탤런트 선발대회로 데뷔해 올해로 26년 차를 맞았다. 무명 시절이라는 게 없을 정도로 데뷔 직후부터 유명세를 떨쳤고, 연기력도 인정받아 3년 만에 SBS 연기대상 여자 우수상, 제35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인기상 등을 휩쓸었다.

그러다 돌연 송윤아는 스크린에서 모습을 감췄다. 드라마를 통해 간간이 근황을 알리곤 했지만, 유독 극장에선 만나볼 수 없었다. 그런 그가 영화 ‘웨딩드레스’ 이후 10년 만에 스크린 주연작 ‘돌멩이’(감독 김정식·제작 영화사테이크)로 돌아왔다. 송윤아는 ‘돌멩이’에서 장은지(전채은)의 유일한 보호자인 김선생 역을 맡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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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아는 오랫동안 극장에서 모습을 비추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내가 거절을 하는 것도 물론 있지만, 영화 대본 자체도 많이 안 들어왔다. 솔직히 말하면 어쩌다 한 번 들어오는 수준”이라고 웃으며 “영화는 드라마와 달리 지방 촬영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막상 대본이 들어오더라도 고민이 많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영화가) 스케줄이 여유로울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아이들이 있는 입장에서 결정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송윤아가 ‘돌멩이’ 출연을 결정한 데에는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에 있었다. 송윤아는 “’돌멩이’가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다. 다만 이 영화가 누구의 이야기도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또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라고 생각됐다. 그래서 더 안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또 이 영화가 날 위로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대본을 읽으면서도 작은 희망을 느낀 것 같아 끌리게 됐다”고 전했다.

송윤아는 김정식 감독이 자신을 선택한 이유도 언급했다. 송윤아는 “감독님께서 그동안의 송윤아라는 연기자한테 받아왔던 느낌을 다르게 익혀보고 싶다고 하더라. 송윤아는 항상 약자 편을 도와줄 것 같고, 두루두루 살펴줄 것 같은 이미지인데 반전을 주고 싶었다더라. 김선생은 남들의 말은 듣지 않고 자신의 말이 답이라고 믿고 밀고 나가는 인물인데, 나라는 사람을 통해 캐릭터가 주는 이면성을 드러내고 싶다고 하셨다”고 설명하면서, “다만 개인적으론 내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 악역처럼 보였으면 좋을 것 같았다”고 솔직히 밝혀 눈길을 끌었다.

송윤아는 완성된 ‘돌멩이’를 관람하는 내내 아쉬움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송윤아는 “김선생이라는 역할은 어떤 배우가 맡아도 잘 나왔을 것 같다”고 자책하면서 “김선생이라는 캐릭터에게 내 연기가 누가 된 것 같아 속상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돌멩이’를 처음 봤을 땐 내 연기밖에 안 보였을 정도였다. 부족함이 너무 많이 보여서 내가 왜 저러고 있나 싶었다. ‘책을 통해서 그려진 김선생은 저게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느라 다른 분들의 연기와 스토리는 볼 생각도 못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료 배우들이 영화가 어땠냐고 묻는데도 아무 대답도 못했어요. 그래서 오해가 생기기도 했죠. 제가 ‘돌멩이’를 안 좋게 봤다고 생각하시더라구요. 그땐 그저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런 이유 탓에 송윤아는 언론시사회가 돼서야 ‘돌멩이’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송윤아는 “이번에 다시 ‘돌멩이’를 보며 눈물을 무척이나 많이 흘렸다. 신파가 들어있는 영화도 아니고, 슬픈 상황이 있는 것도 아닌데, 석구(김대명)만 나오면 눈물이 났다. 우는 영화라고 생각했으면 휴지라도 챙겨갔을 텐데, 아무것도 안 가져가서 마스크만 눈물로 적셨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에 영화를 다시 보니 김대명 씨의 연기가 특히 놀라웠다”는 송윤아는 “연기를 정말 잘하셨구나 싶었다. 그래서 김대명 씨의 눈만 봐도 눈물이 났다. 뿐만 아니라 주변 분들도 연기를 너무 잘했다. 깜짝 놀랐다. 나만 빼고 다 연기를 다 잘 하더라. 감탄을 하면서 봤다. 난 언제쯤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싶었다”고 겸손히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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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송윤아는 항상 자신에 대해 겸손히 생각하고 있었다. “연기에 만족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을 정도”라고. 송윤아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2016년 방송된 드라마 ‘더 K2’였다. 송윤아는 “’더 K2’를 촬영하며 ‘내가 연기를 좀 하나?’라는 건방진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작품을 하는 동안 너무나 많은 분들이 연기를 칭찬해 주셔서 나도 모르게 자아도취에 빠졌던 것 같다. 그런데 다음 작품을 하면서 좀 많이 흔들렸다. 그때 ‘역시 내가 잘한 게 아니구나, 그저 좋은 캐릭터를 입혀 주신 것뿐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아닌 그 어떤 분이 하셨어도 좋게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송윤아는 항상 자신에게 오는 작품에 대한 감사함을 갖고 있었다. 송윤아는 “아직도 하고 싶은 작품이 너무 많다”면서 “대본이 오면 나를 둘러싼 현재의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늘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날 붙들어 주는 작품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내가 출연한 모든 작품은 나와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고민과 선택 또한 내 인생의 일부가 돼버린 듯하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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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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